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자와 대인의 실천 덕목 도청도설(道聽塗說)이란 말이 있다. 큰 길에서 듣고 작은 길에서 진흙과 같이 더럽게 말한다는 뜻이다. 즉 길에서 듣고 횡설수설(橫說竪說) 말하는 것은 경박한 소인들의 행동이라고 한다. 어느해 어느 군주인지는 몰라도 대저 소설이라는 것의 발단은 군주가 백성들의 풍속을 알기 위하여 관원들에게 쓰게 한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를테면 세상 이야기나 항간의 소문꺼리는 좋은 말을 듣고도 남에게 지껄여 댈 때는 나쁘게 지어내는 것이 있다. 이런 쪽에서 보면 소설은 낮은 관원들이나 평범한 소인들이나 지료 천박한 일반인이 읽는 것으로 치부된다. 소인들은 귀로 들으면 입으로 빠져나간다. 조금도 마음속에 두지 않는다. 입과 귀의 사이는 얼마나 될까? 겨우 12㎝다. 이정도의 거리뿐인데 무슨 재간으로 1m 60㎝이상의 몸을 편히 만들 수 있겠는가? 옛날 사람들은 배운 학문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대단한 노력을 했다는데 요즘 사람들은 어찌된 셈인지 곧 잘 입으로 중언부언 지껄이며 바람에 날리는‘겨’처럼 쓸데없이 허공에 뱉어 버린다. 그것은 결코 대인(군자)의 학문이 아니라 소인들의 비루(鄙陋)한 처세인 것이다. 그들은 묻지도 않는 말을 톡톡 털어 입에 담기도 하니 이런 것을 수다라고 하나 잔소리라고 하나? 군자(대인)는 묻지 않으면 답하지 않고 물으면 그것만 대답한다. 필자의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 어느 사람은 자기에게 불이익한 일이 생겨도 도시 말을 하지 않고 묵묵히 처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느 사람은 다정다감하게 말을 많이 하지만 결코 누구에게도 불쾌감을 주지 않는 말을 하기도 한다. 또 어느 사람은 공연히 이해 상관없이 이사람 저 사람의 인신에 관한 험담을 하며 묻지도 않은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이 있다. 또 자기의 이익이나 일신에 관한 문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자기 뜻대로 경박하게 말을 해버리는 사람도 있다. 사람의 얼굴모양이 백이건 만이건 수십 만 이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 그 사람이 생각하는 것도 차이가 있다. 그러나 공통점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다소 생각에 차이가 있더라도 공통점은 있다. 말의 위력은 대단한 것이다. 한나라가 망할 수도 있고, 흥할 수도 있다. 말 한마디에 죽고 말 한마디에 살기도 한다. 말은 형상이 없다. 때문에 군자와 대인은 말을 삼가고 한번 한 말은 꼭 실천한다. 실천하지 못하는 말은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 사람은 말을 이랬다 저랬다 하다가 연하자로부터 봉변을 당하는 꼴을 목격하기도 했다. 위가 미덥지 못하면 아래가 항상 거만해 지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자기의 잘못을 조금도 반성하지 않고 상대방만을 책망하고 원망하는 것은 잘못이다.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살을 보태어 거짓말을 하면 죽을 수도 있다. 참 말에 살(生)고 거짓말에 죽는다는 춘암 박인호 선생의 교훈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