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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생명을 잇는 마지막 끈, RIT(신속동료구조팀)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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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30일(월) 10:51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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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아산소방서 구조구급센터 소방교 서현민<사진 제공=아산소방서> | ⓒ (주)온양신문사 | “메이데이(Mayday)”
화재 현장에서 무전을 통해 이 신호가 울려 퍼진다면, 이는 곧 소방대원에게 긴급한 위기 상황이 발생했음을 뜻한다.
화재 현장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위험으로 가득하다. 순식간에 번지는 불길, 붕괴하는 구조물, 시야를 앗아가는 농연과 유독가스 속에서도 소방대원들은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진입한다.
그러나 때로는, 그 구조의 주체였던 소방대원이 스스로 구조의 대상이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실제 순직 사례 또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절체절명의 순간, ‘소방관을 구하는 소방관’이 있다. 바로 신속동료구조팀(RIT: Rapid Intervention Team)이다.
- 현장에서 체감한 RIT의 필요성
내가 소방공무원으로 입직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절, 관내 대형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에 출동한 일이 있다. 비상 대응 2단계가 발령될 만큼 큰 화재 현장에서 나는 팀원들과 함께 실제 고립 상황을 겪었었다.
그 당시 RIT 라는 개념도 익숙하지 않았던 때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농연 속에서 떨어져가는 호흡기의 공기 잔량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패닉에 빠졌었고, 결국 함께 진입했던 팀원 일부가 연기를 마시고 다른 동료들에게 구조되어 나오는 모습을 무력하게 지켜 본적이 있다.
그날 이후 나는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 기술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현장 안전’을 위한 구조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 조직문화로 정착되어야 할 RIT
그 사건으로부터 시간이 흐르며 현재는 RIT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관련 기술과 교육도 점차 발전해 왔다. 이제 RIT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현장 안전 확보를 위한 필수 기술임이 명확해지고 있다.
RIT는 ‘현장에 투입되는 대원의 안전도 책임진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조직문화이다. 단순히 사고 발생 후의 대응을 넘어, 사전 대기와 즉각 투입이라는 체계적 구조를 갖춘 예방 중심의 대응 시스템이다.
소방청은 최근 자체 RIT 표준운용절차(SOP)를 마련하고, 화재 대응 1·2단계 현장에 RIT 팀을 필수 편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RIT의 체계적 운영이 전국으로 확대된다면, 소방 조직 전반의 대원 생명 보호 역량은 크게 향상될 것이다.
- RIT를 전면적으로 확산시켜야 하는 이유
1. 현장 안전 확보와 조직 사기 진작
위험한 현장에 진입하는 대원들에게 ‘만약의 상황에서도 나를 구조할 팀이 준비되어 있다’는 인식은 곧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이는 구조 활동의 집중도 향상과 조직 사기 진작으로 이어진다.
2. 복합재난에 대한 대응력 강화
최근 재난은 단순 화재를 넘어서, 폭발, 붕괴, 유해물질 노출 등 다양한 위험이 중첩된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복합 재난 상황에서 활동하는 대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이중 안전장치로서 RIT는 반드시 필요하다.
3. 모든 소방공무원의 RIT 기술 숙달 필요성
RIT는 특정 구조대만의 임무가 아니다. 재난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으며, 고립 상황에 빠진 대원이 가까이에 있는 동료의 즉각적 구조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특히 신임 소방공무원 교육과정에 RIT 이론과 실기 훈련을 체계적으로 포함시켜, 입직 초기부터 ‘동료를 구조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이는 단지 기술을 익히는 것을 넘어, 조직적 연대감과 생명존중의 문화를 내면화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소속이나 경력에 관계없이 모든 대원이 일정 수준 이상의 RIT 기술을 숙지해야만, 불시에 발생하는 고립 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 고립된 소방관이 기억해야 할 생존 행동
아무리 RIT가 신속히 출동하더라도, 고립된 대원의 초기 대응이 생존 확률을 좌우할 수 있다. 구조팀이 도착할 때까지 고립 대원은 다음과 같은 행동을 실시하여야 한다.
- 무전을 통한 ‘Mayday’ 선언 후 LUNAR 원칙에 따라 위치(Location), 이름(Unit), 상황(Nature), 공기 잔량(Air), 요청(Request)을 정확히 전달한다.
- 불필요한 이동은 피하고, 구조 유도 신호(두드림, 소리, 빛 등)를 반복한다.
- 공기 절약을 위해 호흡을 조절하고, 몸을 낮춰 연기 노출을 최소화한다.
- 구조물 벽체 가까이에 붙어 방어자세를 유지하고, 열화상 탐지 가능성을 고려해 움직임을 줄인다.
이처럼 RIT 와 더불어 고립자 본인의 생존 행동까지 포함된 교육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상호 생명 보호 시스템을 만드는 핵심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소방의 사명이라면, 그 사명을 수행하는 대원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조직의 의무다. RIT는 그 의무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적 수단이자 소방 안전 문화의 상징이다. 우리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지만, 그 시작은 서로를 지키는 일이어야 한다.
RIT의 철학이 소방 조직 전반에 깊이 뿌리내릴 때, 우리는 더욱 안전하고 강한 구조 시스템을 갖춘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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