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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신문이 5월 21일로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10년이면 강산이 한 번 바뀐다고 하는데 이는 지난 이야기일 뿐, 요즘은 3년만 지나도 주변 지도가 확 바뀌어 버린다. 특히 아산은 하루가 다르게 지형이, 산업이 바뀌고 있어 온양신문이 걸어온 20년은 강산이 두 번 정도 바뀐 게 아니라 서너 번은 더 바뀌었을만치 오랜 세월이다. 88년 서울올림픽으로 인해 나라 안팎이 붕 떠 있던 시절, 군사 쿠데타로 득세했던 정부는 올림픽이라는 지상최대의 서커스로 이반된 국민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려 했고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리면서 일견 그 목적은 성공한 듯 했다. 그러나 그후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이 깨어나기 시작해 결국 이 나라 민심대로 정권은 군사정부에서 문민정부로 서서히 넘어가고 있었다.
약관의 나이에 패기로 시작 1989년, 온양신문은 그런 과도기에 창간됐다. 초목에 물이 올라 한창 푸르름을 더해가는 5월이었다. 약관을 갓 넘긴 기자 몇이 의욕과 패기로 시작했다. 창간호의 1면 톱은 ‘시·군 통합 명칭 놓고 논란’이었다. 당시는 온양시와 아산군의 도·농 통합을 놓고 양 지역이 대립을 빚고 있었는데 일단 큰 틀에서 통합에는 찬성하지만 이번에는 명칭을 놓고 ‘온양시’냐 ‘아산시’냐로 갈라져 있었던 것이다. 양 지역이 내세운 것중에는 공통된 부분이 적지 않았다. 역사성과 정통성이었다. 다른 부분은 온양시가 전국적인 지명도를, 아산시가 지역세를 내세웠다. 후일 결론은 지역세, 특히 인구수 등에 의해 우세한 아산시로 결정되었지만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는 부분이다.
과감한 ‘온양신문’ 제호 지금도 시시때때로 ‘온양시’로의 환원을 주장하는 시도가 머리를 들고 있는 것을 보면 ‘처음’의 중요성이란 것을 거듭 시사해준다. 두 가지 명칭을 놓고 첨예하게 맞선 시점에서 과감하게 ‘온양’을 선택해 제호를 정한 것부터가 심상치 않다. 온양신문의 출발은 이렇게 주민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역사적으로 전환점이 될 중요한 시기에 ‘지역사랑의 실천’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시작됐다. 그러나 이후 젊은이들의 하늘을 찌를듯 하던 의욕과 패기는 현실이라는 장벽을 만나 주춤하게 된다. 세상이라는 것이 단순한 이상이나 꿈만 갖고는 헤쳐 나가기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차츰 깨달아간 것이다. 열악한 지역 신문시장은 시설이나 자본, 시장상황 등 제반여건상 영세성을 지닌 지역신문이 장수할 여지를 허용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지역신문이 300여개라고 하는데 그중 10년 이상된 신문을 찾기가 그렇게 힘들고 20년된 신문은 백사장의 바늘찾기처럼 어려운 것이 다 그 때문이다.
20년 역사 찾기 힘든 세상 현재 충남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신문이 홍성신문인데 온양신문은 그보다 불과 6개월 뒤에 출발했을 뿐이다. 그러나 오래 되었다고, 독자수가 많다고 지역 언론의 경영상황이 저절로 나아지지는 않는다. 본지 지난호에 신홍철 편집국장이 토로하기도 했지만 ‘역사와 전통이 있다고 경영에 저절로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거는 구태’라고 내몰리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 사회건 선두주자는 외롭고 괴롭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개척자의 길은 더욱 그렇다. 도저히 갈 수 없을 것 같은 길을 넘어지고 깨어지며 가시덤불과 늪을 헤치고 길을 만들면서 가지만, 뒤 따라오는 부류들은 왜 이런 길을 만들어 놓았느냐고, 자신이라면 이렇게 길을 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그리고 앞서 가는 개척자의 발목을 잡으면서 자신들은 더 낫거나 혹은 개척자와 같은 반열에 오른 양 키를 맞추는 일이 다반사였던 것이다. 지난날 무수한 전장에서 과연 온양신문은 적의 선제탄을 얼마나 맞아야 했나.
시기와 질투, 중상과 모략 모두가 감사 온갖 시기와 질투에서 비롯한 중상과 모략으로 몇 번이나 중도에 쓰러질 뻔한 위기를 맞았었으며 왜 이 길을 택해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느냐는 자조 섞인 한탄을 수없이 되풀이해야 했었다. 여기서 가슴 아픈 사실은 이와 같은 상처를 준 사람들이 바로 우리의 이웃이요, 길을 함께 가는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20개 성상을 지나온 지금, 이제는 그들조차 고맙게 느껴진다. 온실속 화초는 밖에 내놓아지면 이내 시들어 버리고 말지만 온갖 비바람과 눈보라를 겪으며 살아난 화초는 더욱 질긴 생명력을 발휘해 훨씬 더 혹독한 시련도 이겨내고 강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어내기 때문이다.
정상아닌 봉우리에서 잠시 뒤돌아본 것 스무 해를 맞은 온양신문이 정상에 섰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높은 산을 향해 발걸음을 떼었다면 지금은 작은 봉우리 하나 지났을 뿐이다. 여기서 잠시 걸음을 멈추어 뒤를 돌아보고 지나온 길을 반추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바라보고 있다. 거기는 지금까지 지나온 길보다 더 힘든 길이 펼쳐질 것이다. 태산 같은 암릉과 낭떠러지와 절벽 등을 마주 대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포기는 없다. 온양신문 임직원은 오로지 ‘지역사랑의 실천’이라는 모토 하나로 지금까지 꾸준하게 난관을 헤쳐왔던 그대로 앞으로도 헤쳐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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