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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아산을 날고 있다’

동화작가 박은자가 만난 사람-예술공연기획사 큐리어스진 대표 강승우

2020년 10월 23일(금) 13:47 [온양신문]

 

↑↑ ▲2020 뮤지컬 사랑했지만 아산 공연

ⓒ 온양신문


↑↑ ▲강승우 대표 <사진출처> SK브로드밴드 중부방송 시사토크 견제구

ⓒ 온양신문

사람들은 세상을 살면서 여러 번 자신의 꿈을 수정한다. 잘 할 것 같아서 시작한 일이 막상 해보니 잘 할 수 없을 때 수정하는 것은 괜찮다. 또 자신과 맞지 않거나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마땅히 수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적성에 딱 맞고, 그 어떤 일보다 좋아하며 잘하던 일을 중단해야 할 때는 좌절을 느끼지 않을까?

공연예술기획사 큐리어스진 대표 강승우에게는 축구가 그러했다. 잘생긴 외모는 물론 훤칠한 키, 튼튼한 두 다리, 타고난 근력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재능도 보였다. 무엇보다 공을 차고 있으면 마음이 벅차오를 만큼 좋았다. 월드컵에 출전하는 상상이 현실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어느 날, 강승우는 달리다가 부딪혔고, 무릎 연골이 깨졌다. 그날의 사고로 인해 강승우 대표는 지금도 무릎에 주사를 맞으면서 통증을 견디고 있다.

축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강승우는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면서 마케팅을 전공한다. 그리고 공연예술기획사를 설립한다. 강승우 대표가 이끄는 ‘큐리어스진’ 과 ‘더진컴퍼니’, 이 두 회사는 전국의 공연을 기획하고 주관한다.

강승우 대표는 아산에 대한 애정이 무척 각별하다. 너무나 큰 애정 때문에 아산에 영혼을 내어놓은 사람 같다. 하지만 강승우 대표는 아산과 아무런 연고도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아산에 오게 되었을까? 무엇이 강승우를 아산으로 불렀을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2014년도였어요. 일 때문에 아산을 방문했다가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아산청소년축제 발악(發樂)’을 보고 있는데 가슴이 철렁할 만큼 마음속에 아산이 확 들어왔어요. 마치 처음 사랑을 하는 것처럼 마음이 설레었고, 봄날 생명이 움트는 신비로움이 온 몸을 감쌌어요. 신정호변을 천천히 걷는데, 아산이 무지 좋은 거예요. 당장 서울에 올라가 집을 내놓았고, 아산에 집을 얻었죠. 회사가 서울에 있어서 3년 동안 서울로 출퇴근을 했어요. 저는 그렇게 아산 사람이 되어갔죠. 그러다가 사업체 하나를 아산으로 옮겼어요. 이제 저는 완전한 아산 사람입니다.”

아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강승우 대표, 그러나 그에게는 좌절도 많았다. 다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강승우 대표

ⓒ 온양신문

 

“제 꿈은 아산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겁니다. 아산 사람들이 단순히 먹고 사는 즐거움에서 오는 것이 아닌 좀 더 다른 차원의 문화를 누리도록 해 주고 싶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관심이 별로 없어요. 공연을 알리는 현수막 백 개를 걸고 여기저기 포스터를 붙여도 이렇다 할 효과가 없고 절망스러울 때가 많아요. 다른 지역 공연으로 번 돈을 아산에 투자해도 별 반응이 없을 때는 순간적으로 지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응원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마치 제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힘내라는 응원 메시지를 보내줍니다. 그래서 저는 언젠가는 될 거라는 희망을 붙들고 다시 힘을 냅니다.”

강승우 대표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그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자.

“아산에는 밴드가 아주 많고 다양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공연을 보기 위해서 표를 사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아요. 오히려 돈을 내고 공연을 보는 것을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연을 본 사람들은 다릅니다. 탄성을 지르고,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동을 합니다. 공연이 이런 건 줄 몰랐다는 고백도 합니다. 위로를 받고, 하나가 되는 느낌을 얻지요. 공연을 보기 위해서 표를 구입하고 기다리는 행위 그 자체에서 이미 힐링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가까운 천안은 물론 평택이나 안성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이 아산에서는 열리지 않습니다. 아산에서는 천 석 규모의 공연장이 없으니까요. 아티스트 한 사람만으로 공연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서 적어도 천 석 규모의 공연장에 관객이 들어와야 스텝들도 같이 살 수가 있어요. 그러니 아산에서는 제대로 된 공연을 볼 수가 없지요. 저 역시 공연을 열 때마다 적자가 아주 큽니다. 결국 수준 있는 공연을 만드는 제작자는 빚에 허덕일 수밖에 없어요. 2018년도에 팬텀싱어 공연을 하고, 3800만 원의 적자가 생겼어요. 그 당시 표를 6만 원에 팔았는데, 아산 사람들은 돈을 주고 표를 사는 것을 납득하지 못했어요. 천안이나 안성, 평택 등 인근 도시에서는 순식간에 표가 매진된 공연이었는데 말입니다. 아산 사람들 대부분이 아예 팬텀싱어를 모르고 있었죠. 결국 표를 만 원에 팔고, 그것도 안 되어서 무료 초청을 해서 간신히 500석 객석을 채웠습니다. 아티스트로 하여금 텅 빈 객석 앞에서 공연하게 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강승우 대표의 고단한 삶, 그럼에도 단단한 그의 열정 앞에서 아산의 문화 저변이 확대되고, 차츰차츰 그의 팬들이 늘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공연이 멈춰있던 지난 9월 13일 날, 강승우 대표는 다시 일을 벌였다. 살롱 드 아산 22번째 무대로 ‘김마스터 트리오밴드’의 공연을 온양민속박물관에서 열었던 것이다. 그 당시 강승우 대표의 심정을 들어보자.
“공연을 보겠다는 사람 백 명이 채워지지 않으면 공연을 취소하겠다는 말을 먼저 꺼내고 관객을 모집했어요. 공연장에 백 명이 와 주면 수익은 없어도 제가 빚을 지지는 않거든요. 사실 백 장의 표가 팔리지 않고 공연이 열리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더 많이 했는데, 그래도 그동안 제가 아산의 시민들을 위해 쏟아 부었던 것이 헛된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공연을 열 수가 있었으니까요. 표가 다 팔렸고, 표를 구입한 사람들은 거의 다 공연장에 와 주었어요. 관객 모두가 붙이는 체온계를 착용하고, 야외 공연이어서 손목링을 하고, 모두가 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유지하고, 체온 측정을 했지요.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죽어가던 것들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었어요. 무대 위에 선 아티스트들은 물론 관객도 저도 하나가 되어서 가슴 벅찬 감동을 나누며 서로를 위로했지요.”

↑↑ ▲2018 살롱 드 아산 송악 공연

ⓒ 온양신문

항상 꿈을 꾸는 강승우 대표, 그는 지금 어떤 바람을 가지고 있을까?

“우선 저는 ‘살롱 드 아산’ 공연을 정기적으로 열고 싶습니다. 간혹 재단이나 시에서 공연 제작 의뢰가 들어옵니다. 그런데 공연 제작비용을 삼분의 일 혹은 사분의 일로 축소시킵니다. 그러면서 공연의 질은 120%가 되기를 원해요. 심지어는 지금은 천만 원 있으니까 천만 원만 받고 공연을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합니다. 내년에 많이 도와줄 테니 이번엔 이윤을 남기지 말라는 말을 노골적으로 하는데, 그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오천만 원이 드는 공연을 요구합니다. 그럴 때 정말 막막한 기분이 듭니다. 예술인들에 대한 대우, 공연기획자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터전이 상당히 부족한 거지요. 그러다 보니 아산에서 배출된 뮤지션들을 정작 아산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바비핀스, 정은수와 친구들, 로키 등등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많습니다.”

강승우 대표는 뮤지션 김마스터의 공연을 여러 번 열었다. 그래서 지금은 아산에서도 김마스터를 아는 사람이 많다. 다시 강승우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김마스터는 아주 좋은 뮤지션입니다. 계명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서울예술종합학교에서 음향을 전공한 사람인데, 우리나라 블루스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뮤지션이에요. 그의 노래를 듣고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 없죠. 그만큼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이에요. 그의 출연료가 상당히 큰데, 출연료와 상관없이 저를 도와주러 아산에 내려오는 사람이에요. 아산에서 공연의 토대를 든든하게 쌓아가라고 말입니다.”

김마스터만 영혼이 자유로울까? 강승우 대표, 뜨거운 열정을 가진 그의 영혼도 자유롭다. 게다가 그는 아산에 대한 사랑이 절절한 사람이다. 오늘도 그는 공연에술기획자라는 이름을 들고 열심히 펌프질을 하고 있다. 그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고, 그의 두 팔은 근육으로 완강하다. 그가 흘려보내는 샘물에 언젠가는 아산 시민들이 모두 일어서서 화답하지 않을까? 강승우 대표가 기획하는 공연에는 출연자를 따지지 않고 표를 사는 날이 오지 않을까?

강승우 대표는 오는 10월 31일 오후 4시 30분에 온양민속박물관 야외무대에서 살롱 드 아산 23번째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 그가 초청하는 뮤지션은 세계무대에 널리 알려진 ‘미니넷 앙상블’이다. 가을이 깊어가는 시월의 끝날, 아산시민들에게 깊은 감동과 기쁨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참으로 귀한 사람 강승우 대표, 그가 아산을 날고 있다. 아산시민들을 위해서, 아산의 문화를 위해서 자신이 가진 것들을 아낌없이 내놓았고, 텅 빈 주머니를 어쩌지 못해 빚을 지면서도 열심히 날았다. 이젠 아산이, 아산 시민이 화답을 할 때가 되었다. 문화를 기획하는 ‘큐리어스진’의 강승우 대표가 행복한 얼굴로 아산을 훨훨 나는 그날을 그려본다.

↑↑ ▲2018 팬텀싱어 아산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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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유리상자 박승화 브런치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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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살롱 드 아산 송악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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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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