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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기 일수록 필요한건 바로 ‘웃음’

도고 코미디홀 엄태경 관장

2015년 08월 17일(월) 14:15 [(주)온양신문사]

 

↑↑ 연영과에 들어가 돈을 벌겠다고 무모하게 개그를 시작했지만, 평생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개그맨이 되고 싶다.

ⓒ 온양신문

아픔은 웃음으로 치유된다.
도고에 찾아온 산타클로스
198석의 객석이 웃을 때 이곳은 천국
마음 따뜻해지는 개그를 하고 싶다.
철학 있는 개그맨으로 남고 싶어.


아산은 수많은 개그맨들을 배출해냈다. 남성남, 최양락, 이영자, 장동민, 안상태 등 코미디의 고장답게 우리의 이웃들도 유머가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구농협창고를 헐고 현대식 건축물로 새 단장한 아산 코미디홀은 2014년 4월 3일 개관식을 갖고 아산시와 쇼타임 엔터테인먼트에서 관리를 맡아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

이제 개콘에서 보던 그를 도고 코미디홀에서 만날 수 있다. 아산쇼타임 코미디홀 관장으로 재직하는 엄태경(79년생) 관장의 ‘웃기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남다른 어린 시절

개그를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묻자 엄태경 관장은 중3 연합고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학교를 졸업한 방학기간에 친구들은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에서 시간 당 천오백 원 남짓한 알바비를 받으며 일을 하고 있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남의 밑에서 일하기 싫었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할까 찾아보다가 대전방송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이 나와 장기자랑 같은 것을 하면 선물을 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며 나이를 숨기고 개그연기를 해서 주 장원까지 하고 용돈벌이도 하게 되었다고 당찬 어린 시절을 얘기해 준다.

방송출연으로 개그의 매력에 눈을 뜨게 되고 미대를 준비하던 그는 IMF시기와 맞물려 집안이 무척 어려워지게 되고, 개그맨이 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오래 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진로를 바꾸게 된다.

서울예대에 입학해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부모님께서 어렵게 마련해준 대학교 첫 등록금 이 후로는 부모님께 손 벌려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연영과에 들어가 방송으로 돈을 벌어야겠다고 무모하게 시작했지만, 사람들 앞에서 웃음을 주는 즐거운 일이 평생 직업이 될지 몰랐다”고 말한다.

엄 관장 특유의 넘치는 끼로 서울예대에서 유명한 개그클럽의 회장을 맡아, 방송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립하게 된다.

↑↑ 11명의 아산 코미디홀 개그맨은 관객들의 웃음을 얻기 위해 온 에너지를 쏟아 붓고 있다.

ⓒ 온양신문

도고에 온 엄태경 관장

엄태경 관장은 개그맨 17년차이다.
그가 아산에 내려온 이유는 “개그맨 지망생들은 항상 개그를 얘기하면 개그콘서트 형식의 공개무대 코미디만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이휘재 선배의 ‘인생극장’ 같은 세트 코미디, 음악과 접목한 ‘쇼 비디오자키’, ‘영구와 땡칠이’ 같은 코미디 영화 등 웃음의 형식과 종류가 다양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다양성이 사라졌다. 웃음이 필요한 사람들은 일요일 밤만 기다려야 한다”며 후배들의 다양한 코미디를 이해하고 웃음의 폭을 넓히도록 도와주고 싶어서 도고 코미디홀 관장으로 지원해서 왔다고 한다.

엄 관장은 “대부분 개그맨들은 금전적으로 어렵게 자랐거나, 가정사가 있는, 사연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내가 웃는 것보다 남을 웃기기 위해 된 경우가 많다. 대학로의 개그맨 지망생들은 공연을 하면서 돈을 받지 않는다.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 하지만 코미디홀은 무대경험은 물론이고 전문 교육과정과 더불어 숙식에 조금이지만 월급도 받는다”며 개그맨 지망생들에게는 최고의 조건이라고 엄 관장은 말한다.

“혈기왕성한 어린 친구들이 이렇게 외진 곳에 내려와 고립되어 생활 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남을 웃기기 위해 참 많은 것들을 희생해야 한다. 이곳 생활 역시 그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 그걸 너무나 잘 알기에 우리 개그 패밀리 친구들은 인내해 착실히 실력을 쌓고 있다. 장담하건대 몇 년 안에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웃길 친구들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 도고에 있는 시간은 미래를 다져볼 수 잇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엄태경 관장

ⓒ 온양신문

기억에 남는 일

엄태경 극장장은 “개관한지 일주일 만에 세월호 사고가 일어났고, 코미디홀 개그맨들은 국민들과 함께 큰 아픔을 나누었다. 언젠가 이 아픔을 웃음으로 치유하겠다는 목표로 준비하고 또 준비했다. 그러던 중 올해 또 메르스 사태가 벌어졌다. 경영난으로 서울 대학로 공연장들이 하나 둘 씩 문을 닫았지만 코미디홀을 그럴 수 없었다”며 힘든 시기에 가장 필요한 건 웃음이라고 한다. 단 한 명의 관객이라도 웃음을 얻기 위해 찾는 관객을 마다할 순 없었다고 한다.

“시어머님께 웃음을 드리기 위해 온 며느리, 군 휴가 나온 아들과 큰 추억이 됐다며, 용돈까지 쥐어준 미국에서 오신 어머니, 직접 키운 검정 과일 봉지를 손에 쥐어주시던 아버님 등 아산에서의 1년 4개월의 시간이 17년의 개그맨 생활동안 느낄 수 없었던 전혀 다른 종류의 감동을 받았다. 그건 말 그대로 웃음을 넘어선 감동이었다”며 공연을 보고 나오는 관객들의 눈 속에서 희노애락을 보았고, 다시 세상에 나가려는 희망과 열정을 느꼈다고 말한다.

↑↑ 엄태경 관장이 직접 기획한 \'꼬마장군 이순신\' 어린이 뮤지컬

ⓒ 온양신문

아산에서의 활동

어린나이에 데뷔하면서부터 곁에 있던 후배나 선배들이 방송을 못하게 되는걸 보고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실력을 갖춘 세계적인 전문개그맨이 되기 위해서는 인큐베이팅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다는 엄태경 관장.

“선배가 먼저 후배를 이끌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코미디홀에 와서 개그맨 지망생들에게 체계적인 학습을 시작했다. 개그뿐만 아니라 연기수업도 하고, 전문 강사가 투입되어 노래 댄스 등 무대코미디가 아닌 다방면으로의 역량을 키우게 하기 위해 피땀을 흘리고 있다.” 그 결과 도고 코미디홀 연습생이었던 유재필을 신인 개그맨으로 배출하게 되었고, 유재필을 시작으로 더 많은 개그맨 양성에 힘쓰겠다는 각오를 밝힌다.

엄태경 관장이 하는 일은 이게 끝이 아니다.
“선도 중학교와 협약을 맺어 방과 후 학습으로 끼 있는 학생들을 지도해주고 있다. 가까운 곳에 연예계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 교장선생님이 먼저 제안을 했다. 파라다이스에서도 무료 공연으로 아이를 데리고 오는 관광객들에게 골고루 웃음을 나눠주고 있다.

엄태경 관장은 작품도 직접 쓴다. ‘꼬마장군 이순신’이라는 어린이 뮤지컬 작품도 이순신 장군의 어릴 적 일화를 가지고 도깨비로 풀어낸 이야기이며, 얼마 전까지 개콘에서 방영했던 ‘렛잇비’도 노래를 좋아하는 엄 관장이 기획해서 도고 코미디홀에서 올린 공연인데, 여기서 서울로 전파되었다고 한다.

엄 관장은 “개그맨들은 코미디 전용공연장이 있다는 것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앞으로는 세대별 코미디를 만들겠다. 20·30대를 위한 개그, 노년층을 겨냥한 개그, 부부코미디 등 아직 수요층이 부족하지만, 아산에서 육성해 갈 것이다”라며 명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한다.

↑↑ 실력을 갖춘 세계적인 전문개그맨이 되기 위해선 인큐베이팅이 필요하다는 엄태경 관장

ⓒ 온양신문

앞으로의 계획

엄태경 관장은 다양한 코미디의 기획, 연출과 후배 지도 뿐 아니라, 동아방송예술대 교수로써 같은 꿈을 지닌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엄 관장은 “개그맨 시절에는 빠듯한 일정으로 개인 시간은 거의 없었다. 눈앞에 있는 것만 보고 달렸다. 그러나 도고에 있는 시간은 미래를 다져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작품 활동과 독서를 통한 다양한 공부도 하며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또한 사회적 기업과 협조해 농산물과 특산물의 우수성 그리고 원하는 분들에게 배송까지 해주는 공개스튜디오를 만들어 직매장과 프리마켓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코미디홀 시설

충남 아산시 도고면 신언리 94-5번지에 위치한 코미디홀의 건물은 전시동과 공연동으로 나뉘는데, 전시동 1층은 대한민국 코미디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코미디 박물관이 마련되어 있다. 웃음의 유래부터 고전코미디 등 코미디 영상에서부터 인기 개그맨들의 손도장, 개그 대본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2층은 원로 코미디언들을 기리는 명예의 전당과 아름다움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사연을 안고 전국 각지에서 개그맨이 되겠다는 열정 하나만을 갖고 이곳에 내려온 개그맨들의 사연이 특별한 것은 엄태경 관장의 각오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개그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소모성 웃음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웃음을 만들겠다”

엄태경 관장과의 유쾌한 인터뷰를 마치고 느꼈다. 코미디홀의 개그패밀리는 단순한 웃음팔이가 아닌 사람들의 삶속에 작은 행복을 선물하는 작은 시골 마을의 산타클로스라는걸.


엄태경 프로필

79년 대전출생
98년 서울예술대학 연극과에 입학하면서 대전에서 상경해, 당시 대한민국의 유일한 개그 동아리였던 개그클럽에 가입해 개그를 처음 시작했다.
2000년 MBC 대학 개그제 금상
2001년 SBS 6기 공채개그맨으로 데뷔
2002년 KBS 16기 공채 개그맨 기수를 부여받고 4인 4색, 마이걸, 비틀지, 버퍼링스, 엔젤스 등 작년까지 개콘에서 왕성한 활동
대표작
호기심천국, 연예가중계, 폭소클럽, 울라불라 불루짱

↑↑ 카페가 바쁠 때는 엄태경 관장이 직접 만들어 주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행운도 누릴 수 있다.

ⓒ 온양신문

↑↑ 아산 코미디홀은 2014년 4월 3일 개관식을 갖고 아산시와 쇼타임 엔터네인먼트에서 관리를 맡아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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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기도하는 순수한 아이들이 있어 동심을 깨지 않게하기 위해 살짝 주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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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미디홀 주변 곳곳에는 이렇게 재치있는 글들이 많이 적혀있다.

ⓒ 온양신문

한미영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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