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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주완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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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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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25일(금) 17:25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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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화 '가족은 아니고' 시사회. <사진출처-박동률 감독 페이스북> | ⓒ (주)온양신문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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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맹주완(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 소장) | ⓒ (주)온양신문사 | 우리가 어떤 서사나 영화 작품을 마주할 때, 나뭇잎 사이로 인간이 목욕하는 모습을 엿보는 역사의 신 클레이오처럼 하나의 시선에만 갇히면 작품의 본질을 놓치기 쉽다.
특히 고대 그리스 신화의 거대한 발자취를 품은 서사구조를 현대적 매체인 영화로 재해석할 때, 주인공의 관점과 그를 바라보는 주변 인물들의 시각의 융합은 중요한 감상 포인트이다. 오디세우스라는 인물은 탁월한 지략과 불굴의 의지로 상징되지만, 그의 행보가 언제나 단조로운 영웅담으로만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영화 전체를 깊이 있게 이해하려면 오디세우스와 상대들의 시각적 맥락을 융합해야한다. 오디세우스의 영웅성에는 언제나 타자와의 관계성이 투영된다. 오디세우스가 바라보는 세상과, 페넬로페나 텔레마코스 혹은 그가 거쳐 온 여정 속의 적과 동료들이 바라보는 오디세우스는 서로 다른 결을 지닌다. 이 두 시선의 교차점을 찾아내고 융합하는 과정은 곧 영화에 내재된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오디세우스의 지략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결정판은 단연 ‘트로이 목마’다. 십여 년간 이어진 지루한 트로이 전쟁의 종지부를 찍은 것은 군사력의 우위가 아니라 치밀하고 대담한 지혜였다. 이 목마는 단순한 전투 장비가 아니라, 인간의 이성과 전략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오디세우스의 시각에서 이 전술은 승리를 향한 필연적이고도 위대한 도약이었다. 하지만 상대들의 시각에서 트로이 목마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파멸을 맞이한 트로이인의 입장에서 그것은 잔인하고도 기만적인 배신의 상징이자, 걷잡을 수 없는 재앙의 선물이었다.
이처럼 동일한 사건을 두고 영웅의 성취감과 타자의 비극적 시선이 엇갈릴 때, 서사는 비로소 입체적인 생명력을 얻게 된다. 지략의 찬란함 뒤에는 언제나 타자의 희생과 고통이라는 그림자가 동반되기 때문이다.
트로이의 함락 이후, 오디세우스가 수많은 시련을 극복하고 향한 곳은 결국 고향 이타카였다. 그의 기나긴 귀환 여정은 단순한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근원적 정체성을 회복하는 순례와도 같다. 이타카로의 귀향에 대한 그의 결심은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를 비롯한 가족공동체 그리고 세월은 많이 흘렀지만 그를 기억하는 충견 아르고스의 기다림 때문이다. 가족과 고향의 그리운 추억들은 오디세우스가 방황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게 만드는 나침반 역할을 했다.
영웅의 거대한 모험이 비극으로 전락하지 않고 감동적인 귀환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은, 그를 기다리는 이들의 간절함이 오디세우스의 내면에 끊임없이 메아리쳤기 때문이다. 즉, 개인의 목표와 가족과 이웃의 바람이 하나 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귀환이 완성됨을 알게 한다.
지난 9월 초, 영화 <가족은 아니고>의 시사회에 초대받았다. 아산에 살면서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고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영화 감상이 끝난 후 상영관을 나선 뒤에도 영화가 남긴 여운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것은 단순한 관람의 감흥을 넘어, 우리 삶의 한 단면을 조용히 다독이는 잔잔하고도 묵직한 울림이었다. 특히 지역 영화인들이 함께 만든 이 작품은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한편 아산이 품은 무한한 문화·예술적 잠재력을 여실히 증명해 주었다. 비록 이제 막 첫발을 떼었을 뿐이지만, 이 작은 시작은 아산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 도시로 우뚝 서게 할 기점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번 특별 시사회는 아산의 문화적 가능성을 확인하는 더없이 뜻 깊은 자리였다. “비록 지금까지는 제작 환경의 한계로 다른 지역에서 촬영을 이어왔지만, 앞으로는 아산의 숨은 구석구석과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스크린 속 아름다운 배경으로 살아 숨 쉬게 하겠다.”는 제작자의 말처럼, 이 작은 불씨가 마침내 아산을 수많은 영화와 감동이 피어나는 멋진 영화의 도시로 완성해 주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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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화 '가족은 아니고' 촬영 현장. <사진출처-박동률 감독 페이스북> | ⓒ (주)온양신문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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