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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의 [행복한 아산 만들기]

2022년 11월 13일(일) 07:55 [온양신문]

 

이어령의 『축소지향의 일본인』 다시 읽기

안녕하세요. 아산학연구소입니다.

↑↑ ▲유은정(순천향대학교 초빙교수)

ⓒ 온양신문

故 이어령 교수는 1933년 12월 29일 아산군 온양면 좌부리에서 태어나 1940년 현재 아산시 읍내동에 위치한 온양명륜공립심상소학교(현 온양초등학교)에 입학하였다. 당시에는 학교에서 국어 과목으로 일본어를 가르쳤다. 6학년 때까지 한글을 배우지 못했던 이어령 교수는 한국어와 한글에 대해 감사함을 자주 언급하였다.

그는 평생 소원의 하나가 자신이 쓴 책을 일본 사람들이 읽고 있는 모습을 보는 거였다고 한다. 그러한 소원이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라는 저술을 낳게 했다.

이어령 교수는 이 책을 통해 객관적인 입장에서 일본을 바라보려 했고, 우리가 일본인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이려 했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1982년 일본에서 일본어로 출간되었다. 일본문화를 일본어로 이해하고자 했기 때문이라고 일본어판이 먼저 나오게 경위를 교수는 밝힌 바 있다.

이어령은 교수는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일본의 모습을 보고 생각하려고 한다”며, “안데르센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이 용기를 주었”다고 말한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축소’라는 어휘로 일본과 일본문화를 해부하여 분석해 내고 있다. 1장에서는 축소지향과 일본문화를 연결짓는 과정을 어린아이의 실감으로 표현하여 일본문화에 대한 시선이 원경험임을 강조한다.

2장부터 5장까지는 일본문화가 ‘축소지향’임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6장에서는 일본이 축소지향을 해야 할 것인지, 확대지향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축소지향의 여섯 가지 모형에서 이레코형, 쥘부채형, 아네사마 인형형, 도시락형, 노멘형, 문장형을 예로 들고 있다. 일본인들은 둥근 부채를 보고 쥘부채를 만들어 축소하였고, 밥상을 아주 작은 상자 모양으로 축소하여 도시락을 만들었다. 자연물에서도 축소문화의 모습이 보여지는데, 일본의 정원 역시 자연을 그대로 옮겨 축소하는 방식을 택했다. 분재도 정원을 축소한 것이다.

일본인들의 생활 공간에는 4조 반의 다다미가 깔려 있다. 이 역시 축소지향의 문화적 공간을 상징하고 있다. 산업에서도 축소지향의 모습은 국제 시장을 점령하는 상품을 만들어 낸다. 큰 라디오를 축소하여 일본은 휴대용 트랜지스터라디오를 만들었다. 소니의 워크맨은 일본을 경제강국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일본인들은 텔레비전을 세계 어느 국민보다 좋아한다고 한다. 텔레비전은 넓은 세계의 일들을 방 안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일본인들의 축소지향적 성향과 잘 맞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일본의 텔레비전은 채널의 수가 많고, 방송 시간도 길다.

이렇듯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어령 교수는 일본이 축소지향을 했을 때 성공을 이룬 국가였음을 강조한다. 일본이 “칼로 영토를 넓히고 주판으로 시장을 넓히는 확대주의”를 꾀하였을 때 전 세계로부터 비난을 받고, 성공하지 못했음을 지적한다.

이어령 교수는 일본이 “군사 대국, 경제 대국이 아니라 문화 대국의 새 차원으로 역사를 이끌어가야만 확대지향성도 제 빛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을 하기도 한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출간된 지 40년이 넘었다. 이어령 교수가 일본과 일본문화를 ‘축소지향’으로 이해하며 일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했던 점은 한국과 한국문화를 이해하고 한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잡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그로부터 일본이나 한국은 40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경제적 부분에서도 변화가 있었으며, 양국 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이제 양국의 문화론을 다시 써야겠지만, 이어령 교수의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당시 일본을 이해하는 데, 그리고 우리 문화를 되돌아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임에는 분명하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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