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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반대, 교훈과 과제 ·아산시민의 일체감 보인 ‘쾌거’ ·눈치보다가 어부지리 얻으려는 정치인 자성해야 ·아산만의 고유 문화 정체성 확립 계기 ·더 큰 파도 올 수도… 더 큰 결집 필요 지난 8월 28일 행정안전부의 ‘자치단체 자율통합 지원계획’이 발표되고 곧이어 느닷없이 불거진 천안발 ‘아산·천안 통합 기도’는 지난 10월 24일부터 11월 6일까지 행안부의 약식 여론조사 결과 아산시민 81.3%가 반대의견을 표시함에 따라 ‘없었던 일’이 되어버렸다. 공교롭게도 통합에 찬성한 천안시민의 비율이 통합에 반대한 아산시민의 비율과 대동소이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만큼 천안은 아산과의 통합에 목을 매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사실 이번 아산·천안 통합 기도 무산은 천안이 ‘떡줄 사람(아산)은 생각도 않는데 (천안이)지레 김칫국물 먼저 마시고 체한 꼴’이다. 통합이라는 것은 당사자가 있어야 하고 그 당사자의 의사를 먼저 개진한 뒤에 추진해야 마땅한 것인데 이번 천안의 망동(妄動)은 남의 말은 들어보지도 않고 저들끼리 일방적으로 찧고 까불러 밀어부쳤다가 낭패를 당한 것이다. 예전에 경부고속철도 역사명을 가지고 대립했을 때 정부를 등에 업고 자신들의 위세를 한껏 부풀려 재미를 봐서인지 이번도 똑같이 우격다짐식으로 밀어부치다가 결국은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이제 약 2개월간 아산 온 지역을 뒤덮었던 통합반대의 물결은 잦아들고 여기저기 자축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축하할 일이다. 자칫 내 살림 다 내주고 남의 집 더부살이 신세가 될 뻔 했다가 이제 다시 내 집을 되찾은 셈이니까. 지금까지는 저 정도 자축해도 나무랄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간 열일 제쳐놓고 통합반대를 위해 뛰어다닌 사람들, 그리고 객관적으로 양 시를 비교 제시하고 시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하게끔 가이드 역할을 자임한 지역 언론들, 또한 무엇에도 현혹되지 않고 올바른 판단을 해준 시민들은 충분히 기뻐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신감을 얻은 것은 큰 수확이다. 지난해 60년만에 처음으로 도민체전을 유치하더니 그 여세를 몰아 종합우승을 차지한 것은 아산시민의 저력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는데 이번에도 커다란 기념비적인 쾌거다. 당초 천안의 교묘한 술수와 이에 부화뇌동한 일부 식자층으로 인해 찬반이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날 경우 커다란 후유증을 우려했는데 우리 아산시민들은 매우 현명한 판단으로 그와 같은 기우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이로써 시민이 뭉치면 무슨 일이든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감을 얻었다. 그런데 기쁨을 잠시 누그러뜨리고 곰곰 생각해보니 앞으로 추슬러야 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어서 걱정이 없지 않다. 우선, 이번 사태로 해서 지역 구성원간 벌어진 틈을 어떻게 메워가느냐이다. 섣불리 단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퍼센트로 나타난 찬반의 차이 이상의 틈이 시민들간 존재하고 있다고 본다. 이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이다. 아산과 천안의 통합 시도는 이번으로 완전히 종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런 걱정이 앞선다. 두번째는 이번 이슈에 눈 감고, 귀 막고, 입 닫은 일부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릴 것인가이다. 시민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헤아려 앞장서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꿀먹은 벙어리처럼 있다가 결과가 나오자 뒤늦게 축하의 대열에 무임승차한 정치인들을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이들의 행태가 오죽 답답했으면 흘러간 정치인들이 다시 전면에 나서서 추운 거리에 어깨띠 대신 두르고 구호를 외치고 다녔을까. 그 때 이 원로들을 가리켜 일부는 뒤에서 ‘퇴물들이 나선다’고 비아냥거렸다는 구전통신도 들린다. 진정한 친구는 어려움에 처했을 때 알아본다는데 주민을 위한다는 정치인들 또한 이때 다 드러났지 싶다. 셋째, 이번 파동으로 드러난 지역 정체성 확립의 문제, 즉 아산 만의 고유한 문화와 풍습, 시민정신을 어떻게 정립하여 유사시 결집시키느냐는 것이다. 일이 터지고서야 부랴부랴 이와 같은 것들을 찾아 헤매느라 초기엔 갈피를 잡지 못해 중구난방을 면치 못했었다. 평소에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통해 시민들에게 자연스레 자부심과 자긍심이 스며들도록 했어야 했다. 각종 문화시설의 확충도 좋지만 기존의 문화유산과 사실(史實)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지속적으로 시민들에게 알리는 문화행사와 세미나, 학술대회, 탐방 등의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자치단체 통합 문제는 이번으로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다. 정부 방침은 오는 2014년까지 전국의 230여개 지방자치단체를 50~60여개의 자치단체로 묶겠다고 발표돼 있다. 이번은 자율통합이라는 이름으로 해당 자치단체 구성원의 의사를 물어 통합을 추진했지만 향후 통합에서는 강제성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그 때를 대비해 지금부터 대책마련에 부심해야 할 것이다. 그 때쯤은 아산신도시가 완성되고 인구도 지금의 배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난날처럼 힘 없이 끌려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오히려 아산의 독창성과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고 지방자치의 취지를 살려 타 지자체의 부러움과 모범이 될 아산으로 가꿔 나가야 하는 비전과 마음 가짐의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임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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