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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초심(首邱初心)이라는 말이 있다. 여우가 죽을 때에는 자기가 살던 곳을 향해 머리를 둔다는 뜻으로, 근본을 잊지 않음, 또는 고향을 그리워 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여우가 죽을 때에 자기가 살던 굴이 있던 곳으로 머리를 똑바로 하는 것은, 비록 짐승이지만 근본을 잊지 못하는 본능적인 행동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태어난 자리로 돌아가려는 본능적인 행위는 사람이나 짐승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달초 재경선장향우회장에 취임한 김종규씨의 애끓는 고향사랑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그가 태어나고 자란 서들광문 삼봉산이 불법 행정집행으로 인해 생쓰레기매립장으로 지정되자 열일 다 제쳐놓고 앞장서서 막강한 관과 부딪쳐 싸웠다. 그 과정이 눈물겹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무모함은 둘째치고 믿었던 주변 사람들의 배신과 끊임없는 권력의 견제와 억압과 핍박으로 그의 안과 밖이 고초를 당한 끝에 지금도 성한 몸이 아니라는 대목에서는 절로 탄성을 금할 수 없다. 특히 열이면 열 똘똘 뭉쳐 대항해도 역부족인 상태에서 불순분자에 세뇌 당해 등을 돌리고 배척하는 이웃들을 바라보며 그는 피눈물을 흘렸을 터이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1차, 2차, 3차 소송까지 가면서 소송에 이기고도 막무가내로 공사를 강행해 시민의사를 무력화시킨 타 지역 행정관청의 예를 타산지석 삼아 상대의 후속대응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미리 간파하고 치밀하게 대응해 완승으로 마무리 지음은 단순한 법률지식이나 오기 이상의 그 무엇이 있었음이리라.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떴다. 그중 대부분이 먹고 살기 바빠서, 혹은 뭔가 서운한 마음으로 한번 떠난 고향, 바라보지도 않고, 또는 바라보지도 못하고 살아오고 있는 현실이다. 막강한 행정관청과 싸워 이겼대서가 아니라 온갖 모략과 핍박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한몸 던져가며 싸워 고향땅을 지켜낸 김종규씨의 마음에는 필경 수구초심 이상의 고향사랑이 절절했으리라. 고향에 남아 아무 힘도 돼주지 못함이 부끄럽고 온갖 고초 겪고 고향 지킨 의지와 높은 인덕이 존경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건강하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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