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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균의 [행복한 아산 만들기]

아산의 다정한 이웃들

2024년 09월 12일(목) 17:38 [(주)온양신문사]

 

↑↑ ▲홍승균(홍가신기념관 관장)

ⓒ (주)온양신문사

우리 아산시는 옛 온양군과 아산현 그리고 신창현이 모여서 이루어진 도시이다.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 개편으로 통합 아산군이 되기 이전, 근대시기에 이르도록 서로 다른 고을이었고 관아를 달리하였다. 이를 여실하게 나타내는 상징적인 기념물이 온양향교, 아산향교, 신창향교이며, 온주아문과 여민루 등의 관아지 유구와 옛 서원지를 통한 잔존유허가 전해지고 있다.

현재의 아산 주변은 천안, 예산, 공주 그리고 경기도 평택 등의 도시가 인접해 있다.
공주는 같은 충남이라도 차령산맥으로 고개가 높으니 살가운 이웃의 개념이 흐릿하다면, 평택은 애초 경기도라는 이질감을 어쩔 수 없다.

장항선을 통한 철도로 연결되는 천안과 예산이지만, KTX 천안아산역으로 인한 명칭 다툼 때 보여지듯 공동 경제권역이면서도 야릇한 경쟁심이 작동하고 있다. 또한 교육과 물류에서 수도권을 지향하는 아산시의 정서에서 예산은 미처 살펴지지 않는 고장임이 솔직한 현황이다.

옆나라 일본은 오키나와의 태평양 섬나라와 홋카이도의 설원에서 같은 언어를 쓰고 있듯이, 중국에서는 만주벌판과 화남 그리고 투르판 서역에서 위안화를 공유하고 있다.

그들 스스로 선택한 의지로 의한 동일 국민이 아닐 것이다. 민족이 다르면서도 세상의 흐름 속에 순응하면서 어느새 같은 국민이 되어있고 대외적으로는 하나의 국기를 게양하고 있듯 행정으로 규정지은 영역의 힘은 지대하기만 하다.

현재의 아산시를 구성하는 옛 고을!
온양은 누가 뭐래도 역대 조선의 여러 임금이 왕림하는 온행 행차가 가장 큰 이슈이듯, 온양행궁을 비롯한 온천관광문화와 기차역을 기반으로 한 교통중심지이다.

아산은 그 옛날 대몽, 청일전쟁의 항쟁에서 보듯 대 서해안 해양도시의 면모를 보여 공세창 그리고 민족의 영웅 이순신의 자취가 어린 현충사가 있다.

신창은 내포의 내륙을 관통하여 내포의 민심을 반영하고 소통하는 관문이며, 교통과 전략적인 요충지로서 곡창지역의 역할이 지대하다.

오늘에 이르러 온양사람, 아산사람, 신창사람을 구분한다는 것이 의아할 만큼 우리 아산시민은 100년이 넘은 시절을 지내오면서 더 이상 이질감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어쩌면 이런 동류의식을 지니게 되는 것에 그만한 시간을 요하는 것일 수도 있다. 세 고을은 은연중에 지니고 있었을 고유의 정서와 특유의 전통문화 그리고 맛이 있었을 것이며,
나름의 용어가 상이했을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서로 교류하면서 돕기도 하고 때로는 경쟁을 하였으리라. 이처럼 개성이 버무려진 것이 통합 아산이다. 각지의 고유 특질을 잃지 않고 또 계발하면서 아산의 다양성과 역사성 그리고 그를 통해 미래 가능성이 개척되어 왔다.

과연 우리 고장의 세 지역 선조들은 인근 대흥과 직산, 풍세 사람들에 비해 오래전부터 서로 호의적인 이웃으로 살아왔을까를 궁금해했던 적이 있다.

평소 필자가 가르침을 받는 현인께서는 그 하나의 요인으로 ‘만전당 홍가신’을 꼽는 탁월한 해답을 제시하셔서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다.

만전당 홍가신은 염치읍 대동리의 인물이다. 즉 아산사람인 그를 아산의 인산서원에 배향인물로 모셔짐은 이해할 수 있지만, 엄연히 옆 고을인 온양의 정퇴서원에서도 배향하였다는 점에서 고을 간 동질적인 유대감으로 주목하셨다. 은연중 ‘한동네’의 개념이 내재하고 있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오늘의 우리 아산을 돌아보자.
수도권 이하 지역에서 충북 음성, 전남 영암, 충북 진천에 이어 총인구대비 외국인의 분포가 많은 도시가 아산이라 한다.

주거단지가 밀집한 도시 외곽 아파트와 대형마트의 유동인구에 비해, 대중교통이 원활하고 의료기관이 많은 구도심에는 외국인의 왕래가 너무도 흔한 모습이 되어있다.

특히 재래시장에는 각 나라의 전통 음식과 과일 그리고 식자재 및 생필품을 취급하는 가게들이 속속 자리하면서 그들의 발걸음이 더욱 잦아지게 마련이 되었다.

특히 휴일이면 제법 글로벌한 도시의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더 이상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은 눈길을 끌 대상도 아니어서 마주하는 시민들도 그저 심드렁하게 대한다.

구도심에서 그들은 어느덧 주요한 경제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길을 걷다 보면 다양한 언어, 피부색 그리고 전통음식의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외국인을 심드렁하게 대하는 속에 그들은 자연스레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 있다.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못한 나라에서 특히 일자리와 금전적인 이유로 이 땅에 온 사람이 대부분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그들을 하대할 이유가 될 수 없듯, 하나의 문화권을 형성하고 함께 살아가는 그들 자체를 인정하는 정서가 만연되었으면 좋겠다.

↑↑ ▲외국계 상점 모습

ⓒ (주)온양신문사

최근 필리핀으로부터 가사도우미가 대거 공식 입국하는 모습이 크게 화제를 띄면서 생생하게 방영되었는데 올림픽 선수단이 귀국하듯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2024년 현재 우리는 그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1970년대 초 한국 노동자들이 독일에 광부로 취업하고 간호사로 취업하였을 때 독일 TV에서도 다루었을까를 생각해 본다.

필자는 시내 거리에서 수시로 외국인들과 맞닥뜨리는 기회가 있다. 지나는 가운데 길을 묻는다든가 접촉할 일이 있을 때면 필요 이상 공손하고 또 경계하는 눈빛을 번번이 느낀다. 몇 명이 몰려다니는 경우라도 그들은 조심스러워하고 있음이며 그동안 차별의 상처를 경험했었음이 엿보인다.

외국인중에서 흰 피부에게는 비교적 우호적이면서도 검은 피부에게는 거리감을 두고 심지어 하대하는 모습도 발견된다. 관광객도 아니고 같은 하늘 아래 아산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인데 말이다.

작은 호의에 깍듯하게 90도로 인사하는 모습에서 비굴함과 두려움이 비치고 괜스레 미안스럽다. 한국 사람들의 소위 ‘예의범절’을 어설프게 배웠으니 생존전략상 그들의 지나친 공손함이 아주 어색하게 가슴을 아린다.

오랜 시간 동안 ‘외국인’이라는 개념은 흰 피부와 커다란 키 그리고 갈색 머리의 서구인만을 동경하듯 지칭하였다. 그 와중에도 흑인은 검둥이라 비하하였고 동남아사람들은 아예 안중에도 없었다.

격동의 혼란기를 겪어온 우리의 현대사를 보건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는 인식일 수 있다. 그러나 자녀에게까지 주입시키지는 말자. 왜냐하면 그들은 앞으로의 날들 속에 학교와 사회에서 다양한 피부색의 아산사람, 대한민국 국민과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배우는 미술시간에 우리가 살색으로 지칭하던 색깔은 2002년 연주황으로 또 2004년 살구색으로 바뀌었다. 미래는 살구색만 있는 아산시가 아님을 아이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나 혼자 그들에게 친절하고 배려한들 만연된 우리 사회의 정서가 일시에 바뀌겠는가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내가 만난 그 누군가가 느낀 따스함과 안도감으로 이후 그에게 아산은 다르게 와닿을 수 있다.

보도를 통해 유럽 축구리그에서 우리 선수들이 간혹 인종차별적 조롱을 받을 때마다 속상하고 분한 마음이 들지 않는가? 그럴 때면 ‘저희들은 우리가 비하하던 깜둥이’들도 섞여있다는 유치한 생각까지 들도록 말이다.

식당에서, 편의점에서 그리고 노동현장에서 우리는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강요하듯 자녀에게 훈육할 필요는 없다. 아빠 엄마가 대하는 자세를 우리 아이들은 지켜보고 있다. 유럽의 수행자가 했던 글귀를 늘 생각한다.

‘우리의 행동과 기억은 우리가 앉아있는 목욕물과도 같다. 그 깨끗함은 자신에게 달려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덥고 습한 여름 날씨는 이제 동남아보다도 더 덥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동남아에서 온 사람들은 40도를 육박하는 더위쯤은 대수롭지 않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역시 그들도 혀를 빼물고 힘들어하였다. 역시 더운 건 더운 거다.

무더위 끝 햇살 아래 잠자리의 날개가 반짝이는 계절이 왔고, 머잖아 그들이 우리보다 훨씬 견디기 어려워할 한겨울의 추위가 다가오고 있다.

같은 아산사람들끼리 잘 지냈으면 좋겠다. 추석 명절의 긴 연휴에는 덩달아 들뜬 얼굴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시내를 활보한다. 그 밝은 얼굴을 보며 덩달아 흥겨워질 것 같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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