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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권종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2020년 11월 17일(화) 11:01 [온양신문]

 

휘게(Hygge) 아산

↑↑ ▲윤권종(정신요양시설 파랑새둥지 원장)

ⓒ 온양신문

‘휘게(Hygge)’는 우리 삶의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과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행복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일터에서 하루를 보내고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하루하루의 일상은 데자 뷰(deja vu) 같이 반복되고 그 속에서 작은 웨이브가 삶의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산은 35만 명의 적지 않은 인구의 약 50%가 산업 및 농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이며, 그와 관련된 가족과 연계직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산업도시의 유형을 띄고 있다.

교통의 발달과 산업의 발달로 인해 약 30년간 도시의 규모는 3배 정도로 급성장하였으며, 특히 산업노동자와 가족의 이주가 급증하여 오늘의 도시 형태를 이루고 있다. 다시 말해서 경제적 삶을 위해 이주한 이주민인 것이다.

가족의 풍요로운 삶과 양질의 자녀교육 그리고 삶의 행복을 위한 ‘아산드림’의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다.

아산은 전국 228개 기초지방정부에서 GRDP(지역내총생산) 1위의 경제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연유로 아산으로의 이주가 시작되고 아산에서의 삶에‘아산드림’을 꿈꾸게 되었음에도 삶은 그리 풍요롭지 않다.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와 단순 노동을 제공하는 노동소득 중심의 구조가 시민들의 실질적 기대소득의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역기업의 육성과 대기업의 지역 법인화를 통한 경제, 산업 중심의 혁신적 정책의 추진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나는 가끔씩 내가 살고 있는 아산을 비유해서 ‘아산뽕’을 하곤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가 한해를 돌아가는 날들이 365일이요, 사람의 체온이 36.5℃이며, 사람의 관절과 경락이 365개이며, 아산을 지나는 위도선이 N36.5°라서 ‘사람이 매일매일 살아가기 최적의 삶터가 아산땅이다.’라고 .... 그럼 진짜 그럴까 ?

첫째, 아산시민은 선진적 민주시민의식을 가지고 있다. 둘째, 산과 강 그리고 들의 자연이 조화롭다. 셋째, 먹고 살 수 있는 일자리가 많다. 다시 말해 “좋은 사람들이 좋은 곳에서 잘 살 수 있지 않은가 하는 말이다.

일터에서 삶터로 돌아가는 ‘저녁이 있는 삶’은 우리 모두가 꿈꾸는 로망이다. 나는 매일 아산을 가로질러 배방 연화마을에서 신창 읍내리까지 이순신대로(국도 39번), 온양순환길(국도 21번)을 돌아오는 길, 또는 곡교천로를 질러가는 길로 출퇴근을 한다. 선택은 그날 느낌과 감으로 어떤 기준도 없이 정해진다. 다행히도 모든 선택로(路)에 지체나 정체가 그리 심하지 않다.

가끔씩 퇴근길에 ‘곡교천 은행나무길’을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걸어본다. 사시사철 나에게 다양한 풍경과 색깔을 채색해주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나를 반겨준다. 시원한 도심의 풍경은 장관이다. 선택받은 자만이 누리는 호사 일게다.

시간이 좀 많을 때는 ‘신정호’를 한 바퀴 돌아본다. 카페의 불빛이 물속에서 차오르니 저녁 무렵의 정취로는 말할 나위 없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의 얼굴보다 호수의 풍경으로 눈길을 주니 내심 친구는 서운하리라.

또 따른 나의 선택지는 ‘외암마을’이다. 도심의 번잡스러움을 피해서 다다른 해질녘 그곳은 무척이나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는 곳이다. 예전 내 어릴 적으로 돌아가듯 방해받지 않는 발길을 둘 수 있어 메말라 있는 뇌세포에 사색이라는 호사를 선물한다.

젊은 날 바삐 살아가던 내 삶에 산, 호수, 길 이런 것들은 그냥! 그냥! 몰라도 되는 걸로, 그냥! 모르는 척해도 되는 것인 양 보냈지만 이제는 오랜 벗처럼 옆에 있어 주면 좋고, 솔솔 바람이 더해주면 더욱 정겨움이 커진다.

세월에서 느끼는 것은 아니리라. 그들은 그곳에서 오래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리라. 다행이다. 아직 나에게 낭만이라는 여유가 남아있고 그들이 그곳에서 언제든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참으로 고맙지 아니한가!

일상은 매일매일이 데자 뷰(deja vu)와 같이 반복되지만 하루하루의 삶은 소중하다. 소소한 행복은 지금도 내 옆에 친구로 있지 않은가! 내 눈과 귀와 가슴이 따뜻해지는 소소한 삶의 모습이 휘게(Hygge)일 것이다.

한번은 나를, 한번은 주위를, 한번은 먼산 너머를 바라보면서 잠시나마 그들과 함께 있어 본다. 혹여 그 길에서 멍하니 있는 사람이 있거든 그냥 스쳐 지나가세요. 그는 바람에 취해있거나 저녁노을에 취해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곁에 빈 벤치가 있으면 잠시나마 홀연히 앉아서 눈을 감고 있으면 하루의 저녁이 아름다워질 수 있을 것이다.

※ 휘게(Hygge)는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 안락함을 뜻하는 덴마크어, 노르웨이어이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과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이나 안락한 환경에서 오는 행복을 말한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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