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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들을 만나면 글과 그림으로 화답했다’

배상섭 시조시인, 스케치 파노라마 12집 발간

2019년 08월 26일(월) 16:34 [온양신문]

 

↑↑ ▲배상섭 시조시인

ⓒ 온양신문

전직 교사이자 시조시인으로서 왕성한 작품활동 중인 배상섭(75세) 시인이 여행을 하면서 보이는 풍광을 스케치하고 단문으로 소개하는 ‘스케치 파노라마’ 제12권째를 발간했다.

오늘의문학사를 통해 발간한 12집에는 ‘서울·인천 지역’ ‘강원지역’ ‘충청지역’ ‘전라지역’ ‘경상지역’과 ‘제주 해외지역’ 등으로 분류한 스케치와 글이 담겨져 있다.

간결한 그림과 글만 보면 쉽게 쉽게 여행하면서 취재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전거로, 혹은 도보로 직접 전국을 다니면서 자신의 블로그(http://blog.daum.net/sktch1365))에 올린 것을 모은 이 연작집은 그래서 그래서 ‘한국의 인문지리지’라는 별도의 타이틀이 불어 있다.

배 시인은 이 책의 머리에 ‘스케치 파노라마 12권을 펴내며’를 통해 다음과 같이 적었다.

‘아름답고 귀한 것들은 모두가 길 위에 있어, 나는 그들을 찾아, 매일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그러다 내가 그들을 만나게 되면 나는 글과 그림으로 바꾸어, 매일 나의 블로그에 올렸다.

이렇게 쌓인 재료들로 오늘 나는 또 한 권의 새로운 스케치 파노라마를 내게 되었다.

비록 한정된 지면 때문에 자료들을 모두 싣지는 못하였지만, 이렇게 한 해의 작업을 마무리 하게 되니 기쁘다.

이번에 싣지 못한 나머지 부분들은 나의 블로그에서 참고하기 바란다.’

이 책에 대해 리헌석 문학평론가는 “배상섭 시조시인의 기행 화첩 12권째를 감상하면서, 많이 변한 세상을 새롭게 만나기도 하고, 변하지 않는 장소를 다시 보게도 된다”면서 “이를 노래한 시조 역시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으로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할 문학장르이다. 우리의 가슴에 시조의 가락과 표현법을 잘 지켜 발전시켜야 하겠디”고 소개했다.

이번 12집에 소개된 지역 중 몇 곳은 배 시조시인과 같은 문인단체서 활동하고 있는 기자의 안내로 역시 같은 회원인 전홍섭 교육평론가·시인과 함께 답사한 곳이다.

그중 한 곳인 ‘혜화문’ 편을 소개한다.

‘오늘은 성균관대 부근의 와룡공원에서 버스를 내려 한양도성 길을 걷고 있다. 이 길로 낙산공원을 거쳐 동대문으로 나가면 오늘 서울도성 길 순회는 끝난다. 그 공원의 정자에서 만난 한 현직 출판인은 요즘은 사람들이 책을 잘 읽지 않아 책을 내는 일도 점점 어려워져 가는데 이런 시대의 탈출구는 아우래도 고급 장정의 ‘소장용 책’을 만드는 일일 거라며 내게 알려주었다. 저 혜화문은 원길 한길 가운데 있었으나 도로가 확장되면서 밀려나 지금은 저렇게 산 위에 올라앉았단다. 그리고 저 건물이 있던 본래의 자리에는 간단히 표지를 남겼다. 그리고 그 부근에는 새로운 건널목을 만들어 길을 건너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는 와룡공원에서 출발해 겅신고 뒷담길을 거쳐 혜화문을 지나 낙산공원 계단길에서 혜화문을 건너다 보며 메모한 것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로, 기자 등이 안내한 걸을 허투루 듣지 않고 빠짐없이 메모해 그림과 함께 글로 남긴 것이다.

배 시인은 매사가 그렇다. 70대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는 걷는 것 자체가 다소 힘들 법 한데도 궁금한 것은 반드시 주변인에게 묻거나 후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실을 확인하고 그림과 글로 표현해 블로그에 담았던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물·사건에 대한 호기심과 의욕이 떨어진다는 것은 배 시인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전에 기자를 만난 배 시인은 그랬다.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디가 지난 2006년 정년퇴임을 하고 몸이 한가로와지자 오래 전부터 마음을 먹었던 국토순례에 나서게 됐다고.

처음엔 2~3일에 한번씩 여행을 나서는데 가까운 곳은 당일로, 먼 곳은 숙박을 하면서 다녔다고 한다. 스케치여행이란 것은 발로 걷거나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배 시인은 주로 자전거를 이용했다. 먼거리 주요 이동수단은 대중교통이었으며 접이식 자전거를 접어서 차에 싣고 갔다가 여행지에 도착하면 펴서 타고 달리는 식이었다.

 

↑↑ ▲배상섭의 '스케치 파노라마' 제12집

ⓒ 온양신문

 

그렇게 해서 지난 11집까지는 자전거로 전국 곳곳을 누비면서 여행 스케치를 해왔는데 근래 들어서 치아가 약해져 먹는 것이 부실해지면서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 자전거만 고집할 수 없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장거리는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걸을 수 있는 곳은 걸으면서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스케치북을 들고 여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12집에는 수록되지 않았지만 경춘선숲길이나 경의선숲길 등 최근에 기자와 다녀온 곳은 그의 블로그에 게시돼 있다.

한편 배상섭 시인은 해동문학 2000년 가을호를 통해 등단했으며 현재는 한국문인협회·한국시조시인협회·충남문인협회·설화문학(문협 이산시지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학사랑협의회의 인터넷문학상(2013년), 충남문인협회의 충남문학대상(2014년)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시조집으로 ‘민통선’. ‘어리 연’. ‘참나무와 딱따구리’, 날 그림 여행집 ‘스케치 파노라마’ 1-12권이 있고, 다음넷 블로그 ‘스케치 1365’(일년 삼백육십오일의 의미)를 운영하고 있다.

임재룡 기자  skyblue62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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