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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의 [행복한 아산 만들기]

2022년 07월 07일(목) 17:54 [(주)온양신문사]

 

병에 특효가 있었다는 ‘냉천’ 이야기- 물바가지골 전설

↑↑ ▲유은정(아산학연구소 초빙교수)

ⓒ 온양신문

올 여름도 어느 해 못지않게 무덥다. 장마가 시작되었지만 더위는 여전한 듯하다. 더위를 잠시나마 잊으려 하니, 얼음골, 해변, 휴가 등의 단어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높아진 물가에 여름휴가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뉴스가 전해지니 선뜻 멀리 떠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 여름은 또 어찌 보내야 할까. 시원한 물 이야기라도 해야겠다.

온천으로 유명한 아산 지역에는 냉천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전하고 있다. 1464년(세조 10년) 온양을 방문한 세조는 온천 옆에서 차가운 물이 솟아오르는 것을 발견한다. 이를 신비롭게 여긴 세조는 ‘주필신정(駐蹕神井)’이라는 이름을 내리게 된다. 이렇게 해서 세워진 비가 ‘신정비’이며, 임원준(任元濬)이 기문(記文)을 지었다. 현재 신정비는 온양관광호텔 안에 자리하고 있다.

온양온천 지역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에 냉천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염치읍 산양리 물바가지골에는 찬 샘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를 ‘냉천’이라 불렀다고 한다. 냉천과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물바가지골에는 부부 사이가 좋기로 소문난 한 쌍의 젊은 부부가 살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남편은 알 수 없는 병으로 자리에 눕게 되었다. 남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아내는 병에 좋다는 약은 다 써 보았지만 병세에 차도가 보이지 않았다. 아내는 포기하지 않고 정한수를 떠놓고 수십 일을 기도 드렸다. 그러나 남편의 병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아 아내는 크게 낙담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스님이 한 분이 찾아와 “산 속 깊은 곳에 작은 못이 있는데 그 물을 떠다 마시고 그 물로 목욕을 하면 남편의 병이 나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계속해서 스님은 “그런데 못에는 천년 묵은 거머리가 살고 있어 그 거머리를 물리치려면 여자의 머리카락을 모두 잘라 태운 후 향을 피워야 합니다.”라고 말하였다.

아내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모두 잘라 스님과 함께 산 속에 있는 못으로 향하였다. 보름달이 환하게 떠오르자 거머리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아내는 곧바로 머리카락을 태워 향을 피웠다. 거머리가 향냄새에 괴로워하며 꿈틀거리는 틈을 타서 아내는 못의 물을 담아 가지고 산을 내려왔다.

집에 도착한 아내는 남편에게 가지고 온 물을 마시게 한 후 남은 물로 목욕을 시켰다. 그러자 남편은 거짓말처럼 병석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못에는 차가운 물이 샘솟았는데, 치성을 드리고 그 물을 마시면 병에 특효가 있어 ‘냉천’이라 부르게 되었다. 하지만 부정한 사람이 그 물을 마시면 거머리가 나와 약효가 없어진다고 전하고 있다.

물바가지골의 전설을 통해 두 가지를 확인하게 된다. 옛 이야기에서 부부는 대부분 금실이 좋았다는 것이다. 금실이 좋은 부부는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해낼 수 있었다. 특히 아내의 정성이 큰 몫을 한다. 아내의 정성이 있었기에 냉천이 제대로 된 효험을 발휘하게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두 번째는 냉천도 온천과 같이 병에 특효가 있었다는 것이다. 온천에 비해 냉천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 병에 효험이 있는 냉천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냉천은 큰 바위 사이에 있었다고 하며, 여러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컸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냉천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물바가지골에서 냉천을 찾는다고 해도 전설처럼 병에 효험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

더운 여름, 휴가를 떠나지 못한다면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시원한 이야기로나마 더위를 잊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이스크림, 수박, 팥빙수 등이 우리의 기분을 잠시나마 시원하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라면 무더운 여름도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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