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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성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2020년 07월 10일(금) 16:28 [온양신문]

 

문화자원으로서의 지명

↑↑ ▲박동성(순천향대 교수)

ⓒ 온양신문

전국 여기저기를 다니다 보면 길목에 지명유래비가 있는 곳이 더러 있다. 마을 표지판 옆에 판자를 세워 소박하게 지명의 유래를 설명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커다란 돌 구조물을 만들어 둔 곳도 있다.

지명유래비에는 대체로 마을, 계곡, 산봉우리, 지자체 등의 명칭이 어떤 역사와 의미를 담고 있는지 유래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지명은 그 지역을 가리키는 고유한 이름이며 사람들은 그 지명에서 그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의 성격과 생활을 연상한다. 아산 사람은 어떻고, 천안 사람은 어떻고, 영인 사람은 어떻고, 온양 사람은 어떻고 하는 식이다.

그 지역에 사는 사람은, “우리집은 행목리인데 앞에 댕강산이 있고 뒤쪽에는 소류지가 있어”라는 식으로 자기가 사는 곳을 표현할 것이다. 이렇게 지명은 지리적 위치를 나타낼 뿐 아니라 그곳에 사람들을 공통성이 있는 집단으로 규정하여 동질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며 이런 것이 지역 문화의 특징을 만든다.

그런데 지명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어서 시대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같은 지역이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기존의 지명이 사라지기도 하고 새로운 지명이 생기기도 한다.

인구 증가에 따라 하나의 지역을 여러 지역으로 나누어 새로운 지명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현재의 지명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주민 청원을 통하여 지명을 변경한 곳도 있다.

지방자치단체끼리 지역합병을 할 때 지명을 무엇으로 정할지는 항상 문제가 된다. 한 지역이 지명을 양보하는 대가로 행정 서비스를 위한 시설 등을 유치하는 등의 양보를 받아내는 경우도 있고 지명을 둘러싼 논쟁과 대립으로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다. 이렇듯 사람들은 지명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그것이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지명의 유래나 어원을 둘러싸고 있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많다. 오늘날 사용되는 지명은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이 문자로 정착된 것이거나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다. 지형이나 역사적 사건, 인물 등이 지명에 반영되어 지명의 유래를 추측할 수 있게 한다.

순우리말의 고유 명칭을 한자로 옮기면서 원래의 지명을 알기 어렵게 한 곳도 있다. 또 음과 훈을 차용하는 방식 때문에 같은 지역에 대하여 여러 가지 한자가 사용되는 지명도 있다.

현재 사용되는 지명 중에는 일제강점기에 한자로 표기하면서 원래 지명이 소멸될 우려 때문에 옛 지명을 복원하는 곳도 있다.

지명은 단지 그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행정 자료가 되며, 국토지리정보원의 공식 표기가 되어 전세계에 통용되는 지도에 등록된다. 그래서 지명을 확정할 때에는 기초자치단체, 광역자치단체, 중앙정부기관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는 까다로운 절차가 있다.

국가지명위원회에서는 지명 제정의 원칙으로 ‘현지에서 현재 불리고 있는 지명’, ‘지역의 정체성, 역사성, 문화유산 및 장소의 의미를 반영하는 지명’을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

지명은 그 자체로 지역의 문화자원이다. 지명에는 그 지명을 사용하게 된 유래가 있으며 이는 지역의 개성을 나타내는 표상이 되기 때문이다. 지명에 반영된 역사성과 지명의 유래는 문화해설사들이 관광객이나 방문자들에게 지역을 안내하는 소재가 되고 있다.

아산시에는 유래에서 흥미를 끄는 여러 지명이 있다. 국수마루들, 십자바위, 이봉과 같이 위치나 의미에 대해서 의견이 일치되지 않고 해석이 다른 지명도 있다.

막상 아산이라는 지명에 대해서도 유래에 대하여 다른 해석이 있다. 이런 지명에 관심을 가지고 문헌이나 지역 전승에서 자료를 찾고 논의를 하면서 유래를 추측해 가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개발이 진행되면서 새롭게 행정적으로 지명을 확정할 때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이름은 지역문화자원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그 의미와 가치가 후대로 이어지도록 남기는 것은 현재를 사는 우리의 중요한 과제이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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