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시 읽게 하는 나무
|
|
2011년 05월 20일(금) 16:12 [(주)온양신문사] 
|
|
|
시 읽게 하는 나무
이 봄 되어 온양온천역 역사 뒷편 구 굴다리 부근을 지나다 보면 기자는 신라 월명사의 10구체 향가인 ‘제망매가(祭亡妹歌)’를 떠올리게 된다.
고교 고전과목에 나오는 이 향가는 당시는 뜻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하고 무작정 외우기만 하려 해 그렇게 외우기가 힘들더니 나이 먹고 사람이 죽고 사는 것에 대해 조금은 깨우치게 되니 그 행간의 의미가 서늘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삼국유사(三國遺事) 권5에 출전하는 ‘제망매가’의 원문은 다음과 겉다.
祭亡妹歌(제망매가)
生死路隱(생사로은)
此矣有阿米次힐伊遣(차의유아미차힐이견)
吾隱去內如辭叱都(오은거내여사질도)
毛如云遣去內尼叱古(모여운견거내니질고)
於內秋察早隱風未(어내추찰조은풍미)
此矣彼矣浮良落尸葉如(이의피의부량낙시엽여)
一等隱枝良出古(일등은지량출고)
去奴隱處毛冬乎丁(거노은처모동호정)
阿也 彌陀刹良逢乎吾(아야미타찰량봉호오)
道修良待是古如(도수량대시고여)
이를 현대어로 풀이하면
삶과 죽음의 길은
이(이승)에 있음에 두려워 하여
나는(죽은 누이를 이름) 간다고 말도 못 다 이르고 갔는가(죽었는가)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에 저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같은 나뭇가지(한 어버이)에 나고서도
(네가) 가는 곳 모르겠구나
아으 극락세계에서 만나 볼 나는
불도(佛道)를 닦으며 기다리겠다
이 시구가 기자에게 의미심장하게 다가옴은 역사 뒷편 벽면에 심어놓은 조경목(향나무) 때문이다. 보기 좋으라고 프라스틱 나팔꽃 등과 함께 벽면에 심어놓은 것은 좋은데 그중 모서리 안쪽에 심어놓은 나무는 응달과 물부족 때문인지 지난 겨울을 나면서 그만 고사(枯死)했거나 현재 고사중이다.
똑같은 시기에 심겨진 나무인데 한쪽은 푸른 하늘을 보면서 시퍼렇게 살아있고 한쪽은 누렇게 떠서 말라죽어 있으니 어찌 이리 세상은 불공평한가.
각각 다른 위치게 심겨진 나무의 불운으로 치부해야 하는가, 아니면 장차 다가올 몇 개월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마땅한 수분공급 대책도 세우지 않고 사실상 허공에 띄운 인간의 무지를 탓해야 하는가.
필경 이 향나무는 같은 종자에서 발아해 함께 성장했을 터인데 같은 곳에서 불과 몇m 차이로 따로 심겨져 몇 그루는 살고 몇 그루는 죽었으니(죽어가고 있으니) 월명사의 싯귀에 나오는 그 누이 잃은 아무개와 다를 바 무엇인가.
| 
| | ↑↑ 파릇파릇 살아있는 향나무 | ⓒ 온양신문 | |
| 
| | ↑↑ 파릇파릇 살아있는 향나무 | ⓒ 온양신문 | |
| 
| | ↑↑ 수분 부족으로 죽어있는 그늘 쪽의 향나무 | ⓒ 온양신문 | |
| 
| | ↑↑ 이 나무는 고사하고 있는 중이다. | ⓒ 온양신문 | |
| 
| | ↑↑ 문제의 위치. 그늘 안쪽의 나무는 죽거나 죽고 있고, 저 바깥쪽 나무9안보임)은 생생하게 살아있다. | ⓒ 온양신문 | |
|
|
|
|
임재룡 기자 skyblue6262@naver.com “지역정신 온양신문” - Copyrights ⓒ(주)온양신문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주)온양신문사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주)온양신문사
|
|
|
|
|
|
|
|
|
|
|
|

|
|
|
|
최근기사
|
|
|
|
|
220만 삶 ‘AI 대혁명’ 불지핀 ..
|
|
‘충남 일자리 정책 이끈다’ 제4..
|
|
충무교육원, 이순신 나라사랑 교..
|
|
“글로벌 기업 투자, 3력·광속으..
|
|
지역 국회의원과 ‘13.5조 확보’..
|
|
민선9기 공약실천계획 도민과 함..
|
|
아산시, 지역사회보장계획 평가 8..
|
|
아산시, 도고면 기곡리 침수 대응..
|
|
어르신 목욕·이용 편의 높인다…..
|
|
도고면 행복키움추진단·파라다이..
|
|
[시대진단] 다수결이면 다 정의로..
|
|
충남교육청, 다문화 교육 연구학..
|
|
충남교육청, 2026년 성과관리지원..
|
|
“11월은 ‘정리정돈의 달’, 현..
|
|
충청광역연합의회 제12회 정례회 ..
|
|
아산시시설관리공단, 자원순환의 ..
|
|
충남교육청 학생건강교육센터, 김..
|
|
선문대 치위생학과, 한국치위생과..
|
|
수피아사회적협동조합, 베이커리..
|
|
‘그대! 80개의 나래를 펴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