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천경석의 [행복한 아산 만들기]
|
|
임헌회 거주지 신양 마을 이야기
|
|
2025년 09월 10일(수) 10:13 [(주)온양신문사] 
|
|
|

| 
| | ↑↑ 천경석(아산향토연구회) | ⓒ (주)온양신문사 | ‘시금자’라는 말을 오랜만에 들으니 반가웠다. 독성서원 배향 인물 학술대회가 열린 지난 8월 22일 오후 행사장 뒤편에 마련된 차와 간식 탁자 위의 여러 다식 중 검은 참깨 다식이 있었고, 몇 차례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이 시금자라 말했다.
시금자는 검은 참깨를 일컫는 한자어 ‘흑임자(黑荏子)’가 변한 말로 본다. 어떤 사람은 희금자에 가깝게 발음하기도 했다. 우리 집에서는 주로 흑염자라 불렀고 꺼먹깨, 검은깨 등으로 일컫기도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시금자라 말해도 잘 알아듣기는 했다.
우리말의 변화는 참 재미있다. 또 어렵기도 하다. 시금자의 경우는 자음과 모음이 모두 바뀐 경우다. ‘찬샘골→참샛골’은 모음이 그대로 유지되는 보기다. 찬물이 솟는 샘이 참새가 되었다.
지난해에 아주 속상한 일이 있었는데 신창 남성리의 신설 초등학교 이름과 길 이름 때문이다. 내년 3월 개교 예정이라는 ‘아산 천우물 초등학교’와 ‘천우물로’라는 길. 굳이 한자로 표기하면 냉정(冷井)이 되는 ‘찬우물’을 천우물이라고도 말했고 심지어 처네물, 처녀물 등 여러 가지로 바뀌었다. 바뀐 뒤의 이름을 기준으로 우물 천 개가 있었다는 유래 설명은 사실과 다르고, 천우물을 공식적 이름으로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 비슷한 사례가 적지 않다.
어찌해야 하나. 일일이 쫓아다니며 설명하고 바로잡을 수도 없는 일이고. 속설이야 다양하게 이야기될 수 있지만, 공식적인 이름을 정하거나 표기할 때 검토하고 확인하는 과정이 있으면 좋을 텐데. 한번 틀리게 되면 나중에 바로잡기가 참 어려운 일이다.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는 하나 우리말과 지명의 유래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의도하지 않아도 확인 또는 검증하는 회로가 자동으로, 습관적으로 작동하는 경향이 있다.
그날도 발표 내용과 관련하여 갑자기 검증 회로가 작동하는 일이 생겼다. 어느 발표자가 ‘고산 임헌회의 거주지가 둔포면 신양리’라고 단언했기 때문이었다. 임헌회의 스승 홍직필이 쓴 시의 제목에 ‘신양(新陽)’이라는 관련 지명이 있음을 근거로 하고 있다.
어~, 둔포 신양리는 조선시대에는 없던 지명인데. 1914년에 신대리(新垈里. 새터)와 백양동(白楊洞)을 합쳐 한 마을로 만들면서 한 글자씩 따서 새로 만든 지명인데. ~~~. 사실 지금의 둔포 신양리 지역은 조선 말까지 아산현 땅이 아니라 천안군의 월경지인 모산면의 일부였다.
한참 고민하다가 마지막 종합 토론 시간에 하는 수 없이 질문 형식으로 의견을 냈다. 학술 행사에 자주 가기는 해도 나서서 말하지는 않는 편인데, 기본적인 주요 사항이고 참석자들이나 발표 자료를 접하는 분들이 계속 잘못 알게 될까 염려되어서였다.
“20여 년 전부터 임헌회 선생의 호 중 하나였던 희양재(希陽齋)가 어디에 있었는지 알아보려 했는데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신양이 둔포 신양리라고 단정하기에는 더 검토해야 할 부분이 있다. 염치 산양리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나중에 함께 상의했으면 좋겠다.”라는 정도의 의견 제시였다. 발표자에게 아주 미안했지만 이 문제는 어쩔 수 없었다.
일단, 필자가 생각했던 염치읍 산양리를 살펴보면, 이 마을도 1914년 형제동을 포함해서 세 마을을 합친 뒤 만든 일종의 합성 지명이다. 남산리(남산말)의 산과 생양동(生陽洞)의 양을 붙였다. 생양은 ‘새양’에서 비롯된 이름이고, 새양은 새암(샘)이 변한 것으로 본다. 주민들은 흔히 생골이라 하였다. 샘골이 새암골, 생골, 새양골, 생양동(생양골), 생양리 등으로 바뀌거나 한자 표기되었다고 본다. 그 중 중간 단계라 할 수 있는 ‘새양’을 이두식 한자로 기록하면서 ‘신양(新陽)’이라 하였고, 임헌회는 스승에게 자신이 사는 마을이 신양이라 말씀드렸을 수 있다.
생양동은 이두식 한자어일까? 아닌 것 같다. 샘, 새암이 생, 새양으로 자연스럽게 바뀌었는데 ‘생양’은 새양 중 뒤의 양 때문에 앞의 새에도 ㅇ이 붙게 되는 발음의 변화로 생긴 이름일 수 있다. 또는 누군가 새양을 의도적으로 변형시켜 지은 이름일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근거 없이 깊이 들어가 보자면, 아마도, 중국 북송 학자 주돈이의 「태극도설」 중 ‘太極動而生陽~(태극동이생양. 태극이 움직여 양을 낳으니 ~)’의 생양을 가져온 것일 수도 있다.

| 
| | ↑↑ 전재 임헌회 추모비 비문 일부 | ⓒ (주)온양신문사 | 희양재의 경우 임헌회 선생이 새양을 희양이라 의도적으로 바꾸었거나, ‘생양을 바라는 집’의 의미로 또는 ‘양(陽), 즉 우암 송시열처럼 되기를 바라며’ 붙였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도 있다. 이쯤 하면 신양, 생양, 희양과 관련하여 어느 정도 추정이 된 것 같은데, 아니다. 큰 문제가 있다. 시작부터 오류다.
『전재연보』에 임헌회 선생이 22세 때 부친을 따라 이주해서 살기 시작한 마을 이름은 본래 신기(新基)인데 신양(新陽)으로 바꿨으며, 신양은 주희(주자)와 송시열이 관련된 지명에서 한 글자씩 따왔다고 하는 기록이 있다. 주희는 신안주씨이고 우암 송시열이 은거하며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 괴산 화양동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산양리에는 신기, 즉 우리말로 새터라는 지명이 없다. 신양은 샘, 새암, 새양에서 비롯된 이름이 아닌 것이다. 풍천임씨의 세거지인 동정리와 쌍죽리에 가서 확인해 봤는데 새터라는 지명은 역시 없다. 인근에서 새터라는 지명이 확인되는 곳은 온양의 실옥2통과 염치읍 방현3리, 영인면 아산2리다. 어떻게 확인해야 되나.
요즘 말로 우문현답,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했던가. 다시 동정리에 가서 독성서원 뒤편의 독성서사 유허비 앞을 살폈다. 근래(1990년)에 세운 배향 인물 네 분의 추모비들이 있어서 혹시나 하고 임헌회 선생 추모비를 읽는데 네 번째 줄에 눈에 번쩍 뜨인 내용이 있다. ‘아산군 영인면 아산리 새터마을(造山村)에서 자라나며‘라는 부분이다. 아주 뜻밖이다. 영인산 아래 살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염티 산양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는데 생각하지도 못했던 아산리라니. 친형님에게서 들었던 학산(鶴山) 때문에 동정리 동남쪽의 ’학대‘를 생각하기도 했는데, 아산리 학교산을 학산이라고 했던 모양이다.
비문 내용은 집안에서 뭔가 근거를 바탕으로 검증했다고 믿을 수밖에 없다. 6세 때 이거했다는 아산 조산촌과 새터(신기→신양)는 같은 마을이거나 아주 인접한 곳일 수 있다. 조산촌이라는 지명과 정확한 위치는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 9세 때부터 신양 이주 전까지 살았다는, 직산에서 50리라는 염호(濂湖)는 막연히 염치읍 염성리 염티 마을일까 하는 생각은 드는데 아직은 최소한의 근거를 가지고 추정하지도 못하고 있다.
| 
| | ↑↑ 독성서사 유허비 | ⓒ (주)온양신문사 | |
일단, 전재 임헌회 선생이 주로 살았던 신양(新陽)은 영인면 아산2리로 본다. 아산2리는 새터, 장터, 절골 등 세 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하니 현재로서는 영인면사무소 근처 어디일 것으로만 생각하고, 집의 위치는 아직 추정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계속 생각하고 확인해야 할 과제다. 쉽지 않은 일이다.
|
|
|
|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지역정신 온양신문” - Copyrights ⓒ(주)온양신문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주)온양신문사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주)온양신문사
|
|
|
|
|
|
|
|
|
|
|
|

|
|
|
|
최근기사
|
|
|
|
|
충남도, 재선충병 피해목 제거 ‘..
|
|
“인형극으로 배우는 효, 함께 만..
|
|
충남도, 잇따른 산재 사망사고에 ..
|
|
‘안면도 소나무림’ 산림유전자..
|
|
충남도의회, ‘전기차·산업현장..
|
|
㈜광진기계 방문 화재안전 현장지..
|
|
한올고, 일상 속 사물에서 지식의..
|
|
충남다우리학교, 전통문화 체험으..
|
|
온양고, 2026학년도 신입생 입학..
|
|
쌍룡초 남현우 학생 전국과학전람..
|
|
신창중, 책장을 넘어 작가와 마음..
|
|
숲체험교육원, 가을 곤충과 함께 ..
|
|
호서대, 대학 경영의 중심에 ESG
|
|
기후살인 막는다…도·시군 머리 ..
|
|
하천관리 담당자 실무 역량 높여
|
|
문해력 향상 학습 자료 보급…“..
|
|
충남교육청, 제1회 보건·의료 계..
|
|
충남교육청, 역대 최다 메달(111..
|
|
충남교육청, ‘독서경영 우수 직..
|
|
충남교육청, 자기 성장 집단상담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