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곡(潛谷) 김육(金堉·1580~1658)은 조선중기인 인조, 효종 때의 문신으로서 본관이 청풍이며 호를 잠곡이라 했다. 김육은 어려서부터 세상을 바르게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할 경세(經世)의 뜻을 가졌다고 한다. 광해군 때에 자신의 포부를 펼칠 수 없게 되자 경기도 가평군 잠곡에 내려가 10년간 농사를 지었으며 농촌의 실정을 누구보다 소상히 알게 됐다고 한다. 김육은 인조반정이후 관직에 진출하여 대동법과 동전 보급에 공헌했으며 또한 조세 제도의 합리적 개혁을 했다고 한다. 잠곡의 시(詩) 중에서 관사유감(觀史有感)이란 한시(漢詩)를 보면 그 시대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감정이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시를 살펴보면 고사불욕관(古史不欲觀;옛 역사는 보고싶지 않으며) 관지매병루(觀之每병淚;볼 때마다 눈물이 흐르는걸) 군자필곤액(君子必困厄;군자는 반드시 곤액을 당하고) 소인다득지(小人多得志;소인들은 득세한 자들이 많으니) 수성패홀맹(垂成敗忽萌;성공할 즈음이면 문득 패망의 싹이 트고) 욕안위기지(欲安危己至;안정될 듯 하면 이미 위태함이 뒤따르네) 종래삼대하(從來三代下;삼대시대 이후로는 오늘날까지) 불견일일치(不見一日治;하루도 제대로 다스려진 적 없다오) 생민역하죄(生民亦何罪;백성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명막창천의(冥漠蒼天意;저 푸른 하늘의 뜻 알 수가 없네) 기왕상여차(旣往尙如此;지난 일도 오히려 이러하거늘) 이황당시사(而況當時事;하물며 오늘날의 일이겠는가)라고 했다. 옛 정치인이나 현재의 정치인의 속성은 그야말로 같다고 본다. 찬반은 항시 공존하고 어느 일이나 양면성이 있기 때문에 난지이(難之易)하고 이지이난(易之而難)한 것이 세상사다. 어려운 것 같으면서 쉽고 쉬운 것 같으면서 어려운 것이 세상사다. 이러쿵 저러쿵 참으로 말이 많은 세상이다. 그저 저 사람보다 자기 주장을 주장하다보면 가능, 불가능임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처세하는 꼴이 가관이다. 말하는 기준을 어디에 두고 하는 말인지 알듯 알듯하면서 모르겠다. 모두가 자기 잘난 멋으로 산다고 하지만 앞 뒤 가리지 않고 결과가 어떻게 될 지도 모르고 시부렁 대니 말이다. 어느 국회의원은 자기가 국회에서 한 말을 가지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그럴싸 하지만 옛 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그 버릇 그대로 하고 있으니 그 또한 가관이다. 국민 생활고(生活苦)는 아랑곳하지 않고 입신양명과 당리당략만 내세우는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말끝마다 국민을 팔고 있으니 이것 또한 시대의 병이다. 민주주의의 이념을 솔선수범 해야 할 정치인들이 민주주의를 망치고 있다. 이번 대선후보 경선과정의 꼴을 보면 어느 정당 할 것 없이 곡직불문(曲直不問)에 불문가지(不問可知)라 하겠다. 한심한 작태를 연출하면서 대권욕(大權慾)에 실성하여 보이는 것이 없는 모양이다. 불상(不常)한 사람들이다. 대선후보는 당내에서 당원들만으로 선정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가부(可否) 심판은 국민이 해야 할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