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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주완의 [행복한 아산 만들기]

2021년 07월 16일(금) 10:20 [온양신문]

 

하루를 놀이처럼

↑↑ ▲맹주완(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 부소장)

ⓒ 온양신문

우리에게 하루는 무엇일까. 만일 자명종 소리를 듣고 침대에서 깨어났는데 어제 하루 동안 겪었던 일들이 오늘도 똑같이 반복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우리의 심정은 어떻겠는가. 아주 지루하고 따분해서 견뎌내기 힘들 것이다.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이 1시간이 못 되고, 학습시간은 7시간 정도이며, 20대 직장인 중에서 10중 4명은 혼자서 밥을 먹는다는 통계도 있다. 매일 마시는 물 한 잔이 사막을 걸어서 통과한 후에 마시는 한 잔의 물처럼 간절할 수는 없는가.

우리에게 놀이는 무엇일까. L기업은 호랑이, 사자, 원숭이 등 동물을 위한 놀이도구로 사용하라고 매년 동물원에 대형가전제품 포장재를 기부한다고 한다. 종이 포장박스가 동물들의 고유한 습성을 자극하여 동물들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본 것이다.

놀이는 모든 생물체에게 보편적인 행동방식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놀이 욕구는 모바일을 통한 게임사업의 경쟁력을 높였고, 게임사업매출도 3조원을 넘겼다. 이제 놀이는 무형적 가치만이 아니다.

자극이 포화상태인 시끄러운 클럽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는 없다. 소음에 무뎌진 우리의 뇌는 예민성이 떨어지고, 무감각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브레인스토밍 하는 자리가 엄숙한 분위기라면 어떻겠는가. 오히려 커피타임, 담배를 나눠 피울 때, 업무 후 술자리에서 나오는 아이디어가 훨씬 기발할 지도 모른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에서는 서서 커피를 마시면서 동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을 녹음해서 공유하는 방식으로 회의를 한다고도 한다. 일터를 놀이터처럼 만들 수는 없는가.

놀이는 인간에게 가장 창조적인 행위이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생존에 필요한 다양한 삶의 지혜를 배우고 의사결정 과정을 제대로 익힌다. 약 2500년 전에 플라톤 아카데미에 걸려있던 ‘기하학을 모르는 자는 이곳에 들어오지 마라.’라는 말보다 ‘낯선 이여, 이곳에서 당신의 시간은 즐거울 것이다.’라는 에피쿠로스 공동체의 글귀가 더 매력적이지 않은가.

쾌락주의자로 알려진 에피쿠로스는 아테네 사람들을 관찰했고 많은 돈과 음식, 문화 등을 누리고 있었지만 어째서 행복하지 않은지를 늘 고민했고, 그래서 즐거운 놀이공간을 마련했다.

우리에게 하루의 의미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시운전할 때의 황홀함을 느끼게 했던 새 차도 며칠만 지나면 시들해진다. 우리는 얼마가 있어야 충분하다고 느끼겠는가. 복권당첨, 출세, 승진, 수상의 기쁨도 잠시 잠깐이며, 곧바로 우리는 다시금 지루하고 공허했던 예전의 마음상태로 돌아간다.

우리는 과거에 얻는 지식, 사고방식, 생각, 고정관념 등으로 오늘의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까.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식충전도 필요하고, 새로운 전략으로 방법을 탐색해야 한다. 인생의 목표는 성공이 아니라 성숙이 되어야 한다.

100m를 3초대에 돌파하지만 500m도 못가서 지쳐버리는 치타보다 몇 시간 동안 도미노게임 놀이에 빠져들 수 있는 인간의 집중력과 인내력이 훨씬 더 위대하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톡 친구가 아무리 많더라도 연락하고 만나는 사람이 없다면 평균적으로 80명 정도와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원숭이보다 나은 삶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미적 즐거움은 미술관이나 공연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적 순간들은 아주 익숙한 거리를 걷다가 마주치는 지인들이나 우체통, 간판과 같은 사물들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아산은 훌륭한 놀이터이고, 걷기는 행복한 삶과 지역을 사랑하고 사회적 관계를 위한 최고의 놀이 방식이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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