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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석의 [행복한 아산 만들기]

2023년 08월 31일(목) 16:56 [(주)온양신문사]

 

온양별시(溫陽別試) 이야기

↑↑ ▲천경석(아산향토연구회)

ⓒ 온양신문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아래 행사의 주최자나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잘난 척하기 위함도 물론 아니다. 굳이 말하면 아산 지역에 대한 욕심 때문이다.>

오늘, 8월 25일 온양제일호텔에서 색다른 행사가 열렸다. 아산 지역의 어느 예비 정치인이 내년의 아산시장 보궐선거를 예상하고 미리감치 준비 활동을 시작하는 의미로 개최한 포럼이었다.

다른 일이 있었는데 온양행궁과 무과가 주제라는 말을 간접적으로 전해 들어서 자료를 보려는 마음으로 잠시 들렀다.

발표 자료를 얻어 한쪽 옆에서 서둘러 훑어보다가 제목이 좀 이상하다 싶어 갸웃하며 행사장 밖 통로에 서서 표지를 다시 살펴봤다. ‘온양행궁과 증광별시의 보존가치와 현대적 계승의 의미’라는 긴 제목이 적혀 있다.

행사장을 나와 다른 곳으로 가면서 보니 시내 곳곳에 증광별시라 쓰인 현수막이 눈에 띈다. 현수막을 못 봤다면 이 글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저녁에 다시 자료를 살펴봤다. 온양행궁 관련 자료는 그냥 넘겼다. 두 번째 주제 발표문은 무과 관련 내용인데 6쪽 분량 모두 고려말 조선 초의 무과 시험 내용이었다.

글 속에 증광별시란 말은 없고, 어디에도 온양 관련 이야기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내용을 왜 아산에서 온양행궁과 관련하여 문화 콘텐츠라 하면서 발표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뭔가 당했다는 기분이었다. 아마도 주관하는 분들이 발표 내용까지 미리 다 확인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다행히 위안받은 부분은 토론자의 토론문이었다. 내용은 논외로 하고, 어쨌든 제목을 포함해 토론문 전체에 명확히 온양별시가 19차례 설명 또는 언급되어 있다. 증광별시라 하지도 않았으니 바른 연구자분으로 생각된다.

우선, 온양에서 특별히 실시된 과거 시험인 온양별시를 아산시민들이 혹여 증광별시로 잘못 아시게 될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생겼다.

별시(別試)는 두 가지 뜻으로 쓰였다. 한 가지는 보통명사 격의 별시다. 정기시, 즉 3년마다 치러지는 정기적 과거 시험인 식년시에 비해 별시는 비정기적으로 특별히 치러지는 과거라는 정도의 뜻이다. 비정기적 과거인 별시에는 증광시, 별시, 정시, 알성시, 춘당대시 등과 그 밖의 여러 비정기 특별 시험이 있다.

증광시와 별시는 보통명사 별시에 포함되며 모두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 치르지만, 쉽게 말하면 증광시가 중요도 또는 급이 더 높다.

증광시는 비정기적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정기시인 식년시와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문과, 무과 외에 소과 또는 사마시(생원진사시)와 잡과도 함께 치러지며 문과는 초시, 복시, 전시의 3단계 절차를 모두 거쳐 급제자를 정하였다.

반면에 별시는 증광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급이 좀 낮다고 할 수 있으며 문과와 무과만 실시되었다. 증광시와 구분되는 ‘온양별시’의 별시는 고유명사 격이다.

왕의 온양행궁 행행을 기념하여 세조 때 처음으로 실시된 온양별시는 문과와 무과 모두 초시, 중시의 두 차례 시험을 치렀으며 조선 후기에는 정시(庭試) 한 번으로 급제자가 정해졌다.

후대에는 충청도 사람만 응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충청도, 특히 온양 사람에게 매우 유리한 과거였다.

온양별시는 세조, 현종, 숙종, 영조 등 네 왕이 모두 여섯 차례 시행했고, 급제자는 모두 문과 49명과 무과 713명이었다.

온양별시와 관련된 더 자세한 사항은 동료 연구자가 정리해 연말쯤 발표할 예정이다. 그 내용을 꼭 참조하시길 권해드린다. 어쨌든 온양별시는 증광시 또는 증광별시가 아니다.

이 글의 두 번째 소박한 바람은 이른바 지역 개발, 콘텐츠 개발 등을 추진할 때 좀 더 많은 우리 지역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추진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여러 기관 단체에서 개발 정책을 수립하거나 선거 공약을 제시하거나 지역 관련 사업을 추진할 때 그러하다. 소수의 생각으로 서둘러 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정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관련 있는 분들, 관심 있는 분들의 의견을 들어서 오류와 예산 낭비, 갈등 발생 등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되돌릴 수 없는 일이라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특히, 지역사회에 영향력 있는 분들이 만약에 잘못된 일을 추진하면서, 좀 과하게 말해본다면, 온 우주가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착각이고, 아산시 지역과 시민을 마음대로 어떻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만이며, 지역사회 발전을 말하면서 실제로는 자신들의 이익과 권력을 추구한다면 죄악이라 생각한다.

아산의 주인은 아산시민이다. 진정성을 갖고 행복한 아산, 시민이 행복한 아산을 만들어주시길 간절히 기원한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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