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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석의 [행복한 아산 만들기]

옛 우물 이야기

2024년 04월 13일(토) 10:16 [(주)온양신문사]

 

↑↑ 천경석(아산향토연구회)

ⓒ (주)온양신문사

물이 가득 찬 우물을 보면 참 정겹다. 마음을 넉넉하게 해줘서 여유롭고 든든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자 생존을 위한 최우선의 필수 요소이기 때문에 마을이 자리 잡을 때 반드시 우물을 확보해야 했다.

곳곳에 자리 잡은 사찰 역시 마찬가지였고 부잣집은 자리를 잘 골라서 잡고 집안에 우물을 파서 이용하기도 했다. 우물은 지하수가 솟을 만한 곳을 찾아 파서 만들고 샘은 땅을 파지 않아도 저절로 물이 솟는 곳이어서 좀 차이는 있지만 우물도 흔히 샘이라고 일컬었다. 아산에서는 ‘큰샴’, ‘동네샴’, ‘아랫샴’ 등 대개 ‘샴’이라 말했다.

아무튼, 오래된 마을에는 주민들 대부분이 함께 이용했던 오래된 마을 공동우물이 있었다. 그 공동우물은 거의 신성시될 만큼 중요하게 여겼고 함께 관리했다. 즉, 우물을 용왕이 사는 곳이라 여겨서 매우 신성하게 생각했으며, 마을신앙 차원에서 동제(洞祭)로서 대개 음력 정월 초에 날을 잡아 제를 지냈다.

마을에 따라 용왕제(유왕제, 유황제), 우물고사, 샘제사 등으로 일컬었다. 제사를 지내기 전에 우물을 청소해서 깨끗한 물이 새로 고이도록 했다. 칠월칠석 때에도, 또는 칠석날에만 우물을 청소하고 제를 지내기도 하였다. 개인 우물은 가택신앙 차원에서 주로 칠석날 고사를 지냈다. 음력 정초 첫 용날(진일) 동트기 전 첫닭이 우는 새벽에 처음 우물물을 뜨는 것을 용알 뜬다. 용알 건진다고 했고 그 물을 귀하게 썼다고 한다.

우물 하면 생각나는 또 한 가지는 어머니, 또는 할머니께서 장독대에 우물물 한 대접을 떠다 놓고 집안의 무사 무탈과 가족의 평안, 소원 성취를 기원하면서 정성스레 비손하시던 모습이다. 그 물을 우리는 정화수(정한수, 정안수)라고 한다. 대접에 담긴 물은 그저 한 그릇의 우물물이 아니라 신앙의 매개체이자 대상이었다. 그 앞에 서서 또는 무릎 꿇고 앉아 비는 행위는 소박하고 단순한 기도 의식이지만 달리 도움받고 의지할 존재가 없는 분들의 절실함, 지극한 정성으로 이루어지는 기원이기도 했다. 조왕신을 모시는 부엌에도 매일 아침 물 한 대접 떠다 놓았다. 다 어머니의 마음이고 정성이었다.

우물 중에서 가장 좋은 우물은 아마도 맑고 깨끗한 물이 많아서, 흔해서 넘치기도 하는 우물이었을 것이다. 따로 두레박이 필요하지 않아서 앉은 채 바가지로 물을 퍼서 썼던 그런 샘은 ‘바가지 샘’이라고 했다. 깊은 우물은 물론이고 바가지 샘도 돌을 두르거나 일본식 말로 ‘노깡’이라고 했던 둥근 시멘트 토관(土管)을 묻어 깨끗이 관리했다. 더러는 크게 네모진 둘레를 만들기도 했고, 빗물 등을 막기 위해서 둘 또는 네 기둥 위에 지붕을 얹어 놓기도 했다.

일제강점기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동 펌프, 일본식 발음 ‘뽐뿌’를 설치한 ‘뽐뿌 우물’, ‘뽐뿌 샴’은 두레박을 사용하지 않아도 좋았는데 위에 고인 물이 없으면 마중물을 부어서 힘차게 펌프질을 해야 했다. 많은 분이 기억하는 일이다. 빨래나 ‘아낙네들’ 이야기는 흔한 얘기다.

세상이 많이 바뀌어 이제 우물물을 식수로 쓰는 집은 거의 없다.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은 시골 마을에도 관을 박고 모터를 이용하거나 공동 집수 탑(탱크)을 만들어 집집마다 연결해서 이용한다. 우물은 대부분 메워졌고 일부는 방치되어 있다. 그래도 적지 않은 마을에서 아직 우물을 유지하고 있다.

요즘 홍가신기념관의 홍승균 관장님과 함께 아산시 지역의 비지정 문화유산 2차 조사를 하고 있는데 마을들을 다니다가 남아 있는 우물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중에는 600년 정도 전에 마을이 형성된 탕정면 동산1리 구루미 마을 우물도 있다. 마을 초기부터 지내왔다고 하며, ‘정(井)제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인근 마을에서 짠물 대신 뜨러 왔다고 하는 둔포면 신남1리 보고리 마을의 ‘한우물’은 옆에 정자도 세우고 관리가 잘 되고 있다. 둔포 산전리 마을회관 북쪽 들 가운데 있는 둥글고 위성지도로도 보일 만큼 큰 우물은 지금도 바닥에 가까운 둘레로 물이 차서 넘친다.

염치읍 송곡1리 마을의 네모로 만들어 놓은 우물은 물의 양이 엄청나다. 선장면 대흥3리 승지물(성지물) 우물은 큰돈을 들여 과할 만큼 다듬어 놓았다. 배방읍 공수1리 원공술 마을 우물도 잘 관리되고 있다. 그 밖에도 많은 우물을 보았는데 비용을 들여 다듬는 것 말고 요즘 시대에 맞게 활용하는 방법이 뭐 없을까 고민해 보게 된다.

ⓒ (주)온양신문사


시내권 가까이 있는 방축동 거문들(거문돌) 마을, 신정호 제방 아래의 마을에도 논 가에 마을 초기부터 이용해 왔다는 오래된 우물이 있다. ‘흑석정’이고 올해도 음력 2월 초하루에 조촐한 제사를 지냈다. 마을 일대가 조만간 ‘개발’될 계획이 세워져 있다고 한다. 행여 옆의 향나무도 멋진 이 우물이 개발로 인해 없어지게 될까봐 걱정이 되고, 보존과 활용 방안을 생각해 본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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