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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길의 오전 11시는 부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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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전규섭의 노래에 중국관광객들의 걸음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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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3일(월) 05:13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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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서울 대방동에서 온 세 살 아이와 엄마 | ⓒ 온양신문 | | 은행나무 길의 오전 11시는 한산했다. 대부분 느린 걸음으로 색 변해가는 은행잎과 파란 하늘에 주목했다. 잠시 뒤 대형 관광버스가 멈추고 중국 관광객들이 은행나무 길로 들어섰다.
그들은 등에 커다란 배낭을 메고 은행나무 길을 바삐 걸었다. 잠깐의 관광 시간이 주어진 동안 이 길 전체를 자신의 나라로 가지고 가려는 듯 무리지어 큰소리로 떠들며 길을 걸었다. 그러다 그들이 멈춰 섰다. 싱어송라이터 전규섭 앞이었다.
전규섭의 공연 객석에는 사실 서울 대방동에서 온 엄마와 세 살 먹은 아이 외엔 아무도 없었다. 한 명의 관객이 있어도 무대에서 최선의 연기를 다하는 배우처럼 전규섭은 열심히 ‘괜찮아요, 괜찮아요 난~’으로 끝나는 노래에 정성을 쏟아 노래를 마쳤다. 세 살 아이와 엄마가 손뼉을 쳤다. 전규섭 앞에 멈춰 선 중국 관광객들도 따라 손뼉을 쳤다. 그들에게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버스킹은 아직은 낯선 문화가 분명했다.
전규섭은 ‘유실감성보관함’이란 이름의 앨범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기금으로 제작했다. 앨범에 실을 곡들을 준비하느라 1년의 시간이 걸렸다. 익숙하지 않은 앨범 타이틀의 의미를 묻자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찾게 되는 유실물 보관소를 떠올렸다고 했다. 앨범 곳곳에 그만의 고민을 넣고 싶었는데 사랑 이야기가 많다며 웃었다.
“음악을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경험은 관객이 내 가사의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인양 어떤 사람은 눈물 흘리고 어떤 사람은 고개 끄덕이고 그 때 인 것 같습니다.”
전규섭의 목소리가 은행나무 길을 다시 부드럽게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 관광객들은 노래 한 곳이 끝나자 커다란 배낭을 메고 은행나무 길 속으로 바삐 들어갔다. 마치 신데렐라 구두의 마법이 벗겨지는 12시처럼 중국인들은 필사적으로 바쁜 걸음을 걸었다. 그들이 아직은 이름이 생소한 청년의 노래 한곡을 들어준 것만 해도 고맙다 싶어졌다. 세 살 아이와 엄마는 시간이 멈춘 듯 의자에 오래도록 앉았다.
또 한 아이가 나타났다. 바닥에 그려진 사방치기 그림에 한쪽 다리를 들고 폴짝폴짝 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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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폴짝 폴짝 ~사방치기 재미에 엄마 목소리까지 까먹은 소녀 | ⓒ 온양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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