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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사석에서 관내 모 고교에 가까운 인사를 만나 최근의 대학 입학성적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이슈는 단연 해당 고교의 올해 대학입시 성적이었다. 유례가 없는 호성적을 거둔 까닭에 화기애애하게 흐를 것 같았지만 의례껏 주고받은 대화 이후로는 냉랭함만 감돌았다. 이유인즉, 최상위권 학생들의 입학성적은 그렇게 좋더라도 중하위권으로 가면 볼품이 없더라는 것, 그 중하위원 학생들의 학부모 원망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이다. 똑같이 학비 내고 다니는데 누구는 학교에서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는 반면 누구는 내놓은 자식처럼 취급을 받으니 어찌 분통이 터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여기서 놀란 것은 그 발언의 당사자가 바로 근년래 자신의 자녀를 소위 명문대에 입학시킨 학부모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당시 그 인사는 해당 고교의 운영위원까지 지낸만큼 다른 학부모들의 심정을 세세히 잘 헤아리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자녀만 명문대에 합격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학교측의 처사에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다. 타 지역과 비교해서 평균적으로 학력이 뒤처지는 것은 현실이고 그렇다보니 가능성이 애매모호한 전체를 끌어올리기 보다는 가능성이 있는 상위 학생들에게 더욱 집착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기실 그렇게 해서 쌓아온 결과에 대해 지역사회에서는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지 않은가. 또한 최상위권이 뭔가를 해주어야 그나마 지역의 우수인재들이 그 결과를 보고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으로 들러온다는 계산도 작용했으리라. 그렇기 때문에 그간 절대다수인 평균 이하의 학생들에 대한 푸대접(?)을 알고도 모른 척 눈 감아준 것이 지역사회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올해 관내 우수중학생들의 진로상황표를 받아놓고보니 이제 관내고교는 ‘용코도 뺄 수 없는’ 처지에 몰린 것을 알게 됐다. 즐거운 비명인지는 몰라도 예년에 없이 우수중학생들이 다수 관내고교로 몰려든 것이다. 이는 그간의 최상위권 우대 정책이 성적으로 나타났고 그 결과가 고교 입사를 앞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크게 영향을 준 때문으로 보인다. 그간 재목감이 없어 일부 특출한 재목만 골라 다듬어 키웠다는 관내 고교들의 변명은 이제 무색하게 됐다. 아니, 이제사 그들이 진면목을 발휘할 기회가 온 것이라고 믿고 싶다. 이제는 상위 몇 %가 아닌 평균적인 학력을 끌어올릴 시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해서 3년후 쯤엔 수시가 아닌 정시로 서울대 등 명문에 합격한 학생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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