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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석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이충무공 사적비 이야기

2026년 08월 21일(금) 09:27 [(주)온양신문사]

 

↑↑ 천경석(아산향토연구회)

ⓒ (주)온양신문사

아산에서 이순신 관련 이야기를 하는 것은 새삼스럽다거나 신선함이 없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분이고, 아산은 물론 우리나라의 대표적 역사 인물임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가만히 짚어보면, 이순신의 고장인 아산시 지역에 이순신 관련 유적이 개인적인 욕심으로 볼 때 의외로 그리 많지 않다. 일단 염치읍의 ‘아산 이충무공 유허’(현충사, 옛집, 정려 등과 기념관)와 음봉면의 ‘아산 이충무공묘’가 우선 떠오른다. 더 아시는 분은 인주면 해암리의 게바위 유적이 떠오를 것이고, 음봉면의 초장지(初葬地)와 위충암(衛忠巖), 염치 백암리의 충무교육원 뒷산 자락에 있는 현충사 유허비를 아시면 많은 관심을 갖고 공부한 분들이다.

↑↑ 온양온천역 광장의 ‘이충무공 사적비’

ⓒ (주)온양신문사


그리고 또 있나? 뭐가 더 있었나? 있다. 온양온천역 광장에 ‘이충무공 사적비’도 이순신 관련 유적이다. 자주 보고 다니면서도 아마 잠시 생각한 뒤에 떠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적은 옛날 것으로 생각하기 마련인데, 이충무공 사적비는 앞서 살펴본 유적들과 달리 이순신 당대의 것 또는 아주 옛날 것은 아니기 때문이리라.

이충무공 사적비는 75년 전인 1951년 8월에 세워졌다. 대한민국의 초대 충청남도지사(1948.10.~1951.12.)로서 당시에도 재임하던 이영진(李寧鎭) 지사가 주도해서 설립한 이충무공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시민들의 성금에 국비, 도비를 더해 세웠다. 거북 모양 받침돌(귀부) 위에 비석 몸돌(비신)을 세우고 용무늬 지붕돌(이수)을 얹었다. 귀부와 이수는 화강석, 비신은 오석이다. 비신에는 4면을 상중하 3단으로 나누어 당시로는 흔치 않게 국한문 혼용체의 비문을 새겼다.

민족운동가이자 학자였던 위당 정인보(鄭寅普, 1893~1950.11.?) 선생이 충무공 이순신의 업적을 기리는 비문을 짓고, 일중 김충현(金忠顯, 1921~2006) 선생이 글씨를 썼다.

궁금한 점은 이충무공기념사업 추진위원회의 설립 시기와 구성원 그리고 사적비의 건립 추진 최초 시기와 비문 의뢰 시기이며, 아직 확인하지 못하였다. 정인보 선생이 9.28 서울 수복 전인 1950년 7월 31일에 납북되었으니 그 이전에 비문을 지은 것인데 6.25 남침 이전인지 이후인지 알 수 없다. 이후라면 6.25 전쟁 극복 목적이 크고, 이전이라면 해방 이후의 민족적 비극인 분단 상황 극복이 목적이었을 것이다. 다만, 이전이라 해도 전쟁 시작 1년여 뒤 건립되었고 비의 제작 기간을 생각하면 전쟁 중에 진행된 것이니 전쟁 극복 염원도 분명히 함께 있었다고 본다.

비를 보호하기 위한 멋진 팔작지붕의 비각이 있고, 정면에는 독립운동가이자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이었던 이시영(李始榮, 1868~1953) 선생의 글씨로 ‘이충무공 기념각(李忠武公紀念閣)이라고 쓴 현판이 걸려있다. 참고로, 비신의 정면 맨 위에는 전서로 ‘忠武李公紀念碑(충무이공기념비)’라 쓰여 있다.

나라가 어려운 시기에 이순신의 행적과 위업을 기리는 비를 시민 성금을 바탕으로 세웠고 비문과 글씨, 현판 글씨 등이 당대 최고의 인물들이 남긴 것이어서 이충무공 사적비는 역사적 문화적으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그래서 1984년에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현재 충청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8.14)에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온양온천역 광장에 있는 ‘이충무공 사적비(李忠武公 事蹟碑)’ 이전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시민참여 예산 사업으로 이전 추진을 위한 용역사업이 선정되고 아산시가 추진하려 한다는 것이다.

인근 주민들의 심정은 이해된다. 온양 원도심 특히 온양온천역 주변을 개발하고 싶은 욕구는 공감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될 일도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전에, 온양관광호텔 자리 개발과 관련해서 온양행궁의 영괴대비와 신정비를 옮겨서라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1926, 7년 당시 침탈 기구인 조선총독부도 영괴대 이전을 막았다는 사실을 말한 적이 있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성장과 개발에 중점을 둔 정책이 많이 추진되고 아산시 역시 그러하다. 좀 거칠게 말하면 개발을 위해 이순신도 쫓아내려고 하는가? 이건 아니다. 이전이 아니어도 어느 정도라도 가능한 다른 여러 가지 방법을 다시 생각해 보자. 오늘 다시 가 본 이충무공 사적비와 비각에는 비둘기들만 잔뜩 앉아 있고 곳곳에 새똥이 많이 묻어 있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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