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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의 [행복한 아산 만들기]

아산의 모성애(母性愛) 이야기

2025년 07월 30일(수) 13:34 [(주)온양신문사]

 

↑↑ 유은정(순천향대 초빙교수)

ⓒ (주)온양신문사

얼마 전 한 뉴스 기사에서는 어미 가재가 계곡물이 불어 급류에 휩쓸리면서도 8마리의 새끼를 품고 나뭇가지에 의지하며 급류와 사투를 벌였다는 이야기를 소개하였다. 새끼를 구하기 위한 어미 가재의 갸륵한 모성애를 느낄 수 있었다.

몇 해 전에는 제주에서 어미 남방큰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물 위로 올리려 애쓰는 모습이 포착되어 기사로 소개되었다. 어미 돌고래는 죽은 새끼를 살리고자 애를 썼다. 새끼는 이미 부패가 진행되었지만, 어미 돌고래는 새끼가 물에 가라앉지 않도록 계속해서 밀어올리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가슴을 울리는 모성애의 한 장면이다.

동물들의 모성애에 대한 기사가 간혹 소개되어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인간 못지 않은 동물의 모성애를 보며, 인간의 모성애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모성애는 신화, 옛이야기, 영화, 드라마 등의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모성애는 자식에 대한 본능적인 어머니의 사랑으로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도 아끼지 않는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곡식과 수확의 여신인 데메테르는 자신의 딸 페르세포네가 저승의 신인 하데스에게 납치되자 9일 밤낮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자신의 딸을 되찾기 위해 온 세상을 헤매고 다닌다. 결국, 데메테르는 제우스의 도움으로 딸을 찾게 되지만, 딸은 지상세계와 지하세계를 왕래하며 지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데메테르는 온 세상을 흔들 정도로 위대하고 강력한 모성애로 어머니들의 마음을 대변하였다.

아산의 옛이야기에서 보이는 어머니의 모습은 어떠할까. 영인면 신화리에서 전해 오는 ‘쇠재산’ 전설에는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는 감동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옛날 한 마을에 가난한 부부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논에 일을 나가던 남편이 큰 구렁이 한 마리를 보고는 세 토막으로 잘라 죽인 뒤, 땅속에 묻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식이 없던 부부에게 아이가 생겨 크게 기뻐하였고, 아이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였다. 그런데 아내는 첫째 아이가 백일이 되자 다시 아이를 갖게 되었고, 셋째까지 낳게 되었다. 너무 기쁜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했다. 아내는 두려움으로 매일 밤 아무 일도 없게 해 달라고 천지신명께 기도를 드렸다. 남편은 행복한 마음으로 열심히 일을 하였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남편은 아내에게 예전에 자신이 논에서 구렁이를 죽였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러자 세 아들은 세 토막의 구렁이로 변해 죽고 말았다. 놀란 부부는 깊은 슬픔에 빠졌다. 마침 지나가던 스님에게 사연을 이야기하니, 그 아이들은 남편이 죽인 뱀이 한을 품고 자식으로 태어난 것이니 구렁이의 한을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만일 한을 풀어주지 못하면 부부까지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부부는 스님의 말에 따라 구렁이의 몸을 이어서 묘를 만들고 제사를 지내기로 했다. 그런데 스님은 집에 돌아올 때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말을 남겼다. 뒤를 돌아보면 소로 변할 것이라고 했다. 아내는 스님이 시키는 대로 명심하였다. 하지만 자식들이 애처롭게 부르는 소리에 참지 못하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 순간, 소로 변해 자식들의 무덤 속으로 끌려 들어가고 말았다. 그 후 그 묘에는 봄이 되어도 새잎이 나지 않고 누런 풀잎만 남아 있었다. 오랜 세월이 흘러 지금은 묘의 자취를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쇠재산’ 전설 속의 ‘아내’는 불안한 마음에 자식을 위해 신께 기도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자식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모두 모성애적인 모습이다. 이 이야기에서 모성애의 절정은 자신의 목숨보다 자식을 더 소중하게 생각해 뒤를 돌아보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아내’는 처음에 스님의 말을 마음에 새기고 그대로 따르려고 했다. 하지만, 자식들이 애처롭게 부르는 소리에 가슴이 무너져 자신이 소가 된다는 경고도 잊은 채 뒤를 돌아보게 된 것이다. 자신이 낳은 자식이 구렁이의 원혼이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자식에 대한 정을 떨쳐 버리지 못하였다. 자신의 목숨보다 자식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모성애는 시대를 넘어 우리의 정서 속에 늘 숭고한 정신으로 자리하고 있다. 현대적인 모성애의 모습은 다르게 표현되고 있지만,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은 현대에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아산의 전설 한 편이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게 한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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