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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균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석과불식(碩果不食)

2026년 10월 02일(금) 08:59 [(주)온양신문사]

 

↑↑ 신세균(충무초등학교 교장)

ⓒ (주)온양신문사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가 뜨겁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국가가 시도교육청에 초·중등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교부하는 재원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내국세 총액의 20.79%를 법적으로 자동 연동하여 교육청에 분배한다. 이는 지역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국가 수준의 기초 교육 서비스 질을 일정하게 보장하기 위해서이다.

정부는 9월 3일 내국세 연동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초·중·고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드는데, 내국세와 연동되어 교육재정만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이 국가의 재정 효율성을 저해한다고 보았다.

또한 대학·청년 지원이나 영유아 돌봄 등 재원이 부족한 분야에 교부금 일부를 전환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경제성장률과 학령 인구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산정 방식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 시도 교육감을 비롯한 시민사회 단체에서는 개편안에 반대하거나 신중한 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학생 수가 줄어들수록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AI·디지털 교육, 맞춤형 학습 등 미래 교육 환경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교육재정의 상당 부분이 교직원 인건비, 시설 유지비 등 학생 수와 상관없이 발생하는 고정비용으로 전체 예산이 줄어들수록 학교 교육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반면 개편을 요구하는 측에서는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선제적 투자의 당위성은 인정하나, 국가 전반의 저출생·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전체 국가 예산의 재배분 요구에 교육계가 지나치게 경직된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시도교육청의 선심성 현금 복지 사업에 대해서도 패널티를 최대 100억원까지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지방교육재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교육 목적에 부합하는 재정 운용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이다.

시도별 현금 복지 사업에 어떤 것이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충남의 경우 입학 준비금이나 교복 지원금, 수학여행 지원금이 해당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여기서 보편적 교육복지에 대해 고민이 생긴다. 2010년을 전후하여 보편적 무상 급식에 대해 사회적 갈등과 논의가 있었다. 이는 복지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가를 두고 일어난 대표적인 사회·정치적 논쟁이다. 이제는 무상 급식은 당연한 일이 되었고, 어떻게 하면 친환경 양질의 급식을 운영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여기서 다시 질문을 던진다. 급식이 교육의 연장이며 기본 권리라면 학생들의 교복과 체육복은 이와 다른가? 입학 지원금이나 수학여행비 등 학령기 학생들에게 지원되는 내용들이 선심성이라면 출생 축하금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아동 수당은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제 교육에 대한 국가와 부모의 책무는 어디까지인가 논의가 필요하다. 한 세대 전까지 교육에 대한 책무는 대부분 부모에게 있었다. 중학교 의무교육은 1985년 도서 벽지 지역부터 시작하여 2004년에 전국에 전면 실시되었다. 특수를 제외한 유아교육과 고등학교 교육은 아직도 의무교육이 아니다. 학령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현시점에서 교육의 책무를 누구에게 지울 것인가 질문해 본다.

필자 세대까지는 대부분 부모 봉양에 대한 고민이 있다. 필자에게도 부모님을 잘 모시지 못하고 돌아가셨을 때의 죄송스러움과 회한이 있다. 부모님 세대는 자녀 교육을 위해 자신들을 희생한 세대다. 못 먹고 못 입으면서도 자식 상급 학교 진학시키는 것을 보람으로 여기며 사셨고, 국가는 교육을 부모의 책임하에 두었다.

이렇게 자란 자식들에게 국가는 아무런 미안함도 없이 병역이나 납세의 의무를 부여했다. 자식들은 부모 봉양은 못해도 국가의 의무는 반드시 이행해야 했다. 법률이 그렇게 되어 있으니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이러한 구조가 저출산 사회를 만든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자녀들이 부모를 봉양할 생각이 없는 시대에 여전히 교육의 책임은 부모에게 있는가?

주역의 23번째 괘는 산지박 괘다. 박괘는 주역의 여러 괘 가운데도 가장 어려운 시절을 뜻한다. 늦가을에 나무의 열매가 다 떨어지고 한 개만 남아 매달려있는 형상이다. 박괘의 상효에 석과불식(碩果不食)이라는 말이 나온다. ‘씨앗이 되는 큰 과일은 먹지 않는다’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시기일지라도 새로운 생명을 틔울 근본과 희망의 씨앗은 놓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교육은 씨 과일이다. 씨 과일을 먹지 않고 남겨두는 것처럼 교육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다. 교육 예산도 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씨 과일을 지키는데 교육공동체 모두가 마음을 모아야겠다.

23괘에 이어지는 괘가 지뢰복이다. 이 괘는 씨앗이 땅속에서 싹을 틔우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가 힘을 합하여 교육의 본질을 지킨다면 언젠가는 교직원이 존중받고, 학생들이 삶의 주체로 바르게 성장하는 희망찬 미래 교육의 싹이 틀 것이다. 교육 예산이 든든한 뿌리의 역할을 해 줄 때 가능한 일이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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