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수도권, 그리고 거물입네 하는 정치인들에게 연구소 개소 붐이 있었다. 딱히 할일 없는 그들이 세운 연구소가 과연 무엇을 연구하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쫛쫛연구소 대표 아무개’라고 새겨진 명함을 내밀면 뭔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 연구소가 실상은 백수 정치인들의 사랑방인들 들어가 확인해보지 않은 이상 누가 알 것인가. 근래 아산에도 연구소 개소 붐이 일고 있다. 최근 내년 지방선거에 자치단체장으로 출마가 유력한 예비후보군에 속한 인사들이 잇달아 연구소를 개소했다. 뿐만 아니라 곧 개소를 준비중인 인사도 있고, 장차 개소를 염두에 두고 분위기를 파악 중인 인사도 있다고 한다. 지역발전을 위한 연구를 하겠다고 연구소를 개소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이는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이전의 정치인들이 보여준 행태를 되돌아보면 그럴만도 할 것이다. 선거에 출마하려면 일정한 연락소가 필요한데 현행 선거법으로는 선거기간 전에 개인 선거사무소를 둘 수 없다. 게다가 후보자로서는 뭔가 지역을 위해 일한다는 것을 주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은데 개인이 주체가 되어 단체를 만든다거나 행사를 주최하는 것도 많은 제약이 있다. 그렇다보니 일단 그럴듯한 이름 붙여 사무소 먼저 만들어 놓고 그곳을 거점으로 사실상 선거운동을 하다가 선거가 끝나면 유야무야 사라지곤 했던 것이다. 정치지망생이 세우는 연구소가 진정 지역발전을 위한 연구소인지, 아니면 선거 전 반짝 운영하는 사실상의 선거사무소인지는 그 연구소가 개인연구소인지 비영리단체로 등록한 연구소인지를 확인하면 된다. 개인연구소는 일정한 개소 기준도 없고, 등록처도 없다. 말 그대로 개인이 마음대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연구소이다. 반면 비영리단체 성격의 연구소는 관계기관에 등록할 의무가 있으며 연구하는 대상에 따라 등록처가 다르다. 강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한 연구 실적도 있어야 한다. 아무튼 속속 등장하는 정치인들의 연구소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불신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선거 끝나면 소리소문 없이 슬쩍 닫아버리고 마는 일이 종종 있어왔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정말로 지역발전이라는 큰 뜻을 위해 연구소 개소를 염두에 두었던 사람들이 망설이는 것은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정치인들이 이를 불식시키려면 이름에 걸맞는 연구실적은 물론이고, 연구 결과에 대한 책임있는 실천이 있어야 하며 선거 이후로도 충실한 운영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