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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의 [핵복한 아산 만들기]

이안눌의 ‘9월 9일, 제아산동헌’ 읽기

2023년 11월 06일(월) 11:19 [(주)온양신문사]

 

↑↑ ▲유은정(순천향대학교 초빙교수)

ⓒ 온양신문

『신정아주지』는 순조 19년(1819) 이호빈이 충청남도 아산 지역의 강계, 건치연혁, 관원, 호구 등을 수록한 읍지이다.

이는 19세기 아산 지역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자료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신정아주지』 ‘관사(館舍)’의 ‘객관(客館)’조에는 상촌 신흠, 조원, 이성중, 동악 이안눌, 호곡 남용익의 한시가 실려 있다.

『신정아주지』에 수록된 이안눌의 시는 그의 작품집인 『호영록(湖營錄)』에서도 찾을 수 있다. 『호영록』에는 「9월 9일, 제아산동헌(九月九日。題牙山東軒。)」이란 제목으로 실려 있다.

이안눌(1571~1637)은 본관이 덕수(德水)이며, 호가 동악(東岳)으로 선조 때 문과에 급제하여 예조정랑, 종사관, 동래부사 등을 지낸 인물이다. 광해군 때에는 벼슬에서 물러났다가 인조반정 이후 다시 등용되어 예조참판, 함경도관찰사 등에 임명됐다. 1634년(인조 12) 1월에는 공청감사(公淸監司) 겸 도순찰사에 제수되었다. 『호영록』은 이 시기에 창작된 작품이다.

「9월 9일, 제아산동헌」은 지방관으로서의 직책을 수행해야 하지만, 병든 자신의 안타까운 상황을 표현하고 있으며, 아산현에서 중양절을 맞이하여 중양절의 풍속과 아산현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경관을 묘사하고 있다.

「9월 9일, 제아산동헌」 (『동악선생집』 권지이십일, 『호영록』)

馬蹄東去又西廻 말발굽이 동으로 가다가 또 서쪽으로 돌아가니,
玉露成霜節候催 구슬같은 이슬은 서리가 되어 절후를 재촉하네.
郵館厭聞桐葉墜 우관에선 오동잎 지는 소리가 듣기 싫더니,
縣齋驚見菊花開 현재에선 국화꽃 핀 것을 보고 놀랐네.

身衰不復披詩卷 몸은 쇠약하여 다시는 시권을 펼칠 수 없는데,
肺病那能擧酒杯 폐에 병이 들었으니 어떻게 술잔을 들겠는가?
京國昔年逢此日 지난날 서울에서 이 날을 맞이하면,
每携宗族共登臺 매양 종족을 이끌고 누대에 올랐었지.

天下登高日 천하의 모든 사람이 높은 산을 오르는 날에,
湖邊望遠時 호변에서 먼 곳을 바라보고 있노라.
衆山連海近 많은 산들은 바다 가까이 연하여 있고,
孤雁度雲遲 외로운 기러기는 구름을 지나서 천천히 날아가네.

去國身多病 서울을 떠나온 몸에 병이 깊은데,
逢秋意己悲 가을을 맞이하니 마음도 이미 서글프구나.
黃花如相待 노란 꽃이 서로 대하는 듯한데,
不復泛金卮 다시는 황금 술잔을 띄울 수가 없구나.

 

↑↑ ▲이안눌 동악선생집

ⓒ 온양신문

 

시인은 감사로서의 임무를 수행하며 바쁜 시기를 보내는데, 시간은 흘러 가을을 재촉한다. 가을이 오는 것을 싫어했던 시인은 아산현에서 국화꽃을 보고 놀란다. 몸은 쇠약해져 시권을 펼치기도 힘들고 국화주를 마시기도 힘든 상황이다. 지난 날 서울에서는 9월 9일(중양절)이 되면 가족과 누대에 올랐었다. 중양절 등고일에 시인은 호숫가에서 멀리 있는 산과 바다를 바라 본다. 한양을 떠나 지방관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시인은 병이 깊어 가을을 맞이하는 것이 서글프다. 노란 국화꽃은 서로 대하는 것 같은데, 시인은 다시 국화주를 마실 수 없음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안눌은 전국 각지의 지방관으로 부임하여 생활하면서 각 지역의 인물, 지명, 풍물, 지역특성 등을 시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이안눌의 시는 임진, 병자의 전란으로 암울했던 당시 사회를 생생하게 그려내며 시대에 대한 자각과 반성을 담고 있다.

그는 4천여 수에 이르는 작품을 남겼으며, 이태백에 비유될 만큼 뛰어난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안눌의 「9월 9일, 제아산동헌」은 당시 아산의 풍속과 경관을 기록한 좋은 작품이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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