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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균의 [행복한 아산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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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22일(목) 17:33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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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외암마을의 선사시대 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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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홍승균(온양문화원 이사) | ⓒ 온양신문 | 어린 시절! 학교에서 예방접종을 하는 날이면, 앞서 맞은 친구의 표정을 살피면서 “어때? 아프더냐?” 물으며 내 차례를 조마조마 기다렸었다.
어쩌다 보니 온 국민이 코로나 백신 주사의 차례를 기다리면서도 표정은커녕 마스크로 얼굴을 덮어 입가를 가리고 사는 세상이다. 온 인류가 미소를 잃었다.
그런데 새봄을 맞이한 올해의 산하 모습은, 우리에게 건강미를 자랑하듯 화사한 꽃이 만개하였다. 모든 종류의 꽃이 여느 해보다 빠르고도 동시다발로 다복하게 세상을 장식하며 과시하는 듯하다.
지난 겨울의 추위가 남달랐지만, 우리 아산의 외암마을에서는 두툼한 솜이불을 덮은 듯 따사로운 초가지붕으로 겨울을 이겨내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자유분방하면서도 억지스럽지 않게 봄꽃이 피었다. 사람 많은 곳을 피해야 하고 서로 간 대화를 마다해야 하는 현실 앞에, 청아한 자연의 기운과 돌담 너머 곰삭은 장맛의 내음이 위안을 주는 곳이다.
아산외암마을을 방문한 어떤이는 발걸음을 조심스레 내디디며 “여기에 오니 시간이 멈춘 것만 같다.”라고 한다. 600여 년 전 강씨와 목씨 등이 살았었고, 골말에 정착했던 진씨 집안 진한평이라는 분의 사위가 된 이후 예안 이씨가 주류를 이루어 오늘에 이른다고 전한다.
또한 전통의 생활방식을 꾸준히 견지해 온 노력의 대가가 인정되어 아산외암마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의 선정을 추진해 오고 있다.
최근 외암마을 내에 외암 이간 선생의 생가터 복원정비사업 계획에 따라 실시된 발굴조사에서 청동기시대와 원삼국시대 주거지, 수혈 유구 등이 확인되는 뜻밖의 낭보가 전해왔다.
발굴 현장에서는 옛 건물지 관련 총 21기의 유구에서 다수의 출토유물이 출토되었는데, 특히 시기적으로 훨씬 더 앞선 신석기 시대의 빗살무늬토기 편까지도 수습되었다.
사실 아산지역에서 선사시대 유물이 발굴되었다는 소식은 새삼 놀랄만한 일이 아닐 만큼, 아산시 전역으로부터 시대별로 다양한 선사유적의 발굴 사례가 있었다. 이는 공개, 비공개리에 현재까지도 곳곳에서 줄을 잇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외암마을의 권역 내에서 세상에 드러난 이번의 선사유적 경우는 좀 더 심도 있는 상징성으로 다가온다.
송악면 외암리라는 입지 조건이, 어쩌면 경제개발 계획상의 요충지가 되지 못했고 사람을 불러 모을만한 주변 자원이 없었기에 시대의 변천에 맞추는 진전이 없었던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경쟁하듯 건물을 올리고 마구 파헤치고 내딛던 어느 날! 정체된 시골 마을의 정경은 마음속에 간직한 외갓집 툇마루 추억으로 구수하게 다가왔다. 그러고 보니 전국에 몇 안 남은 마을이 ‘민속’이라는 명칭을 부여받은 것이다.
인근에서 전통 마을 하나가 사라진다는 것은 민속박물관 하나를 잃은 것과 같고 삶의 문화와 생활 지혜가 사라진다고 표현한다.
우리 아산이 잘 지켜온 외암마을에서 선사유적이 세상에 나왔다! 그동안 아무개가 와서 방을 들이고 살아왔다는 기록이 전하지만, 그것이 이 터전의 진정한 시작점이 아니었던 것이다.
오랜 우리의 선조들이 이 땅에 기둥을 세우고 벽을 쳤으며, 불을 지피고 그릇을 펼쳐 모여앉아 먹고 살았다. 들로 물로 사냥하고 채집하던 옛사람들이 도끼 들고 창 들고 사투를 벌이며 뛰어다니다가 여기에 와서는 농사짓고, 동물을 키우며 알뜰히 곡식을 쟁여놓고 살았던 흔적이다.
그들은 지난해 송악지역에 퍼부은 폭우가 ‘수십 년만’이라는 우리 표현이 무색하게, 그 옛날! 때로 하천이 범람하여 한숨 쉬기도 했을 테고 또 어느 해에는 가뭄에 목말라했을 것이다.
그러나 선사유적의 발견은 결국 고대로부터 이 마을은 사람이 살기에 기후와 자연환경이 적합해서 살림살이를 하며 자식 놓고 살기 평안한 곳이었다는 수천 년의 검증과 진배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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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외암리 선사유적 발굴 현장 | ⓒ 온양신문 | | 이번의 발굴로 소개된 유적들은 무덤터의 섬찟한 인골이 출토된 것이 아니고, 고압적인 위정자를 상징하는 청동검이나 구리거울이 아니다. 어느 아낙이 꾸려나갔을 평범한 부엌 그릇이 나왔다. 오늘의 민속마을답게 출토물 또한 소박하고 살림살이가 엿보이니 정겹기 그지없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잠정 등록된 아산외암마을!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인류 보편의 가치는 TV 드라마처럼 감쪽같이 옛 모습을 재현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 냄새나는 공간에서 찾아질 것이다.
옛 모습과 전통을 계승한다는 아산외암마을은 국내의 민속마을 중 유일하게 자연의 물흐름에서 착안하여, 인공수로를 마을 깊숙이 끌어들여 가옥 곳곳에 식수와 용수를 공급하는 한편, 외기를 막고 마치 소통하는 혈관처럼 사람과 사람들이었다.
즉 외부에서 보이는 것처럼, 정체와 고수, 답습이 아닌 과학적인 삶을 고안해 내었다. 간혹 닥치는 자연재해와 불편 요소를 대처하면서 환경을 개선해 낸 것이다. 단지 개발 시대에 발맞춰 외형 변화를 서둘렀거나, 시류에 편승하여 멋진 구색만을 연연했다면 오늘날의 외암마을은 없었을 것이다.
오랜 조상들의 흔적은 전통의 지형이 변모하는 반대급부적 후과로 땅속에 매몰되어 숨겨졌던 옛이야기가 속속 전해지는 선물로 이어진다. 이를 계기로 우리의 정체성과 저력, 역사성이 검증되고 있는 만큼, 개발의 주체자가 자칫 옛 유구의 파괴자가 아닌 아산이 지닌 역사고증의 생성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땅속으로부터 온천을 퍼 올려 번성한 우리 고장은 다른 도시보다 훨씬 땅의 은혜를 많이 입고 살아왔으니 더 보은의 노력이 필요할 듯싶다.
‘아산외암마을에 오면 시간이 멈추었다?’ 우리는 훨씬 먼 옛날 선사시대의 삶으로 시간을 앞당겼다. 집터의 부엌과 삶의 현장에서 선인의 숨결과 그들이 불 때던 온기가 남아있는 듯하다. 오순도순 모여앉아 저녁식사를 하면서 하루일과를 나누는 가족의 모습이 선하다.
느릿느릿 시간이 멈추었다는 방문자의 감상처럼 아산외암마을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없다. 몇 년, 몇십 년 후에는 가치가 더 빛날 것이다.
그리고 깊이 농익고 곰삭을수록, 주변에 빌딩이 오르고 아파트가 올라갈수록, 또 시간이 가면 가는 대로 점점 보석이 되어있을 것이다.
늘 새로움이 나타나고 또 다른 이야기와 숙제가 제공되는 아산!
꿰맞춰지는 우리의 씨줄 날줄이 새록새록 재미있는 아산!
이 다음은 또 어떤 놀라움으로 우리 아산시민의 어깨가 펴지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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