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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에 반하고 그림에 또 한 번 반하고···

79세, 박영순 화가의 민화이야기

2015년 12월 18일(금) 16:05 [온양신문]

 

파스텔 계열 좋아하는 소녀 같은 70대.
민화에 빠져 산 10년.
3달 이상 정성들여야 한 작품 탄생
서예, 민화, 글쓰기 취미


↑↑ 박영순 화가는 민화 뿐 아니라 서예, 수필까지 여러 분야의 수상 경력이 있는 다재다능하고, 여성스럽고 수줍음이 많은 소녀 같은 분이었다.

ⓒ 온양신문

어느날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지인은 박영순 화가를 만나볼 것을 권한다. 그림에 목타던 기자는 얼른 전화를 걸고, 박영순 화가는 마침 가까운 곳에서 작품 전시를 하고 있었다.

통화를 끊자마자 달려가 만난 박영순 화가는 놀랍게도 민화를 그리는 79세의 고운 할머니였다.

민화 뿐 아니라 서예, 수필까지 여러 분야의 수상 경력이 있는 다재다능하고, 여성스럽고 수줍음이 많은 소녀 같은 분이었다.

“나 인터뷰 처음해서 떨리네요. 목소리도 떨리고 갑자기 생각나는 것도 없고···”이렇게 수줍어하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다. 이런 표현을 해도 실례가 안 될까? 너무 귀여우셨다.

박영순 화가는 젊은 시절 패션계통의 일을 해서 색과 디자인에는 남다른 센스가 있었다.
서예와 사군자도 오랜 시간 했지만 민화를 한 번 시작하고 나선 민화에만 꽂혀서 오직 ‘민화의 길’만 가게 되었다고 한다.

박 화가는 “민화의 대가 이정동 선생님에게 10여 년간 배우고 있다. 매주 토요일은 새벽에 일어나 6시 40분 전철을 타고 서울에 올라가 인사동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그림을 배우고 집에 도착하면 9시 가까이 된다”고 한다.

서울로 배우러 다니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철 안에서도 할 일이 많다. 책도 읽고, 신문도 보고, 그림도 생각하고 이것저것 하다보면 금방 내릴 시간이 된다”며 전철에서는 그림 그릴 생각에 설렌다는 박영순 화가다.

↑↑ 전시회에서 만난 박영순 화가

ⓒ 온양신문

박영순 화가가 말하는 민화는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로 그리기 때문에 친밀감이 있다. 하지만 다른 그림에 비해 손이 많이 가는 그림이다. 종이에 물 먹이고, 색 먹이고, 꽃잎하나 칠하려 해도 다섯 번은 칠해야 된다”며 많은 정성이 필요하지만 요즘은 민화가 대세라며 웃는다.

모종동에서 그림에 빠져 사는 박영순 화가는 취미생활이 있어 쓸쓸할 시간이 없다. 일주일 내내 노인복지관에서 한글·한자 서예와 영어를 배우고 있다. 영어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읽고 해석하는 중급반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그림을 그리면 주변인들에게 나눠주고 했었는데 어느 날 그림을 선물한 친구 집에 가보니 표구도 안하고 서랍속에 넣어둔 내 그림을 보고 무척 속상했다. 그림을 함부로 돌리지 말라고 말씀하신 선생님의 뜻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박영순 화가는 “취미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그림을 하다 보니 잘 통하고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마음도 곱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집중할 수 있다”며 팔순까지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하고, 글도 많이 쓰고 싶다며 환하게 웃는다.

박영순 화가의 그림에 반해 다른 그림들에 대해서도 묻자 집에 걸려있다며 집으로 가자고 손을 잡아 이끈다.

박영순 화가는 자신의 이야기 보다 주변에 있는 여러 사람들을 칭찬하며 그 분들이 더 알려져야 마땅하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박영순 화가를 보며 나의 70대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진다.

약력

한국예술문화협회 초대작가

한국서예미술진흥협회 초대작가

전국노인서예대전 입상 다수

동아국제미술대전 특별상

한국예술미술진흥협회 우수상, 장려상

동아미술대전 동상

↑↑ 모란도 -동아국제미술대전 특별상

ⓒ 온양신문

↑↑ 책가도- 한국예술미술진흥협회 우수상

ⓒ 온양신문

↑↑ 송학도- 동아미술대전 동상

ⓒ 온양신문

↑↑ 십장생- 한국예술미술진흥협회 장려상

ⓒ 온양신문

한미영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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