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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의 [행복한 아산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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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치읍 방현리 은행나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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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9일(토) 13:35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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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유은정(순천향대학교 강사) | ⓒ (주)온양신문사 | 아산시 곳곳에서는 은행나무 노란 물결이 가을의 깊어감을 전하고 있다. 이미 은행나무 잎이 떨어져 겨울의 문턱에 있음을 알리기도 한다. 아산에는 곡교천 은행나무길을 비롯해서 은행나무를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맹씨행단에는 맹사성이 심었다고 전해지는 쌍행수가 있고, 마을 곳곳에도 보호수로 지정된 은행나무들이 있다.
은행나무는 전통적으로 마을의 수목신으로 마을 사람들의 안전과 풍요를 기원하는 대상이었다. 일본에서는 은행나무가 ‘신의 나무’로 신성한 장소에 자주 심겨졌고, 중국에서는 은행나무가 부자와 행운을 상징하는 나무로 여겨졌다. 1,000년을 넘게 산다는 은행나무는 신화나 전설 속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염치읍 방현리 53-1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다. 이 은행나무의 수령은 560년이 넘었다. 마을을 오랫동안 지켜온 당산나무로 마을 주민들과 함께해 온 세월의 깊이가 깊다. 방현리에서는 이 은행나무에 얽힌 슬픈 옛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 어느 마을에 다 쓰러져가는 오두막집에서 금슬 좋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남편이 나무하러 산에 갔는데 밤늦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텅 빈 집에서 남편을 기다리는 부인은 외롭고 무서워서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그런데 자정 무렵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남편의 목소리가 들렸다. 부인은 이상한 생각이 들어 말을 걸었다. “내 남편은 손에 점이 있으니 손을 보여 주세요” 잠시 후 남편으로 가장한 늑대의 백지장 같은 손이 창호지 사이로 들어 왔다.
부인은 남편의 손이 아님을 알고, “어쩌면 내 남편 손과 같을까”라고 하며 손을 잡고는 가슴에 품고 있던 은장도로 있는 힘껏 늑대의 손을 마구 찔렀다. 남편을 너무나도 사랑한 부인은 자기 몸을 지키기 위해 늑대와 싸운 것이다. 늑대는 사라졌지만 부인은 늑대와 싸운 충격으로 다음 날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한편 남편은 나무를 지고 산을 내려오다 커다란 구덩이에 빠져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다행히 마을 사람들이 발견하여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남편은 죽은 부인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몹시 슬퍼하였다. 그
는 은행나무를 심고 부인의 시체를 화장하여 그 뼛가루를 나무 주위에 뿌렸다. 이후 비가 오고 눈이 내리는 날이면, 은행나무가 부인의 소리로 슬프게 운다고 전해지고 있다. 지금은 은행나무가 마을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부인은 위험한 상황에서 남편을 확인하기 위한 방법으로 손을 보여달라고 한다. 그리고 남편이 아님을 알고 자신이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인지하여 먼저 공격을 단행하게 된다. 이러한 부인의 모습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볼 수 있다. 손으로 남편을 확인하는 방법은 해님달님 이야기에서 아이들이 엄마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과 동일하다. 이 역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아이들의 재치있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부인은 싸움의 충격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정절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다해 싸운 것이다.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 남편이 할 수 있는 일은 부인의 죽음을 기리는 일이었다. 그래서 은행나무를 심게 된 것이다. 방현리 은행나무는 정절을 상징하게 된다. 부인의 울음 소리가 들린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지는 은행나무는 이후 오랜 세월 방현리 마을 사람들과 동고동락하게 되었다.
며칠 전 900년 된 은행나무 ‘청주 압각수’가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안건이 가결되었다고 한다. 은행나무의 가치를 인정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방현리 은행나무에 깃든 마을의 삶과 기억이 앞으로도 오래오래 지켜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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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보호수로 지정된 염치읍 방현리 은행나무 | ⓒ (주)온양신문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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