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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석의 [행복한 아산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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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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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27일(금) 11:03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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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천경석(아산향토연구회) | ⓒ (주)온양신문사 | 내가 죽어도 세상은 그대로 굴러간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낙엽 하나 떨어져 날아가 버린 것처럼. 참 씁쓸하고 허망한 일이다. 원래 그런 것이 이치라는 사실은 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게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살아생전에 사람들에게 잘해야 하나. 아쉽고 허망하여 뭔가 흔적이라도 남기려 하면 그게 무심한 세상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계속 마음공부를 해야 할 일이다.
어제 신정호 서쪽 길을 지나가는데 자주 다니면서도 그동안 못 봤던 작은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평소 습관적으로 이곳저곳을 살피며 다니는 사람인데 길에서 가까운 그 건물을 여태 못 알아봤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세로 현판에 남원윤씨 사당(南原尹氏 祠堂)이라 쓰여 있다. 사당이나 재실 성격의 건물은 흔히 ○○재라 하는 경우가 많고 어떤 집안은 심지어 ○○전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런데 참 소박하게, 알기 쉽게 그냥 사당이라고 해서 오히려 정이 가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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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사진제공=필자> | ⓒ (주)온양신문사 | | 점돌 마을, 한자어 점량동에 있다. 조금 설명하자면, 점돌에는 남원윤씨 14세인 윤복희(尹福稀, ?~?)라는 분이 약 500년 전인 1530년경에 들어와 자리 잡았다고 추정한다.
조선왕조 개창에 반대하여 벼슬을 포기하고 당진 송악에 가서 은거한 6세 윤황(尹璜)의 후손이다. 부인은 김응남의 딸 언양김씨다. 언양김씨? 김응남은 점돌 마을의 저수지 건너 맞은편(동쪽)에 있는 희안리 입향조 김효례의 5대손이다. 두 집안 모두 조선 건국에 반대하여 이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윤복희는 혼인을 통해 점량동에 살게 되었고, 지금까지 후손이 이어지고 있다. 남원윤씨 집안 사당을 보니 이미 알고 있던 그런 사실들이 떠오른다.
추석 직전에 지인이 말하기를, 요양원에 계신 어머님이 돌아가시면 일찍 돌아가신 아버님 묘도 정리해서 화장한 뒤 같이 뿌려버리고 묘 자체를 안 만들면 어떠냐 말해봤더니 여동생들이 안 된다, 봉안당에라도 모시자고 하더란다.
뭐가 옳고 그르고의 문제는 아니고 생각의 차이, 선택의 문제가 되었다. 지금 이미 그런 세상이 되었고, 앞으로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문제는 묘지 외에도 지금까지 잘 남아 있던 흔적들이 너무 빨리 없어진다는 점이다. 의미 있고 소중한 흔적임에도 개발, 발전, 정리의 이름으로 사라지는 것들이 너무 많다. 큰돈이 되는 것이면 없애지는 않았을 거라든가 이미 돈으로 바꾸기 위해서 없앴을 거라는 생각은 너무 삐딱하고 비아냥거리는 관점일까.
좀 거칠게 말하면, 요즘 최고의 신은 돈인 것 같다. 유일신 같다고 하면 너무 나간 것인가. 거기에 곁들여 편한 것, 새것, 맛있는 것, 재미있는 일 외에 다른 일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돈이 안 되는 것, 불편하고 귀찮은 일 등은 버리거나 무심하다. 어찌 보면 본능이라 할 수도 있지만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다. 먹고살기도 힘들다고 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옛날에는 지금보다 먹고살기가 훨씬 더 어려웠다. 어쩌면 무심함이 먼저일지도 모른다.
나 개인적으로는 나의 삶 관련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남들이 알아주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 데에는 이미 익숙해져 있다. 그래도 어떤 중요한 것, 의미 있는 일은 흔적이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족하나마 아산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그 흔적은 매우 중요하다. 상징물, 상징적 공간, 좀 거창하게 말하면 지역의 소중한 역사 유적, 문화유산이 되겠다.
소소할 수도 있고, 지정되지 않은 다양한 문화유산도 모두 의미 있는 흔적들이다. 그런 흔적들을 통해 우리 지역에 풍부하고 고금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넘실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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