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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청년의 날, '콜렉티브 임팩트'로 자립준비청년의 울타리가 되다

2026년 09월 17일(목) 17:08 [(주)온양신문사]

 

↑↑ 온주종합사회복지관 이일수 부장

ⓒ (주)온양신문사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은 청년의 권리 보장과 발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청년의 날'이다. 우리 사회는 청년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이야기하지만, 이 축제의 날이 유독 무겁게 다가오는 이들이 있다. 바로 아동양육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를 받다가 홀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야 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이다. 매년 2,000여 명에 달하는 청년들이 준비할 틈도 없이 벼락같이 다가오는 '생존'의 무게를 홀로 짊어지며 사회로 나오고 있다.

- 가족이라는 방패가 없는 이들의 치명적인 '고립과 은둔’
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폐로 떠오른 것은 다름 아닌 '고립·은둔 청년' 문제다. 치열한 경쟁과 취업난 속에 수많은 청년들이 방문을 닫아걸고 있다. 그런데 일반 청년들이 마주하는 고립과 자립준비청년들이 겪는 고립은 그 깊이와 위험성이 사뭇 다르다.

일반 청년에게 자립은 부모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수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서서히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비록 세상 밖에서 상처받더라도 기댈 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있다. 그러나 자립준비청년들에게는 실패해도 돌아갈 곳이나 일상의 소소한 결정을 의논할 어른이 부재하다. 단 한 번의 실패나 좌절만으로도 이들은 경제적 빈곤을 넘어 깊은 정서적 단절로 추락한다. 이들에게 고립과 은둔은 단순한 사회적 단절이 아니라,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것을 의미한다.

- 현금 지원을 넘어선 촘촘한 입법과 정책의 필요성
최근 우리 사회는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제도적 발전을 이루어냈다. 보호종료 후 지급되는 자립수당은 월 30만 원에서 최근 50만 원으로 인상되었고, 지급 기간 역시 3년에서 5년으로 확대되었다. 초기 자립의 밑거름이 되는 자립정착금 또한 보건복지부 권고 기준이 1,000만 원으로 상향되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하는 이들의 현실을 덮기엔 아직 그 이불이 얇다. 자립정착금의 경우 중앙정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실제 지급액에 여전히 지역적 편차가 존재한다. 더 나아가, 이제는 단순한 현금성 지원을 넘어 고립을 막기 위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입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단기적 주거 지원을 넘어선 장기 공공임대주택 확보, 실질적 자립을 돕는 양질의 취업 연계 프로그램, 그리고 은둔의 고리를 끊어내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심리·의료 지원 체계가 반드시 법제화되어야 한다.

- 광역 전담기관의 물리적 한계
현재 이들의 홀로서기를 돕는 핵심 기관은 '자립지원전담기관'이다. 하지만 전국 시·도별로 단 1개소씩만 설치되어 있는 전담기관의 인력으로는, 보호종료 후 5년 이내의 수많은 청년들에 대한 방대한 사후관리를 모두 감당하기에 벅차다. 고립과 은둔의 징후를 보이는 위기 청년들에게 즉각적이고 세밀한 밀착 지원을 제공하기에는 물리적인 병목 현상이 심각한 실정이다.

- 전국 485개 사회복지관이 주도하는 '콜렉티브 임팩트’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접근법은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다. 복잡한 지역사회 의제를 단일 기관의 노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민관의 다양한 주체들이 각자의 자원과 전문성을 모아 적극적으로 연결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것이다.

현재 전국에는 485개의 지역사회복지관이 운영되고 있다. 동네를 기반으로 주민과 가장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이 485개의 인프라는 청년들의 은둔을 막고 콜렉티브 임팩트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구심점이다. 광역 단위의 '자립지원전담기관'이 총괄적인 제도적 지원과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초 단위의 '사회복지관'은 청년의 삶터 한가운데서 기업의 사회공헌(CSR) 자원, 지자체의 행정력, 의료 및 교육 기관, 그리고 이웃의 관계망을 하나로 연결하는 허브(Hub)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실제로 아산 지역의 5개 종합사회복지관이 자립지원전담기관과 뜻을 모아 지역사회 안전망 강화를 위한 연대를 구축한 사례는, 지역 복지관이 어떻게 다양한 주체를 엮어내는 플랫폼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실천 모델이다. 복지관이 가진 지역 자원 연계 역량과 강점 관점의 사례관리 노하우가 결합될 때, 전담기관의 사후관리 부담은 덜어지고 청년들에게는 고립을 막아줄 든든한 '비빌 언덕'이 만들어질 수 있다.

- 자립(自立)은 홀로 서는 것이 아니다
자립은 외부의 도움 없이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힘들 때 언제든 기대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건강한 의존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이번 청년의 날이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더 이상 외롭고 두려운 날이 되지 않도록, 콜렉티브 임팩트를 통한 지역사회의 굳건한 연대와 국가 차원의 세밀한 입법이 지체 없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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