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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의 [행복한 아산 만들기]

유근의 「봉차온양동헌운奉次溫陽東軒韻」

2024년 01월 02일(화) 10:26 [(주)온양신문사]

 

↑↑ ▲유은정(순천향대학교 초빙교수)

ⓒ 온양신문

특정 장소는 그 장소만이 가지는 정체성을 가진다. 그러나 장소는 개인마다 어떤 경험을 했는가에 따라 장소의 의미가 달라진다. 즉, 주체의 경험이나 의미작용에 따라 장소를 다르게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헌은 조선시대 지방 관청의 중심 건물 중 하나이다. 지방관이 직무를 보는 공간으로 공적인 의미를 지니는 장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공적인 장소도 개인에 따라서는 다른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조선시대 문신인 유근은 송시열, 김창엽 등과 같은 분들에게 문장과 경륜을 갖춘 한 시대의 명신(名臣)으로 추앙받았던 인물이다.

유근(柳根, 1549~1627)의 본관은 진주, 호는 서경으로 1570년(선조 3) 사마시에 합격하였고, 1572년 문과 별시에 장원으로 뽑혀 성균관 전적, 예조좌랑 등을 역임했다.

선조는 유근의 문장과 재지를 높이 평가하여 일본 사신의 방문 때에 선위사에 특임하였다. 유근은 예조 참의, 좌승지, 예조 참판, 도승지, 충청도 관찰사, 예조 판서, 대제학 등의 관직을 이어갔으며, 임진년에 임금을 호종하여 호성공신 2등에 녹훈됐고, 진원군에 봉해졌다.

고향이 괴산인 유근은 충청도에 두 번이나 부임했는데, 1596년 충청도 관찰사에 임명됐고, 1603년 다시 충청도 관찰사가 됐다.

「삼가 온양의 동헌에 있는 시를 차운하다.」는 첫 번째 충청도 관찰사로 부임했을 때 온양 동헌을 방문해 쓴 한시이다. 이 시에는 유근의 아픈 가정사가 담겨 있다.

삼가 온양의 동헌에 있는 시를 차운하다. 奉次溫陽東軒韻

지난 일 생각에 두 줄기 눈물 흐르니 / 追惟舊事淚雙垂
나는 당시 다섯 살이었지 / 我是當年五歲兒
백부께서 일찍이 고을 다스리던 날 / 伯父公嘗爲郡日
조모께서도 당에 계실 때였네 / 大夫人亦在堂時
용사의 재앙으로 종천의 아픔 겪었으니 / 龍蛇禍患終天痛
까마귀의 심정 세월 지났어도 슬퍼라 / 烏鳥情懷隔世悲
고로의 남은 인생 지금 이곳 지나며 / 孤露餘生今過此
현산비 아래에서 홀로 머뭇거리노라 / 峴山碑下獨遲遲

『서경집』1, 437쪽.

시인은 옛 일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 때 시인의 나이는 5살이었다. 백부인 유창문(1514~1570)이 1553년(명종8)에 온양군을 다스렸는데, 할머니께서 1556년에 돌아가시어 온양에서 발인을 한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할머니의 죽음을 슬퍼하시다가 1557년에 세상을 떠나신다. ‘용사의 재앙’은 할머니께서 용의 해인 병진년에 아버지께서 뱀의 해인 정사년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이를 이르는 말이다.

종천의 아픔을 겪은 시인은 40여 년이 지난 후에도 그 슬픔이 가시지 않고 있다. 자라서 어미에게 먹이를 먹여주는 까마귀의 마음처럼 부모를 봉양하고자 하지만 그러질 못해 안타까운 심정이다.

고로여생의 시인은 현산비 아래에서 홀로 머뭇거리고 있다. 현산비는 진나라의 양양태수였던 양호(羊祜)가 양양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풀어 그가 자주 오르던 현산에 백성들이 세운 비를 말한다.

이 비를 바라보는 백성이 눈물을 흘려 타루비(墮淚碑)라고도 했다. 시에 등장하는 비는 백부인 유창문의 선정을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을 가리킨다.

충청도 관찰사인 유근에게 온양 동헌은 사사로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사적인 공간이 된다.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하며, 일찍 돌아가신 할머니와 아버지를 기억하게 하는 장소이다. 백성들이 눈물을 흘렸다는 현산비 앞에서 유근은 홀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 그 눈물의 의미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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