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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8주년 특집온양이 바뀐다 ⑥ 창고말(마을)

온양온천역 내려다보던 ‘창고말’

2007년 07월 25일(수) 12:57 [(주)온양신문사]

 

 

▲ 온양시내에서 최초로 '문화동'이라는 동명(洞名)이 붙었던 창고말. 특히 이곳에 큰 양곡창고(농협)가 줄지어  서있다해서 '창고가 있는 마을'-'창고말'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고한다.
온양온천역 뒷편 언덕배기 동네에 마을이 있었으니 이 마을 이름은 일찍부터 ‘창고말’로 불렀다. 마을 서쪽 아랫동네에 커다란 창고가 여나믄개 이어붙어 있다고 해서 그렇게 붙여진 것이다.


창고말은 남쪽을 제외하고는 동·서·북쪽 방향으로 탁 트여있어 고층건물이 없던 시절에는 앉은 자리에서 온양시내가 훤히 다 내려다보였다. 전망은 그렇게 좋았지만 일상생활은 그렇지만도 않았다고 이 마을 출신 구모씨(46세)는 회고한다.


“지대가 높아서 우물을 파려 해도 까마득한 깊이로 파내려가야 했고, 겨울철에는 내려가다가 미끄러져 낙상을 입기 일쑤요, 분뇨수거차도 제 때 올라오는 경우가 별로 없어 마을 주민들은 한밤중에 몰래 언덕배기 풀숲으로 해서 온천천으로 내다버리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말한다.


분뇨수거차도 거르던 동네


뿐만 아니라 마을이 너더리와 숯 골까지 이어지는 과수원과 인접한지라 해마다 봄철이면 거기서 일제히 농약을 뿌려대는 통에 마을 주민들의 반쯤은 머리를 지끈거리며 살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가을철이면 아이들이 그 과수원에 몰래 숨어들어가 사과며 배 서리를  해서 ‘복수’를 했으니 피장파장 아니었겠느냐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언덕배기 위에 올라 서있으면 온양온천 기차역 플랫폼이 발 아래로 내려다보였다.


구씨는 “봄이나 가을철에 수학여행을 왔던 외지 학생들이 플랫폼에 일렬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릴 때면, 언덕위에 서서 공연히 뒤틀린 심사로 ‘촌놈들 놀러왔느냐?’며 시비 아닌 시비를 걸어 서로 감자바위를 주고받던 일은 유치하지만 재미있는 추억으로 기억된다”며 웃었다.


현재의 온천동이 온천리로 불리웠던 시절, 이 일대는 온천리7구에 해당됐으며 70년대 초 당시 아산군에서는 처음으로 마을 이름을 현대식으로 붙인다고 이 일대에 16절 용지 크기로 ‘동명(洞名) 문화동’이라는 방을 붙여 한때 동네 주민들이 우쭐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온다.


이때 어떤 주민은 편지를 보내면서 겉봉투의 보내는 사람 주소칸에 ‘충남 아산군 동명 문화동 000번지’라고 써 이를 본 우체국 관계자들이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고.


마을의 나이 많은 어른들은 동쪽 마을아래 논배미 옆에 조성된 마을이 ‘문화촌’이라 하여 당시 지역에서 한가락 한다는 높은 분들은 다 거기에 몰려 살았다고 회고한다.


대조적으로 언덕배기에 다닥다닥 몰려 살았던 사람들은 한마디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었다고.


80년대부터 이 일대는 크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80년대부터 크게 변화 시작


너더리 방향에서 남산쪽을 향해 언덕배기를 가로지는 도로가 뚫렸고, 마을 아래쪽, 그러니까 온양온천역 뒷편을 흐르던 온천천은 복개 되기 시작했으며 마을의 반을 차지했던 과수원이 택지지구로 변화하면서 수많은 주택, 연립 등이 들어섰다.


그러나 이렇게 마을 주변이 상전벽해(桑田碧海)하는 상황에서 정작 마을의 오래된 구옥들은 마음대로 고치지 못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지금도 창고말의 원주민 격인 맨 위 골목길에 면한 집들은 대부분 3~40년 이상된 집들이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조만간 온양온천역이 완공되면 현재 역사(驛舍)가 있던 자리를 관통해서 이 마을 아래를 지나 용화동까지 이어지는 6차로가 예정되어 있어 도로만 개통된다면 마을이 크게 일어날 것이라고 주민들은 굳게 믿고 있다. 다만 대로로 인해 마을이 단절되는 것이 안타깝다면 안타깝다는 정도다.


원래 이 도로는 지난 2003년 아산시가 보상하고 철도청에 의해 공사가 시작돼 2006년말 수도권전철이 개통되면 신역사와 함께 연계 개통될 예정이었다.


따라서 도로 안에 편입된 상당수의 주민들이 그 때 일정액의 보상을 받고 터잡고 살던 동네를 떠났으며 그들이 빽빽히 밀집되어 살던 곳은 지금 잡풀이 무성한 공터가 되어있다.


이 도로의 공식명칭은 ‘온양온천역사 진입도로(대로 3-10호)’로 용화고까지의 개통에 앞서 역전광장에서 온양2동사무소 앞까지 연장 103m를 폭 25m로 우선 개설할 예정이었으나 철도청에 의해 장항선 신선로 이설 및 역사 건립, 수도권전철 개통이 지연됨에 따라 도로개설 역시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소외감 느껴


철도청이 최종적으로 발표한 2008년말 수도권전철 개통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이곳의 도로 역시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용화택지지구가 정비되면 이 마을은 시내권과의 중간지점에 위치하게 된다. 역의 바로 뒤에 위치하고 있어 수도권전철 등이 개통되면 그 덕을 크게 볼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구릉에 위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언덕 위·아래로 개발편차가 크게 나타날 우려도 높다.


현재 일부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은 시내 중심상권이나 용화택지지구 등 주변은 시가 야심찬 계획을 세워가면서 대대적인 정비와 개발을 앞두고 있지만, 이 지역은 뚜렷한 개발계획도, 추진 주체도 없는 상황이어서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한 주민은, “큰 도로가 놓인다고 개발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특히 마을 고유의 색깔이 없어 자칫하면 역세권의 그늘로 숨어버릴 우려가 크다”며 걱정이다.


개발의 양면을 함께 안고 있는 창고말의 야누스적 가면은 언제 벗겨질 것인가.

<임재룡 기자>

                                                                      

온양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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