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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석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풀과 사람살이 이야기

2026년 06월 20일(토) 14:23 [(주)온양신문사]

 

↑↑ 천경석(아산향토연구회)

ⓒ (주)온양신문사

풀들, 흔히 잡초라 부르는 풀들의 생명력은 참 경이롭다. 전업농이 아니고 텃밭 농사를 좀 짓고 있어서 제초제와 농약을 쓰지 않으며 경작하다 보니 풀들이 무섭고 넌더리가 나기도 한다.

예전에 어른들이 오죽하면, 풀을 매고 돌아서면 금세 또 풀이 난다고 이야기했을까. 그런 이야기가 요즘 아주 실감 난다. 자연농법이니 태평농법이니 하며 풀을 그대로 두고 기르는 방법은 아직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온갖 풀들을 뽑거나 호미 등으로 긁어 없애고 있다.

고생을 덜 하려면 풀이 아주 작을 때 해야 한다. 품이 훨씬 덜 든다. 알고는 있지만 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곳곳에 풀이 무성해진다. 현실에서는 일이 많아지고 몇 배 더 힘들어진다.

가장 합리적인 대책 중 하나가 풀씨를 받지 않는 것이다. 풀들은 아주 작아도 때가 되면 씨를 맺는다. 내년에 고생을 덜 하려면 씨가 맺히기 전에 지금 당장 서둘러 풀을 없애야 한다. 게다가 요즘 너무 가물어서 거의 매일 물을 주어야 한다. 날씨가 덥거나 힘이 들어도 바깥일이 없을 때는 틈만 나면 이런저런 일을 해야 한다.

요즘 팔꿈치가 아파서 4주째 정형외과에 간다. 진료와 약 처방, 물리치료가 계속된다. 의사 선생님은 팔을 많이 쓰지 말라고 하신다. 아내도 일을 줄이라고 한다. 나는 나름 열심히 일하는데 그런 때는 꼭 남의 말 하는 사람 같기도 하다.

풀이 무성해져서 작물에 피해를 주고 작물이 말라가는 모습을 보고도 팔꿈치를 보호하기 위해 풀을 뽑지 않거나 물을 주지 않을 수 있을까. 내 기준으로 그건 농사의 기본이 안 된 것이다. 그러면 지금 당장 텃밭 농사를 그만두거나 풀 제거를 포기해야 하나. 아직 그럴 수는 없다.

일 좀 덜 하라는 이야기를 떠올리고 보니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지인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일을 너무 많이 하지 말라, 자꾸 새 일을 벌이지 말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기도 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우리 지역에서 꼭 해야 할 일들을 열심히 하고 있어서 늘 고맙게 생각해 왔다. 의지와 사명감 때문에, 필요하다는 생각, 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일을 찾거나 만들어서 하는데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

주어지는 일만 적당히 해도 월급 나오고 때가 되면 승진도 하는 분위기에서는 오히려 그런 사람이 배척받기도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대략 짐작이 가기는 한다. 당사자는 참 힘들고 결국 지치게 된다. 제대로 된 리더는 그런 사람을 눈여겨 보고 잘 챙겨서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쉽고 편히 살려면 필요하거나 해야 할 일이 눈에 보이지 않아야 하고, 봐도 못 본 척할 수 있어야 하고,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면 적당히 끝내면 되기는 한다. 그러나, 예전부터 백 원어치 일을 했으면 백 원을 받아야 하고 백 원을 받으려면 최소한 백 원어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해 왔다. 요즘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이야기인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소중한 한 사람을 잃게 될 것 같아서 속상하고 답답해서 넋두리처럼 마음속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독자들께서 부디 이해해 주시길 빈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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