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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의 [행복한 아산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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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그리는 사랑의 표상 ‘베틀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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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1월 09일(월) 11:42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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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유은정(아산학연구소 초빙교수) | ⓒ 온양신문 | 아산은 곡교천을 중심으로 평야가 발달하였지만, 일부 지역은 영인산, 광덕산, 봉수산 등 높은 산지를 이루고 있다.
산지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존재한다. 바위들이 모두 이름을 지닌 것은 아니지만 특이한 형상에 따라 이름이 붙은 바위들도 많다.
이름이 붙은 바위는 사람들의 삶과 관련하여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바위에 얽힌 전설은 바위와 함께한 수많은 지역주민들의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 지역주민들의 삶 속에는 역사가 담겨 있고, 그들의 문화가 살아 숨쉬고 있다.
아산시 송악면에 위치한 봉수산(536m)은 천년의 숲길을 감상할 수 있는 아산의 명산이다. 봉수산에는 신라 진성여왕(887년) 시기 도선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봉곡사가 자리하고 있다.
봉곡사를 지나는 등산로에는 베틀바위가 산 중턱에 있다. 베틀 모양을 하고 있다는 이 바위는 등산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바위에 관한 슬픈 전설이 송악면 유곡리에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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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베틀바위(일부) <편집실> | ⓒ 온양신문 | | 아주 먼 옛날 큰 전쟁으로 남편은 전쟁터로 떠났다. 마을에 남겨진 아내는 아주 초라한 모습으로 베를 짰다. 남편은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기약이 없었다.
어려운 살림에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아내는 하루하루 힘들게 보내야 했다. 그래도 오직 한 줄기 희망은 남편과 다시 만나는 것이었다.
아내는 베를 짜며 궁색한 살림을 꾸려 나갔다. 여러 해가 지나고 전쟁의 참화가 잦아들었지만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남편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에도 아내는 남편의 생존만을 기원하며 온갖 정성을 다해 불공을 드렸다.
그러는 사이 세월은 흐르고 또 흘러 아내의 머리는 백발이 되었으며 여인의 풀리지 않는 한은 베틀에 담겨 바위로 변했다. 이 바위의 형상이 베틀과 비슷해 마을 사람들은 ‘베틀바위’라 칭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옛날 전쟁이 있었을 때 바위 밑에 커다란 공간이 있어 마을의 피난민들이 생활을 하면서 베를 짰다고 전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협소한 공간만이 남아 있다.
베틀은 전통적으로 삼베, 무명, 명주 등의 옷감을 짜는 틀로 근대 이전까지 우리 민족의 의생활을 책임져 왔다. 베를 짜는 일은 여인들의 일상이었으며, 생업을 책임져야 하는 여인들은 하루 종일 쉼없이 베를 짰다. 반복된 작업을 하는 일은 지루한 일이었으며 고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생업을 위해서는 그 고단함을 이겨내면서 베를 짜야 했다. 베틀은 곧 여인들의 삶의 일부이며 가장 친숙한 기구였던 것이다.
바위의 형상이 베틀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베틀바위’는 전국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바위의 명칭이다. 그만큼 베틀이 우리의 삶에서 친숙한 물건이었으니 바위 이름에 쉽게 붙여지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 바위에 저마다의 지역성을 반영한 전설이 전하고 있다. 바위 위에서 베를 짰다는 이야기(대구), 피난 온 여인이 바위굴에서 베를 짰다는 이야기(보성), 선녀가 내려와 베를 짰다는 이야기(진주) 등이 그것이다. 여인이 베를 짰다는 이야기는 동일하나 구체적인 사연은 다르다.
아산 봉수산의 ‘베틀바위 전설’은 아내가 베를 짜다가 돌이 되었다는 이야기로 아내의 지난한 삶을 반영하고 있으며, 남편을 다시 만나지 못한 아내의 한이 표현돼 있다.
그리고 베틀바위에는 남편을 끝까지 기다렸던 아내의 변함없는 사랑이 담겨 있다. 베틀바위는 바로 남편에 대한 사랑의 표상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봉수산 산길을 걸으며 베틀을 짜던 아내의 지극한 사랑을 느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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