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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균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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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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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04일(토) 18:53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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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홍승균 홍가신기념관장 | ⓒ (주)온양신문사 | 국립 중앙박물관은 지난해 누적 관람객 650만 명을 달성하였다. 이는 전 세계 박물관 중에서도 무려 세 번째에 이르는 성과라고 하니 대한민국과 국립중앙박물관은 가히 국제적인 위상을 자랑하게 되었다.
『케이팝 데몬헌터스』라는 문화예술 부문의 외부적인 영향에 기인한 바가 크지만, 2026년을 맞이한 현대사회에서 우리 민족의 역사와 고유의 혼을 담고 있는 중앙박물관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과 애정이 놀랍고도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지난해 연말 즈음 이 열기를 한층 북돋우면서 내국인까지도 중앙박물관에 대한 관람객 유입을 풀무질한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이다. 초기 무료 관람 기간 일주일여 만에 6만 명이나 찾았을 뿐만 아니라, 유료로 전환해서도 이미 누적 집계 20만 명을 달성하였다. 이는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의 개관 이래 특별기획전에서 달성한 최대 성과라서 우리 문화계에 경사스러운 반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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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중앙박물관 특별전시 이순신의 장검 | ⓒ (주)온양신문사 | |
한국의 전통문화에 호기심을 지닌 외국인 관광객의 갈증이 동인이었다면, 언제나 온 국민으로부터 최고의 역사 인물로 꼽히는 충무공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로 여겨진다.
학창시절의 수학여행이나 다양한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우리 아산의 현충사를 다녀갔을 것이라고 본다. 현충사를 방문했다면 당연히 현충사의 유물관을 통해 난중일기를 비롯한 장검과 충무공의 여러 유물을 접했으리라는 생각이지만 이번의 특별전 관람에 대한 열기를 보면 전시장에서 본 초롱초롱한 호기심의 눈매가 마치 생전 처음 대하는 듯하여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역시 등 떠밀려 관람하는 수학여행이나 빠듯한 여행 일정에서는 전시물에 대해 충분한 느끼고 살필만한 여유와 섬세한 톺아보기가 난망이며 재잘거리는 친구들과의 웃음꽃이 더 인상 깊은 추억을 만들지 않나 싶다.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은 충무공 이순신의 탄신 4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한 행사이며 우리 아산의 현충사와 덕수 이씨 종가의 소장품을 비롯한 국내외 45기관으로부터 유물을 모아서 전시하였다. 임진왜란 당시 적국이었던 일본의 여러 자료가 어렵사리 현해탄을 넘어왔으며 멀리 스웨덴으로부터 유물이 협조되었고, 국내 산재한 임진왜란 관련 유물 및 조선의 기록물이 망라되었다.
그래서 이제까지 이순신과 관련된 전시 사상 최대 규모가 기획되었다. 특별전의 전시는 매우 감동적이어서, 직접 기획에 참여한 분들조차 “내 생애 이런 특별전을 다시 볼 수 있을까?”라는 언급이 따를 만큼 긴 시간 정성을 다하였고 또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제시하였다.
그동안 현충사의 유물관에서 감지하지 못했던 이순신 장군의 유물이 갖는 의미는 전국에 있는 장군의 유물과 임진왜란기의 여러 인물과 자료를 비교 전시하고 또 시대적 배경을 교차로 분석하는 노력에 따라 위대한 인물 이순신이 자리하기까지의 씨줄날줄을 소상하게 체험하게 되는 정보를 제공하였다.
더불어 아산의 자랑거리이자 대한민국은 물론이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빛나는 충무공의 난중일기가 재조명되고 비교적 최근에 국보로 승격된 국보 이순신의 장검에 대해 우리나라와 더불어 명나라와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무기체계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멋진 공간을 연출하였다.
역시 특별전의 의도답게 모든 전시의 중심에는 충무공 이순신이 단연 주인공이었다. 무엇보다도 우리 고장에서는 평소에 늘 만날 수 있는 유물이 서울의 중앙박물관에 옮겨져서 다시 한번 온 국민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공의 위대함을 확장 현창하는 계기가 된 것에 아산시민으로서 무한한 자부심과 보람을 주는 시간이었다. 그래서일까? 전시를 관람하기보다는 전시물을 대하는 관람객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더 행복하고 흥미로운 스스로에 신기했다.
중앙박물관에는 이번의 특별전 외에도 한반도 전역에서 유래된 수많은 우리나라의 대표급 문화유산이 매우 품격 있고 장엄하게 전시되어 있다. 이는 비단 수도 서울뿐만 아니라 강토 전역에서 전래되었고, 유구한 우리나라의 역사를 대변하는 소위 명품 반열의 유물이 영롱하게 빛나고 있다.
또 국립중앙박물관답게 수장고에는 우리가 평소 대하지 못한 의미롭고 가치로운 유물들이 때를 기다리며 스스로를 안온하게 지켜내고 있다. ‘국립’박물관이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국토의 면적에 비해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고, 때에 따른 정치논리가 반영되어 우후죽순 건립되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국립’이라는 주체가 붙은 박물관들은 결국 ‘한식구’라는 개념이며, 기획전을 마련함에 있어서 유물의 전시 대여에 대해 소장처의 제반 문제는 행정적 거부감 없이 순회할 수 있다는 장점이 구축된다.
이는 서울 용산의 중앙박물관만이 독점하지 않고 지방에서도 문화적 체험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여러 국립박물관의 존재는 특출한 순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하겠다.
또한 각 지방에 소재한 국립박물관의 존재는 빠르게 망실 되어가고 잊혀지고 있는 지방이나 지역 문중의 유산을 올곧게 유지 전승시켜준다는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기증과 기탁을 유발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미 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수많은 문화유산도 역대 왕실이나 조정에서 관리하던 유물만이 전래된 것이 아닌 만큼 각처로부터 다양한 창구를 통해 수집되어 총괄적인 보고의 역할을 하고 있는 큰집이다.
더불어 국내외 전역으로부터 곳곳에서 발굴되고 채집되어 가치를 재평가받게 된 국가차원의 소장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공공성의 확보를 통해 좀더 분명하게 후손에게 전승시키고 유지시킬 수 있는 확실한 담보의 믿음을 제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적어도 우리 국민들의 눈에는 최고의 문화유산을 간직한 보고이자 평생을 두고 눈에 아른거리는 찬란한 조상의 얼이 담겨 소중하기 이를 데 없는 모두의 자산이다. 늘 화려한 금빛의 유물과 익히 들어온 인물들의 자취가 어린 유산 앞에서 전율이 흐르도록 감동을 받게 된다.
이번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은 기획한 이의 노력과 안목을 통해 이순신을 재도약시켰고, 제기된 다양한 시각의 차이에서 이순신은 또 새롭게 조명되고 다가왔다.
전시회를 통한 난중일기의 면면을 보면, 막내아들 면(1577~1597)이 여름 더위병을 앓는다는 소식에 “벤 듯 아프고 가슴만 탔다” 와 같은 부정(父情), 아들의 전사 소식을 접하고는 “뼈와 살이 먼저 떨렸다”, “하룻밤이 1년 같다”와 같은 아버지의 절규가 느껴오기도 하였고, 진중에 봄비가 오는 날에는 “일행이 꽃비에 젖었다.”, 배를 타고 온 날에는 “달을 타고 오다.”라 하였다. 시름에 잠을 못 이룬 밤에 “달빛은 낮과 같이 밝고 물결은 비단결처럼 하얗다. 마을을 가눌 수가 없다.”라는 일기를 뇌이다 보면, 이순신 장군의 손을 꼭 잡아드리고만 싶어졌고 다시 난중일기를 정독해야 도리일 것이 자책되었다.
모든 국민이 충분히 알만큼 알고 있는 이순신을 또 학습하고 언급할 필요는 없다. 전시회를 대하는 내내 적어도 특히 우리 아산 사람은 이순신의 본령의 고장 사람이자 고향 후배로서 더 깊은 이순신을 만나야 한다는 사명감이 느껴왔다.
국보 이순신의 긴 칼을 대하면서 이순신이 느껴지지 않고, 날카로운 이순신의 기세가 어린 검광 대신 차갑고 베일 듯 날카로운 쇠가 보이면 더 이상 이순신의 장검이 아니라 400년 전의 금속일 뿐이다. 400년 전의 한지 그리고 먹물로 난중일기를 대하지 않듯이 말이다.
자고 나면 세상이 바뀌어 있고 아차하고 게으름피우면 그 공백을 보충하고 따라잡기 버겁도록 세상의 변화 속도는 끔찍이 빠르다. 우리 민족은 오랜 기간 농경문화였다. 선조들의 시대에는 부모가 겪은 세상과 자식이 맞이할 세상은 오로지 하늘의 날씨가 그때그때 달랐을 뿐 그다지 변함없이 대동소이하였다.
조상네의 삶과 내가 살아갈 삶의 형태와 궤적이 다르지 않았으며 그러므로 옛 선조들의 손때 묻은 유산은 곧 내게도 겪게 될 무언의 지침이었다. 그 속에서 스며있는 것이 켜켜이 쌓여온 정신이고 모습이며 그것이 오늘의 우리 앞에 놓여있는 것이다.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을 벅찬 마음으로 보고 느끼는 그들! 현충사에 다들 와봤을 것이다. 피동적으로 수학여행을 와서 ‘00분까지 집합!’ 에 이끌려 벗들과 재잘거리는 관람이 아니라, 시간을 할애하고 비용을 지불하고서 진지하게 임하여 이순신을 맞이하는 그들의 눈빛은 호기심과 경이로움으로 채색되었다. 이제 이런 문화적 현상과 열정을 아산으로 이끌도록 지속 가능하게 할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할 차례이다.
난중일기나 장검 앞에서 탄성을 뇌이고 어린 자녀 손을 잡고 부지런히 설명하며 알려주는 엄마들의 열정이 훈훈하게 다가와 미소를 불러일으켰다. 그 순간 우리 집 장롱에서 꺼내어 보여주는 듯 유물의 원 주인인 양 기고만장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속으로 이야기했다. “언제든 우리 아산으로 또 보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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