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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주완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문화의 샘, 도시공원

2026년 04월 10일(금) 08:09 [(주)온양신문사]

 

↑↑ 맹주완(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 소장)

ⓒ (주)온양신문사

인류가 발명한 재료 중에서 물 다음으로 소비되는 물질은 콘크리트라고 한다. 또한 철근을 토대로 한 콘크리트 기술 덕분에 인간은 중력을 극복하고 고층 빌딩을 세워 좁은 땅에 수천 명의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환경은 단조로움으로 시각적 스트레스는 물론 이웃들과 심리적 단절을 가져온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도시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유와 힐링의 도시공원이다. “공원은 도시라는 기계 속에 박힌 보석과 같다.”는 표현이 와 닿는다. 도시공원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새소리, 물소리 등 백색의 소음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상쾌할까.

도시는 한여름 낮에는 태양열을 흡수하고 밤에는 그 열기를 내뿜는 거대한 온돌에 다름 아니다. 특히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가득한 도시는 열을 흡수하는 성질이 강하고 빽빽한 고층 빌딩은 공기의 흐름을 막아 뜨거운 공기를 도심에 가둔다. 자동차, 에어컨 실외기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까지 더해져 도심 온도는 외곽보다 3~5도가량 높게 유지된다.

공원의 나무들은 단순히 그늘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도시의 온도를 낮춘다. 나뭇잎은 미세먼지를 흡착하고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는 거대한 필터가 된다. 우기에는 빗물을 흡수하여 폭우 시 침수 피해를 줄여주는 천연 저류지로도 활용된다.

H.D. 소로는 <월든>에서 “나는 산책을 나갈 때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자연으로 가는 길은 자유의 길이며, 도시로 가는 길은 노예의 길이다.”라며 그에게 숲길은 영혼을 정화하는 의식이었다.

우리 몸의 피로도는 삭막한 빌딩 숲에서 초록색을 보는 것만으로도, 숲길을 15분만 걸어도 스트레스 호르몬의 농도가 일정 부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끊임없는 소음과 자극에 피로한 우리의 주의력을 회복시키는 것은 자연이 주는 부드러운 자극들이다.

우리의 생활공간에서 5분만 걸어도 자연과 만날 수 있는 공원에 닿을 수 있다면 그곳은 우리의 정서적 안식처가 될 수 있다. 도시공원은 우리 영혼의 갈증을 달래주는 영원한 샘물인 셈이다.

공원은 버스킹 등 소소한 이벤트의 공간으로 시민들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정서적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 “진정으로 위대한 이벤트는 어느 날 아침, 당신이 숲의 언어를 이해하게 되는 그 순간이다.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빛이 당신의 영혼을 비추는 것을 경험하는 것보다 더 큰 축제는 없다.”는 소로의 주장처럼 숲을 이룬 공원의 조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공원은 모두에게 열려있고 평등하게 머물 수 있는 민주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공원은 카페, 식당, 영화관처럼 머물기 위해서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는 열린 공간으로써 이웃과 마주치고, 아이들이 뛰어놀며, 노인들이 소외되지 않는 커뮤니티의 장이 될 수 있다.

웅장한 건축물과 거창한 고정된 시설물이 없어도 공터에 나무 몇 그루만 있어도 우리의 삶은 극적인 변화를 맞게 된다. 공원은 개인이 체감하는 가치보다 사회 전체적인 가치가 훨씬 크기 때문에, 국가나 지자체가 나서서 챙겨야 하는 소중한 공공재화이다.

공원은 단순히 땅을 차지하는 비생산적인 공간이 아니라, 주변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가치재로써 숲세권, 공세권이라는 말처럼 공원 인접 지역의 주거 선호도를 높일 수 있다. 다양한 사례가 입증하듯이 잘 가꾸어진 공원은 그 자체로 도시의 브랜드를 만들고 사람을 불러 모은다.

↑↑ 신정호 전경 <사진=아산시청 누리집>

ⓒ (주)온양신문사


아산시에 위치한 ‘신정호지방정원’의 역사는 100여 년의 시간을 머금었다. 과거 신정호는 가뭄이 들면 수문을 열어 타들어 가는 논을 적셔야 했던 농민의 생존을 위한 절박한 생산재였다.

신정호가 단순히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에서 시민들을 위한 거대한 휴식처이자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기까지의 과정은 녹록치 않았지만 이제는 시민들의 마음의 허기를 채우고 메마른 감성을 적시는 문화의 샘이 되었다.

↑↑ 신정호 전경 <사진=아산시청 누리집>

ⓒ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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