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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찰병원 분원 유치, 그 이후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2024년 04월 08일(월) 10:45 [(주)온양신문사]

 

↑↑ ▲2024년 4월 4일 경찰병원예정 부지

ⓒ (주)온양신문사


↑↑ ▲구철호(아산경찰서 공무원직장협의회)

ⓒ (주)온양신문사

지난 4월 4일 봄비를 맞으며 초사동 ’국립경찰병원 분원‘ 예정 부지를 걸었다.

경찰수사연수원 주차장 옆 가파른 비탈에서부터 초사마루(경찰교육타운 관사) 진입로까지 이어진 산길은 자라나는 봄풀과 잡목들로 더 좁아지고 있었다.

작년 6월 27일 아산시장은 민선8기 1주년 기자회견에서 “경찰병원 아산 유치가 가장 큰 성과”라고 발표했다.

2020년 2월 우한교민 관련 대통령 방문때부터 경찰병원은 아산 시민의 큰 관심 사항이었고 대통령선거가 끝난 2022년 4월 29일 ‘대통령직 인수위(지역균형발전특위)’가 발표한 충남권 7대 공약 및 15대 정책과제의 11번째가 아산경찰병원이었다.

그럼에도 경찰병원 부지 전국 공모로 19개 지자체가 경쟁하는 등 우여 곡절 끝에 그해 12월 14일 우선협상대상지로 아산이 선정되지만 그 발표 이후 1년 4개월이 흐른 지금 초사동 예정 부지는 황량한 야산 그대로다. 2020년 초 논의가 시작된 이후부터라면 4년 2개월 동안 변한 것은 없다.

2022년 12월 2일 ‘경찰청부지선정위원회’의 현장 실사 방문때 아산시민 2,500여 명이 모여 한마음으로 ‘경찰병원 아산유치’의 염원을 외쳤다.

그런 축제를 함께했고 12일 후인 14일 아산이 최종 선정됐을 때의 환호 이후 두 번째 맞는 봄날의 초사동에서 느끼는 허탈은 나 하나만의 감상은 아닐 것이다.

정부는 2022년 대통령 공약을 통해 초사동 463일대 8만 1천118㎡ 부지에 4천500여억 원을 투입해 지하 2층 지상 6층, 6개 센터 23개 과목의 550병상 국립경찰병원 분원을 2028년 개원한다고 발표했었고, 아산시 역시 2023년 12월 14일 자체 연구용역결과를 통해 의사 105명 등 총 901명의 의료인에 4천360억 원의 예산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 공식적인 약속이 유효하다면 예비타당성 면제 등은 사소한 절차상 문제일 것이라 믿고 있었지만 올 1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경찰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기본법(경찰복지법)’에서 경찰병원 예타면제는 무산됐다.

아산시장은 예타면제 무산 직후인 2월 2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에 예타를 시작하고 기간 역시 통상의 9개월보다 짧은 6개월로 단축하는 신속예타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행정의 우선순위, 국가 재정 집행의 과정 등을 논할 만큼의 전문지식도 없고 정치권이나 자치단체의 약속이 모두 지켜질 것이라고 믿지도 않는다.

현 정부의 충청권 15대 정책과제 중 ‘경찰청’이란 국가 기관이 ‘아산 선정’으로 유일하게 가시화한 ‘아산 경찰병원’까지 표류하는 행태를 길게 논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아산 선정 이후 1년 4개월 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들이 있었는지는 알고 싶다.

경찰청은 아산시장의 기자회견이 있던 날 내부망에 게시한 ‘경찰병원 분원 건립, 그 첫걸음을 뗐습니다’에서 “1분기 中 경찰병원 분원 건립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고 (중략) 근년 내 예타 조사 통과와 함께 예산 확보까지도 목표로 추진하여 28년 병원 건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향후 계획도 밝혔다.

그렇지만 1분기가 지난 현재까지 ‘예타신청’소식은 듣지 못했다. 그리고 예타의 절차상 사전에 자체 연구용역을 시행해 그를 통한 기초 자료를 첨부해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알고 있지만 그동안 경찰청에서 자체 연구 용역 예산을 편성했었는지, 그 성과물이 있었는지도 알 수가 없다.

작년 12월 26일 충남도지사는 역대 최대인 10조 1천630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세부 내역 중엔 ‘천안 치의학연구원’ 유치 준비에 2억 원 편성도 포함돼 있다. 물론 ‘치의학연구원’은 충남권 13번째 정책과제이지만 아산경찰병원에 비해 아직 심의 중인 9개 법률안 중 하나일 뿐이며 치의학연구원 유치를 위해 전국의 여러 지자체가 경쟁 중이다.

그런데도 2 편성했는데 아산 경찰병원 관련한 예산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럼 경찰병원의 직접 당사자 중 하나인 아산시는 어떨까. 작년 12월 19일 아산시 의회 역시 1조 5천889억 원의 24년도 예산안을 의결했고 1조 159억 원의 국비 확보도 자랑했다.

그렇지만 경찰병원과 관련된 예산이 얼마이고 어느 부분을 집행해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구체적인 자료는 찾아 보기 어렵다.

물론 경찰청 사업이며 관련 법 정비, 예타 등 이후의 과정이 있으니 아산시나 충남도에서 무슨 예산을 편성 할 수 있느냐며 행정 절차의 복잡다단함을 일반 시민에게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2020년 이후 4년이 넘도록 개인적으로든 관련 행사로든 여러 차례 초사동을 찾아 마을 주민들과 만나 보며 느낀 몇 가지 아쉬움을 거칠게 전한다면

예를 들어 경찰청 소유이고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자체 측량을 통해 병원부지 경계 표지판이라도 세울 수는 없는 걸까?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그간의 여러 과정을 누구든 알 수 있도록 사진이나 게시물을 작은 몽골텐트 또는 간이 시설물내에 설치할 수는 없을까?

그리고 최소한 산길의 잡초나 잡목이라도 정비해 마을 주민이나 경찰관들이 자유롭게 방문하게 하면 않되는 걸까?

정기적인 방문이나 토론회는 아니라도 초사동 주민들과 함께 현황과 중요 쟁점을 함께 나누는 만남은 어떨까?

‘경찰청부지평가위원회’의 현장 실사때처럼 아산 남부순환도로에서도 보일 만큼의 대형 에드벌룬은 아니라도 예정 부지를 알릴 현수막이나 작은 조형물이라도 세워둘 만한 비용도 집행하기 어려울까?

일반인으로서 가늠하기 어려운 행정 절차를 내세운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1조 5천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는 아산시, 10조 원이 넘는 국비를 확보한 충남도에서 이정도 예산도 편성할 여력이 없는지 궁금하다.

↑↑ ▲2022년 12월 2일 부지평가위원들을 환영하는 아산 시민

ⓒ (주)온양신문사

며칠 후면 22대 국회의원 선거가다. 경찰병원도 중요 공약인 듯 하지만 초사동 마을에까지 찾아와 주민들의 불안을 함께한 후보의 소식은 없다.

작은 시골 마을이라지만 경찰병원이란 대형 국가 사업으로 어떤이는 정든 고향을 떠나거나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온양온천역이나 배방역 4거리에서 경찰병원 이루겠다고 소리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막상 당사자인 초사동 주민부터 위로하고 그 피해를 최소화 할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정치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배신감이든 무력감이든 경찰병원에 관해 입을 닫는 이웃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럴수록 뭐든 함께 이야기 해야 한다.

2022년 12월 14일 ‘아산 국립경찰병원 분원 우선 협상대상자로 충남 아산시 선정’ 이후 16개월째가 되는 4월 14일 초사동 경찰병원 예정 부지에서 초사동 주민들과 만나기로 했다.

국가나 지자체의 예산이 없어도 김밥과 샌드위치 조금 준비해 마을회관 어르신들과 산길 중간 공터에 돗자리 펼치고 봄햇살 맞으며 농사 애기나 나누려 한다. 경찰병원 관련 걱정도 가끔 곁들여서.

일기예보는 맑음이다.
참 다행이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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