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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를 보며 역사 · 문화 ·도시를 본다

배방, 아산정린박물관 서정호·조정숙 부부관장

2016년 01월 11일(월) 13:46 [온양신문]

 

박물관 운영 문화선진도시 꿈꿔
널브러진 기와 정리하니 역사유물
여행이 일상이 되어버린 낭만적인 부부관장
충남 제31호 제 1종 사립 전문 박물관
자유학기제 시행 진로체험기관으로 인기
관람객과 눈높이를 맞춘 독특한 기와박물관


↑↑ 충남 아산시 배방읍 휴대길 132-3 에 위치한 정린박물관은 풍수지리학적으로 햇빛이 잘 들고 여름에는 남풍이 시원하게 불고, 겨울에 포근한 포곡형 지형으로 설화산 줄기의 끝자락 혈이 모아진 매봉 아래 자리하고 있다.

ⓒ 온양신문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 지역에는 왜 이렇게 문화 시설이 부족해! 어느 지자체는 박물관 미술관도 많은데」라는 말을 한다. 과연 우리는 몇 번이나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 보았는가, 자녀들의 숙제 말고 진정 내가 알고 싶고 보고 싶어 가보았는가, 묻고 싶어진다. -서정호·조정숙 관장-


지금까지 보아 왔던 딱딱한 박물관의 고정 관념을 깬 박물관. 이웃집에 찾아와서 차 한 잔 하는 여유를 주게 하는 분위기로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와본 사람은 없는 특색 있는 정린박물관을 찾았다.

인터뷰 약속을 하기 위해 조정숙 관장에게 전화를 걸었고, 얼마 후 조 관장에게서 기회를 줘서 고맙다는 문자를 받는다. 지인을 통해 조정숙 관장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던 터였지만, 겸손한 문자 한 줄에 조 관장이 호감으로 다가왔고, 만남이 무척 기다려지게 되었다.

인터뷰 당일 영하의 추운 날씨였음에도 밖에 나와서 맞아주는 조관장의 배려. 그리고 1층에 들어서자마자 전시되어 있는 그림들을 소개하고 맛깔 나는 해설을 곁들여준다.
곳곳에 있는 그림 뿐 아니라 전시품들까지 미안할 정도로 자세하고 꼼꼼하게 그리고 기와에 얽힌 역사적 사실들과 구입하게 된 경로도 설명해준다.

작년 5월에 개관한 아산정린박물관은 부부 관장인 서정호 교수와 조정숙 박사가 25년 이상 수집해온 기와 유물을 전시하고 있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친 다양한 기와 뿐 아니라 시대별, 국가별 유물과 미술 전시회까지 감상할 수 있다.

↑↑ 서정호 교수와 조정숙 박사가 25년 이상 모은 기와와 시대별, 국가별 유물과 미술 전시회까지 감상할 수 있는 정린박물관.

ⓒ 온양신문

박물관을 시작하게 된 계기

만난 지 6개월 만에 결혼했다는 서정호· 조정숙 부부관장에게 기와는 매우 특별하다.
어떤 계기로 기와를 수집하게 되었고, 박물관을 차리게 되었는지 물었다.

서정호 관장은 “그 당시 나는 대학원생이었고 아내는 40대 중반의 시부모님께 얹혀살았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와 진로의 고민, 시집살이의 스트레스에서 유일하게 벗어날 수 있는 것이 답사였다. 우리는 완행열차를 타고 먹을 것을 배낭에 챙겨 매주 금요일 밤만 되면 어디로든 떠났다”고 한다.
이들 부부에게 금요일 밤의 여행은 유일한 탈출구였다. 전국방방곡곡 안 다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배낭을 메고 유적지를 누볐다.

시간을 거슬러 25년 전, 경주역 주변 논밭을 돌다가 우연히 깨진 기와 조각을 발견하게 된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갈 무렵 또 다시 버려져있는 기와 조각들을 보며, 버려진 유물들에 대해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서정호 관장은 전공자답게 기와를 아내에게 설명하고 다음날 도서관에서 자료도 찾고 기와를 열심히 공부해나갔다. 부부가 서로 같은 취미를 공유해서인지 기와에 대한 애정은 오래 갈 수 있었고, 돈만 모으면 기와를 사들여 모은 기와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하자 박물관을 차릴 생각을 했다고 한다.

↑↑ 관장이 함께 하면서 관람객과 눈높이를 맞추는 더 많은 정성을 기울이는 정린박물관

ⓒ 온양신문

기와는 집주인의 소망담은 개인 역사

불교문화와 함께 대륙으로부터 긴 여행 경로를 통해 한반도에 전달된 기와. 한반도에 살던 우리 조상들은 풀과 억새 등으로 엮던 지붕 재료에서 영구적으로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기와에 푹 빠지게 된다. 그러나 흙이 풍부한 우리나라는 기와가 매우 유용한 재료였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장인의 손과 발 그리고 땀! 길고긴 시간과 정성으로 만들어낸 흙을 사용한 기와는 많은 경비가 필요하게 되어 일부 특정 건물에만 사용하게 되었다.

기와는 계절마다 그 기후에 맞게 숨을 쉬기에 여름과 겨울의 온도를 조절 할 뿐만 아니라 고유의 아름다운 색과 기능까지도, 무엇과도 비교할 수없는 품격과 지혜가 담겨져 있다.

정린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기와는 우리 전통 한옥의 주재료인 나무와 흙, 그리고 돌의 재료 중 불에 타지 않고 전해져 내려오는 것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기와에는 당시의 생활의 모습과 종교 등을 알 수 있는 문양들이 기와에 표현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길상문양이나 문자 등을 새겨 집 주인의 소원을 담아 지붕에 올려놓았다.

정린박물관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조선시대 장식기와를 소장하고 있다. 조선시대 장식 기와는 문양 이외에 목수와 단청장의 이름이 적혀 있다. 당시 장인들은 신분에 귀천이 있어서 기록으로 남길 수 없었음에도 유일하게 기와에는 특별한 허락을 주었다. 그 기록들은 조선시대 장인들의 활동 범위와 계보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아산에 자리하게 된 이유

아산정린박물관은 풍수지리학적으로 햇빛이 잘 들고 여름에는 남풍이 시원하게 불고, 겨울에 포근한 포곡형 지형으로 설화산 줄기의 끝자락 혈이 모아진 매봉 아래 자리하고 있다.

조정숙 관장은 “이곳은 자연의 숲이 아름다운 자리로 도시에 가까우면서 전국의 어디에서나 쉽게 접근이 가능한 위치가 장점이다. 또한, 거대한 도시로 성장하는 충청 북부 지역의 요충지인 천안아산KTX역과 전철, 철도 및 고속도로(남천안 IC)에서 접근이 편리하고, 승용차로 쉽게 접근이 가능한 지역이다. 현대와 미래가 요구하는 박물관과 미술관은 자연과 어우러지면서 도시생활에 활력을 심어주는 허브의 역할을 담당하기에 이러한 입지 조건을 갖추어 자리하게 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고향인 탕정에서 문화 사업을 하는 보람도 작용하였다고 웃으며 덧붙인 말 한마디가 지리적 배경보다도 고향애를 느끼게 한다.

↑↑ 조정숙 관장의 맛깔나는 해설로 정린박물관은 또 찾고 싶어지는 곳이 됐다.

ⓒ 온양신문

행복문화 전달 기관으로 남고 싶다.

조 관장은 “아산정린박물관은 사립박물관이라는 약점을 갖고 있다. 바로 입장료이다. 국내 모든 사립 박물관, 미술관을 만들고자하는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심지어 문을 닫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박물관은 시설이 좋고 볼거리가 많고 무료이다. 이곳과 경쟁 아닌 경쟁을 하다 보니 두 배의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다. 그래서 유물을 일일이 설명해주고 관장이 함께 하면서 관람객과 눈높이를 맞추는 더 많은 정성을 기울인다”고 한다.

박물관을 운영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 것을 알고 시작한 문화봉사 사업이기에 시민들에게 행복감을 주는 박물관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한다.

서정호 관장은 “앞으로 우리는 경제적인 선진국 다음은 문화적인 선진국으로 가야 할 때라고 생각 한다. 문화를 통해 과거 조상들의 지혜를 보면 미래에 내가 사는 삶의 지혜를 얻기 때문에 전 세계 경제 열강들은 문화사업, 문화를 이용한 콘텐츠 사업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두가 지역문화 시설이 발전할 수 있게 관심과 사랑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여행이 경험을 낳고 일상이 되어버린 서정호·조정숙 낭만적인 부부 관장 그들을 만난 후, 나는 색다른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 국내에서 가장 많은 조선시대 장식기와를 소장하고 있는 정린박물관.

ⓒ 온양신문

정린박물관의 체험 프로그램

1. 박물관 학예사 체험:

* 발굴체험 (고분 발굴체험, 주거지 발굴체험)
* 탁본체험 (와당, 귀면와, 문양전돌, 전통문양 능화판, 민화목판)
* 와당 원형 복제체험 (지점토로 만들어 채색해 보기)
* 유물 원형 복제 체험 (동경, 마패 만들기(지점토)

2. 미술관 큐레이터체험:

* 미술품 이해를 위한 도자기판에 그리기 체험
* 한국화 다루기의 한지 배접 체험
* 미술품 이해를 위한 드로잉 및 수채화, 유화그리기 체험

3.문화재 보존처리 전문가 체험:

* 문화재 보존처리 자격증 취득 체험(수막새 기와 보존처리 및 복원체험, 토기호 보존처리 및 복원체험)
* 단청전문가 자격증 취득 체험(전통 단청 문양 그리기 체험)
* 미술품 보존처리 자격증 취득체험(한지 배접 체험)

4. 전통 음식 만들기 체험
* 절편떡 만들기(전통떡살무늬 찍어 만들기)
* 다식만들기

위치: 충남 아산시 배방읍 휴대길 132-3 (월요일은 휴관)

↑↑ 1층은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기획전시와 공연 또는 강연장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주로 미술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 온양신문

↑↑ 지난 11월 강연 모습

ⓒ 온양신문

↑↑ 야외 전시장에는 다양한 모습의 주춧돌로부터 고인돌과 무덤을 지키던 석인, 그리고 석탑들이 전시되어 있다.

ⓒ 온양신문

↑↑ 관람안내

ⓒ 온양신문

한미영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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