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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이현상

<동화작가 박은자가 만난 사람>

2022년 04월 19일(화) 10:53 [(주)온양신문사]

 

↑↑ ▲아산시 주민자치회연합회 회장

ⓒ 온양신문

세상이 온통 꽃이다. 바람이 살짝만 불어도 여린 꽃잎은 하늘하늘 허공에서 춤을 춘다. 꽃구경을 하러 나선 이현상 씨, 그의 옆에는 어린 딸이 있다. 서른아홉 살이나 된 딸이지만 아버지 이현상 씨에게는 여전히 어린 딸이다.

아버지는 흐드러지게 핀 꽃길 속으로 딸을 데려간다. 너무나 예쁘게 핀 홍매화, 불을 켜듯 환하게 꽃피운 목련도 보여준다. 어쩌다 딸이 무슨 꽃이냐고 물으면 아버지 이현상 씨의 얼굴이 금세 환해진다. 마치 세 살 난 어린 딸이 물어보는 것처럼 신기하다.

이현상 씨는 지금도 기억한다. 딸이 세상에 태어나던 날, 이현상 씨는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뻤다.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렀고, 딸만 보면 싱글벙글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딸은 사랑스럽고 영특했다.

그렇게 커다란 기쁨을 주던 사랑스러운 딸이 세 살 때 자꾸 부딪히고 잘 넘어진다고 생각했는데, 눈에서 종양이 발견 되었다. 눈앞이 캄캄했다. 가까스로 수술을 마쳤지만 서른아홉이 된 딸은 아직도 아프다. 뇌종양을 앓았고, 뇌출혈로 쓰러지기도 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에서 생활했다. 지금도 자주 중환자실에 들어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그는 기도하게 된다. 딸은 아버지로 하여금 기도하게 만들었고, 아버지의 믿음을 더욱 크고 강하게 단련시켰다.

이현상 씨의 딸은 완치될 가능성이 없다. 점점 나빠지고 있다. 지적 장애와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딸은 36년 동안 아버지의 가슴을 태웠지만 아버지는 딸이 있어서 행복하다. 딸이 여전히 고맙고 사랑스럽다. 딸과 함께 바라보는 하늘, 딸과 함께 달려가는 꽃길, 딸과 함께 온 몸에 느끼는 바람을 좋아한다. 세상에서 그보다 더 좋은 아버지가 또 있을까?
이현상 씨, 그는 봉사하는 일에 온몸을 내던진 사람이다. 봉사할 곳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는 사람이다. 그런 그를 세상이 그냥 둘 리가 없다. 그는 온양3동 주민자치회 회장과 아산시 주민자치회 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현상 회장의 봉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재미있고 흥겹다.
“삼천리산업을 하고 있던 외갓집 덕분에 아산에서 오토바이 부품 대리점을 운영했어요. 1980년도부터 1994년까지 했었지요. 오토바이 부품 대리점을 시작한 그 이듬해 온양역전 방범대 전신인 자율기동대에 들어갔어요. 오토바이를 타고 순찰을 도는 거였는데 봉사가 굉장한 자부심을 주더군요. 봉사하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봉사가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트럭을 끌고나가서 눈을 치우는 일로 확대되었는데 힘든 노동이 전혀 힘들지가 않고 즐거웠어요. 또 입시철이 되면 수험생을 실어 나르는 일도 보람이 있었고요. 1985년도에는 국제로타리클럽에 들어갔다가, 새온양로터리클럽을 만들고 회장을 맡았습니다. 로터리클럽을 통해서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집짓기나 집수리 봉사 등 정기적인 봉사를 하면서 저의 삶이 콱 찬 느낌이 들었어요.”

그는 봉사의 달인이 되었다. 그러나 사업에 있어서는 달인이 되지 못했다. 오토바이 사업이 사양길로 들어서면서 오토바이 부품 대리점을 접고, 아산과 천안에 전자제품 대리점을 오픈했다.

처음에는 운영이 잘 되었다. 하지만 IMF가 터지면서 1년에 1억씩 적자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5년 동안 흑자로 돌아서게 하려고 발버둥쳤다. 하지만 계속 빚이 늘어났다.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도 버텼다. 하지만 부도가 나고 말았다.

설상가상 지인들의 어려운 사정을 외면하지 못하고 보증을 섰던 것도 고스란히 빚으로 돌아왔다. 도무지 살길이 보이지 않았다. 죽는 길만 보였다. 그는 삼성전자 서비스차인 라보를 끌고 죽으러 나갔다. 그러나 그가 죽으려는 순간 하나님이 그를 불렀다.

“현상아, 너는 아직 쓸 데가 있다.”

하나님의 음성은 그의 가슴을 쾅쾅 때렸다. “너는 아직 쓸데가 있다”는 하나님의 음성은 그에게 너무나도 큰 힘이었고 위로였다. 그는 한없이 울었다. 죽으러 나갔던 자리에서 돌아온 그는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 험하고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부지런히 일해서 채무를 갚기 시작했고, 그 시간은 15년이나 걸렸다. 그 후, 그는 사업에 실패하고 죽으려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을 믿으세요. 그러면 세상에서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불가능한 일이 없습니다.”
온양장로교회 장로이기도 한 이현상 회장은 매사에 자신감이 넘친다. 남에게 주는 것을 좋아하는 이현상 회장, 지금 그가 운영하는 사업은 식자재도매를 하는 ‘만나푸드’ 라는 식품회사이다. 여러 가지 품목을 다루고 있지만 만나식품의 주 품목인 ‘광천김’은 추석과 구정 때 집중적인 판매가 이루어진다.

이현상 회장은 여러 가지 사업을 하면서 어떤 일이 가장 좋았을까?
기자의 질문에 그는 웃음부터 터트린다.

“아이스크림 가게를 한 적이 있어요. 그 때가 가장 신나고 행복했습니다. 그 때는 아이스크림을 마음껏 나눠줄 수가 있었거든요. 아예 교회 마당에 냉장고를 가져다 놓고 아이스크림을 가득 채웠지요. 누구든지, 길을 지나던 사람들까지 마음껏 먹게 했어요. 특히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좋아했어요. 또 여기저기 아이스크림을 가져다주면 싫다고 하는 사람들이 없더군요. 어떤 사업을 하든지 나눠줄 수 있고, 또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사업이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뒤늦게 식품사업에 뛰어든 것 같습니다. 식품회사 이름을 ‘만나’라고 지은 것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거저 주고 싶은 소원을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하나님께서는 광야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만나’를 거저 주셨어요.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먹을 것이 없는 광야에서 살아남았지요. 저는 식품회사 ‘만나’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고,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싶습니다.”

봉사는, 특히 무언가를 나눈다는 것은 여러 사람들의 마음에 기쁨을 준다. 평화를 준다. 아울러 자신도 한없이 행복해지는 일이다. 그렇다고 해도 모든 사람들이 다 봉사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 구석구석 봉사자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곳이 참 많다. 그래서 봉사자들의 수고와 땀이 귀하다.

이현상 회장의 봉사는 어려운 사람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특별한 이현상 회장은 아산시 재향군인회 회장을 맡았을 때는 특별히 6.25 참전용사들을 방문하여 위로했다. 물론 작은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했던 분들을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작게는 애국심을 고취하는 일이지만 분명 나라를 살리는 일일 것이다. 그런 그에게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공로휘장이 수여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궂은일을 말없이 하고, 매사에 똑 부러지게 책임감을 갖고 솔선수범하는 이현상 회장, 그는 누구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일까? 종교 외에 다른 무엇인가가 더 있을 것 같다.
부모님은 어떤 분들이셨느냐고 묻자 이현상 회장의 얼굴이 환해진다.

“먼저 조부모님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백조부님은 독립운동을 하시다가 공주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셨고, 출감하시고 얼마 안 되어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어요. 저희 조부님 역시 백조부님과 함께 독립운동을 하시다가 태형을 당하는 등 큰 고생을 치르셨지요. 백조부님과 조부님의 나라를 위한 헌신, 그 피가 우리 가계에 흐르는 것 같아요. 부모님 역시 평생 남들에게 선한 일을 하시면서 사셨습니다. 제가 작게나마 봉사를 하면서 사는 것도 그냥 우연히 이루어진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또 외가는 신평 땅 부자였어요. 외갓집에 가면 항상 책을 읽고 계시던 외할머니를 보았지요. 책을 읽으시던 외할머니의 모습이 지금도 동화의 한 장면처럼 떠오릅니다.”

이현상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던 까페 라울 정원에는 홍매화가 만개했다. 송악저수지 물결을 타고 올라온 바람 끝에 홍매화 꽃향기가 너울너울 춤을 추며 다가왔다.

이현상 회장의 진솔하고 투박한 말,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특별히 딸을 데리고 나온 좋은 아버지가 홍매화보다 더 아름다웠다.

↑↑ ▲이현상 씨 부부

ⓒ 온양신문


↑↑ ▲2016년 학위 수여식에서

ⓒ 온양신문


↑↑ ▲나눔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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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랑스언 충남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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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시민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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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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