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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균의 [행복한 아산 만들기]

아산의 색깔은 무엇일까

2023년 11월 17일(금) 10:09 [(주)온양신문사]

 

↑↑ ▲홍승균(홍가신기념관 관장)

ⓒ 온양신문

더위가 심했던 여름에 이어 훌쩍 겨울이 다가선 듯 추위가 제법인 계절이다.

가을은 자기 얼굴도 내밀 새도 없이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거리의 가로수 뿐만 아니라 온 산하의 나무들은 갑작스러운 기후변화에 당황하면서 서둘러 월동준비에 나서고 있다.

나무마다 마구 낙엽을 쏟아내고 있으니,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면서 누구는 가을의 아련한 감정에 취한다. 그러나 누구는(청소하는 분) 끝없이 쏟아지는 일거리요, 성취감도 답도 없는 고충이어서 낙담한다.

우리 아산의 거리는 온통 가로수 은행나무로 인해서 황금빛으로 채색되었다. 언제나 활기차고 아름다운 우리 아산이지만, 매년 이맘때가 되면 우리 아산은 어느 즈음보다도 탄성이 나올 만큼 눈부시다. 누군가 우리 고장의 색깔을 묻은다면 지체 없이 ‘노랑색’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 ▲현충사 은행나무

ⓒ 온양신문

봄의 현란한 꽃잔치는 인위적으로 조성하여 치장한 면모가 많아서 개성이 적은 반면, 여름의 푸르름과 겨울의 순백은 너나없이 비슷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여러 고장의 이미지를 새삼스레 떠올려본다.

인근 천안은 능수버들의 연초록이 연상되고, 예산은 빨강 사과, 청양은 붉은 고추가 떠오른다. 전라도 구례가 산수유의 노랑빛이라면 장성은 내장산의 단풍, 전주는 기와지붕의 잿빛이다.

경상도의 성주가 참외의 밝은 노란색일 때 하동은 쌍계십리의 벚꽃이 주는 백색향연이 우선한다. 강원도에서는 강릉이 솔향 내뿜는 솔잎일 때 인제는 자작나무의 백색수피와 더불어 설원의 풍광이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논산은 군복을 상징하는 국방색(진초록)으로 상징되어 쓴웃음이 난다.

우리 아산의 계절이 늘 가을 뿐이 아닐진댄, 다른 고장사람들에게 연상되는 우리 아산의 색깔은 무엇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한 도시의 색깔은 사전적 개념의 의미를 넘어 그 도시의 정체성이자 내재한 성향을 일컫기도 한다. 정치권에서조차 특정 정당마다 선명한 색깔을 로고 삼아서 자신들 정당의 지향하는 바를 홍보하고 단합의 상징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에게 색채가 주는 강렬한 이미지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을 암시한다.

흔히들 ‘나이 40을 넘어서면 자기 인상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라고 한다. 지나온 인생 역정이 얼굴과 표정에 고스란히 투영되므로 그 사람의 내력은 숨길 수 없이 표출된다는 소리다.

현재 우리 아산의 역동적인 변화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조차 혼돈스러울 정도이다. 자고 나면 새로운 건물, 눈을 옆으로 돌려보면 언젠가 개통된 신도로가 뚫려있다.

그러므로 단순히 노랗게 물든 가로수에서 느끼는 우리의 색깔은 제3의 시각으로 볼 때 아직도 유동적일 수 있고 다르게 각인될 수 있다.

한 도시가 주는 이미지와 선입견은 우선 그 지역의 풍광에서 오기도 하지만, 고유의 특산물에서 오기도 하고 심지어 특정 유명인의 고향이라는 점이 부각되기도 한다.

역사적인 도시! 우리 아산의 색깔은 생각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제시되겠지만, 결국은 우리의 색깔은 아산에 살고 있는 우리 시민들이 가꾸고 또 표출해야 가능할 것이다.

소위 ‘어디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아산지역 뿐만 아니라 만나게 되는 모든 사람들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선제적인 자기 색채이며, 의도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에게 주는 첫인상일 수 있다.

군생활을 했던 남자들에게는 특히나 짙은 기억이겠지만, 필자는 군복무시절에 겪은 고약한 선임의 폭거를 오래도록 지울 길이 없었다. 그래서 그 선임자가 어느 지역 출신이라는 것이 중첩돼, 그 후 사회생활에서 만난 이들 중에서 같은 출신을 만날 때마다 거리감을 느끼곤 하였다.

참 무섭고도 불편한 일이다. 고루한 지역감정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겪은 특정 지역에 대한 인식은 이처럼 쉽사리 개선되지 않는다.

우리 아산의 정체성 그리고 기질, 미래 비전은 어떤 것인가? 총체적인 지역문화가 녹여난 모습은 다른 고장 사람들에게 어떻게 평가되고 또 예측되는 모습으로 비치고 있을까?

기성세대는 이미 만들어진 우리의 색깔을 품고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향후 중요한 것은 아산의 미래세대에게 대외적으로 보이게 될 그들의 기본 색깔을 만들어주는 것은 그들 자신이 아니라 바로 기성세대라는 것이다.

어느 지역 출신이라는 점이 누군가에게는 감추고 싶은 곤욕스러움이 될 수도 있지만,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영광됨으로 가산점이 되리라는 것에 깊이 책임감 느껴야 할 것 같다.
한 지역의 이미지는 일조일석에 평가되는 요소가 아니라, 그 지역사람들의 축적된 문화적 역량과 행실, 그리고 그곳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연과 결과로써 완성된다. 바로 첩첩히 쌓아온 기성세대의 성적표와 다름 아니다.

남들이 보는 아산사람에 대한 평가는 자녀를 키우고 함께 살아가는 윗세대가 책임져줘야 한다. 후손들의 몫이 절대 아니다.

양반의 도시 충청도였다가도 핫바지, 멍청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섬뜩한 현실이다.

↑↑ ▲외암민속마을

ⓒ 온양신문

우리 아산은 인구가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개발이 활발한 만큼 사건 사고가 잦아질 수밖에 없다. TV를 보다가도 어느덧 흔히 등장하는 ‘아산’이라는 자막이 나올라치면 눈이 휘둥그레 커지게 된다. 최근에는 뉴스보도는 물론 휴대폰의 포털싸이트에서 아산이 주요 이슈로 회자되었다.

『 아산 원룸에서 빈대 발견! 』
2023년을 살아가는 시대에서 빈대라니…
‘빈대 잡는다고 초가삼간 태운다더라’하는 속담에서나 나오는 그 빈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알지도 못하던 빈대를 우리 아산이 전국적으로 ‘빈대 여기 있소’하고 이름을 드날렸다.

곧 있을 송년모임에 가면 다른 지역사람들에게 `자네 동네에 빈대 나왔다며?’ 소리를 들을게다. 이처럼 사소함 속에 우리 아산의 이미지는 쌓여가고 있음이다.

우리 아산의 색깔은 찬란한 황금빛이 될 수도 있지만, 한순간에 누르스름하게 색 바랜 꾀죄죄함으로 변색될 수도 있어 늘 조심스럽다. 빈대를 넘어 광채만발 황금빛으로 채색하는 여정에 모두가 노력해 보자.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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