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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지방자치단체 자율통합 방안을 보면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것이 있다. 그것은 말로는 풀뿌리 지방자치를 지향한다면서도 중소 지자체를 이리저리 뭉뚱그려 덩치를 불리겠다는 의도와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는 생활자치로서 주민들의 행정에 대한 참여와 통제, 주민서비스가 용이하도록 관청은 주민과 가깝고 작은 규모가 바람직한 것이다. 그러나 인구를 70만~80만명 규모로 불릴 경우 과연 그 본질이 유지될지 우려스럽다. 지금도 근접정부, 근린지역공동체로서의 기초자치가 훼손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를 더 키워서 어찌하겠다는 것인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또한 소위 ‘자치단체 자율통합 지원계획’이 행정안전부에 의해 발표되고 그로부터 한 달 만에 통합건의서라는 것을 받아 곧바로 여론조사, 지방의회 의견청취를 거쳐 주민투표, 통합 결정, 추진계획 수립, 자치단체 설치법 마련까지 불과 4개월 만에 모든 과정을 다 해치우려 하고 있다. 간단한 법안 하나를 제정하는데도 전문가들이 몇 개월씩 매달려 초안을 내놓는데 주민생활을 송두리째 뒤바꾸는 통합과정을 이렇게 속전속결로 해치우려는 것은 사실상 강제통합 추진에 다름 아니다. 행정구역의 개편과 통합은 지역마다 천차만별의 상이점이 충돌하는 것인만큼 오랜 시간 논의하고 조정해 의견을 일치시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자치단체간 통합은 지역적 감성과 혈연적 연고성, 역사적 동질성과 미래가치의 향일성을 절대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정책적 사업인데 이렇게 우격다짐식, 졸속으로 통합을 시도하는 것은 악랄한 저의가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외에도 무리하게 도시를 키움으로써 필연적으로 따르게 마련인 각종 도시문제와 외곽지역 소외현상, 교육과 문화의 편중현상, 이질적 문화와 기질이 충돌해 빚어내는 지역갈등 등 문제점이 이루헤아릴 수 없다. 그러함에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이 정부의 풀뿌리 지방자치는 허울일 뿐이고 오히려 지방을 중앙정부에 종속시켜 영향력을 극대화 하려는, 억측도 무리는 아닌 것이다. 정부의 말뿐인 자치단체 자율통합방침은 잘못되고, 잘못되고, 또 잘못된 것이다. 강제로 실시할 경우 엄청난 국민적 저항을 받게 될 것임은 불문가지다. 주민의 대의기관이라는 행안위 소속 이명수 국회의원을 비롯해 시·도의원들은 졸속통합에 국운이 달렸다는 심정으로 죽기살기로 매달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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