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역사인식의 새로운 조명

김동직 예총아산시지부장

조선일보 (3월 5일자)창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조선일보와 한국 겔럽이 공동으로 조사한 국민여론 결과를 보면 「가장 훌륭했던 정치지도자는 누구입니까?」를 묻는 질문에 박정희 대통령이 67.3%, 김영삼 대통령이 12.3%, 이승만 대통령이 2.3%순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박정희 대통령시절을 우리나라 민주역사를 후퇴시킨 군사독제로 규정하는가하면 요즘 일어나고 있는 모든 부조리와 부정부패가 모두 과거 30년간의 군사독제의 유산이라 하여 모든 책임을 과거에 돌리고 있음을 보고 있다.

과연 이와 같은 우리들의 일반적 인식이 사실이라면 국민여론에 나타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67.3%의 의미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역사인식의 괴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비록 과거 30년의 군사독제가 우리나라 민주 발전을 저해하긴 하였더라도 그로인해 얻은 오늘의경제발전과 부의 원천을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서 찾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여기서 과거의 역사를 칼로 물 베듯이 잘라내고서는 오늘의 현실을 말할 수 없다는 교훈을 얻는다.

박정희 대통령이 군인신분으로 혁명을 일으켜 정권을 잡았으니 군사정권이 틀림없고 또 유신헌법을 만들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였으니 독제정권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타의던 자의던 간에 그를 수용하며 살아왔고 비록 기본적 자유를 희생하더라도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며 조국 근대화의 염원에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온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일각에선 일방적으로 과거를 매도하는 흑백논리를 가지고 순박한 국민 여론을 오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가 과거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모든 부조리의 씨앗이 잉태되어 오늘에 와서 갖가지 형태의 병리 현상으로 나타난다고 해서 그 책임을 과거에 돌리고 나는 책임이 없다고 나선다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한발자국이라도 전진할 수 있겠는가?

과거의 잘못을 잘못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오늘의 교훈으로 삼는 국민적 지혜가 필요할 때다.

우리가 지금 문민시대를 구가한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과거를 무시할 것이 아니라 오늘의 국민정서가 어디에 있는가를 예의 주시하는 가운데 역사인식의 새로운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민의 판단은 정확하고 틀림없다.

일방적으로 국민정서를 오도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온양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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