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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의 [행복한 아산 만들기]

‘학성산의 명당’ 이야기

2026년 06월 29일(월) 16:15 [(주)온양신문사]

 

↑↑ 유은정(아산학연구소 강사)

ⓒ (주)온양신문사

‘로또 명당’, ‘낚시 명당’, ‘물놀이 명당’, ‘캠핑 명당’ 등 요즘 다양한 분야에서 ‘명당’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 ‘명당’은 본래 풍수지리에서 산과 물의 형세, 땅의 기운이 조화를 이루어 사람이 살거나 묘를 쓰기에 좋은 곳을 의미한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명당에 집을 지으면 부를 얻거나 후손이 번성하며, 조상의 묘를 잘 쓰면 자손이 복을 받고 가문이 흥한다고 믿었다. 이러한 믿음으로 인해 사람들은 명당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도 하였다.

이성계의 5대조가 돌아가시자 그의 아들이 묘지를 구하러 다니던 중 한 스님이 “이 자리에 묘를 쓰면 5대 후손이 왕이 될 것이다.”라고 하여 그대로 하니, 이성계가 태어나 조선을 건국했다는 전설이 전하고 있다. 바로 그 자리가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이라는 것이다.

흥선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의 묘소 역시 명당 이야기로 유명하다. 전설에 의하면 풍수지리사가 조언해 준 대로 명당에 묘를 쓰고 나서 가문의 운세가 크게 바뀌고, 흥선대원군의 아들인 고종이 왕위에 오르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 지역 아산에도 묘를 잘 써서 후손이 번창하였다는 명당 이야기가 전하고 있다. ‘학성산의 명당’ 이야기는 『한국구비문학대계』(서대석 저, 충청남도 아산군편, 1982)에 기록되어 있다. 옛날 한 풍수지리사가 있었는데, 그가 이씨 집안의 명당 자리를 잡아 준 덕분에 이씨 가문에서 과거에 급제한 사람과 높은 벼슬을 한 사람이 많이 나와 크게 번성했다는 이야기다.

어느 날 허름한 차림의 나그네가 한 집에 들어왔는데, 그 집에서 병이 나 서너 달을 앓았다. 집주인은 그를 불쌍히 생각하고 정성껏 돌봐 주었다. 병이 나은 뒤에는 바지, 저고리를 새 옷으로 입혀 내보냈다.

그런데 며칠 뒤에 나그네는 다시 헌 옷을 입고 찾아왔다. 집주인은 새 옷은 어디 있느냐고 묻자, 그는 자신보다 더 불쌍한 사람이 있어서 줬다고 했다. 집주인은 다시 새 옷을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었다.

나그네가 다시 집주인을 찾았는데, 상중이었다. 나그네는 집주인에게 그동안 받은 은혜에 보답하겠다며 좋은 묏자리를 잡아주겠다고 했다. 사실 그는 이미 명당을 찾아 놓았다. 그 자리는 학성산의 낙맥이 이어져 형성된 명당 자리였다.

나그네는 묏자리를 쓸 때 반석을 그대로 두라고 했다. 집주인이 덮여 있던 반석을 들어 올리자 학 세 마리가 날아갔는데, 한 마리는 영인산으로, 또 한 마리는 아산의 다른 산으로 날아가고, 다른 한 마리는 학성산으로 올라갔다고 했다. 또 족보에는 금붕어가 뛰고 금두꺼비가 나타났다는 등의 길한 징조가 기록되었다고 한다.

이후 이씨 가문에서는 대과에 급제한 사람이 여러 명 나오고, 고관대작이 많이 배출되었다. 사람들은 이것이 나그네가 잡아준 명당 덕분이라고 여겼다. 당시에는 명당을 찾아내는 사람을 특별한 능력을 지닌 도사로 생각하였다.

‘명당’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덕이 있고, 남에게 은혜를 베푸는 사람에게 허락되는 곳으로 여겨졌다. ‘학성산의 명당’ 전설은 풍수신앙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고 베푼 선행이 결국 복으로 돌아온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오늘날 ‘명당’이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옛사람들에게 명당은 선행을 베푼 사람에게 내려지는 복의 상징과 같았다. 좋은 터를 찾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남에게 덕을 쌓는 삶이다. ‘학성산의 명당’ 전설은 덕을 쌓는 삶이 자신뿐만 아니라 후손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우리 조상들의 삶의 철학을 오늘날까지 전해 주고 있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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