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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희안한’ 물건 천지

방축동 신정호, 조정면허시험장 입구, 김성근 할아버지의 옛것에 대한 집념

2015년 05월 01일(금) 16:42 [온양신문]

 

50년 전부터 모은 물건들로
박물관 짓는 것이 꿈
손때 묻은 역사가 고스란히
종류는 2000가지, 2500점 이상 소장
딸들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박물관을 꾸려나갈 예정


↑↑ 역사가 담긴 물건들

ⓒ 온양신문

신정호에서 천안상회와 탁구장을 운영하며 300평 공간에 작은 박물관을 꿈꾼다는 83세, 김성근 할아버지.
만물상을 옮겨놓은 듯 오래된 화로에, 종, 칼, 수석, 전화기, 밥솥, 놋그릇 등 그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생활용품들이 있다. 꽉꽉 들어찬 온갖 물건들이 시선을 사로잡아 신정호를 산책하던 사람들도 한 번씩 들어와 물건들을 살펴본다.

김성근 할아버지(83세)와, 박기분 할머니는 아산 출신으로 오래전부터 신정호 앞에서 탁구장을 운영하며, 오래된 물건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김성근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보따리 장사를 하며 어렵게 살았다. 어쩌다 돈을 벌면 하나씩 하나씩 사들여 살림 늘어가는 재미에 모으기 시작하다보니 이렇게 많아졌고, 모으다 보니 욕심이 생겼다.”며 할아버지만의 작은 박물관으로 변신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박기분 할머니는 “물건 사 모으는 걸 반대했는데 내가 4년 동안 아파서 신경 못썼더니 그 사이에 물건들이 많이 늘었다. 할아버지가 시내 뿐 아니라 전국을 쏘다니며 물건들을 수집했다.”며 말리기도 해보고 싸우기도 해봤지만 소용없었다고 한다.

이어 박 할머니는 “사소한 물건도 보물처럼 아껴 밖에 나갔다가 빈병까지 들고 와 처음에는 많이 속상했다. 지금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구경도 하고, 오래된 물건들을 모으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좋다.”며 이제는 할아버지가 하는 일을 이해한다고 했다.

↑↑ 지게

ⓒ 온양신문

손 때 묻은 물건들과 발품으로 모은 물건 2,500여점

김성근 할아버지는 손때 묻은 물건들은 하나도 버리지 않고 모조리 모아왔다. 할아버지는 100년 넘은 시계, 목화, 베틀, 농사기구, 작두까지 없는 게 없다. 구하기 어려운 물건도 많았고, 600만원을 호가하는 종과 일본 칼도 구입했다고 한다.
놋그릇부터 목화솜까지 전시해 놓은 종류만 무려 2000여 가지 이상이며, 2500점 이상이 전시보관되어 있다. 빛바랜 물건들에서 100년의 세월과 소중한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김 할아버지는 “발품을 팔아서 시내에 나가거나 시골 장날에 가서 희귀한 물건들을 구해온다. 이것이 바로 역사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와서 이것저것 배워갔으면 좋겠다.”며 역사와 산교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매일 물건들을 쓸고 닦으며 시간을 보낸다. 목공예도 취미로 시작해 지금은 수준급이다. 30년 전에 담은 술도 내놓는다.

“모든 물건들에 애착이 간다.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지금도 장사꾼들이 전국 각지에서 찾아와서 물건을 팔라고 성화이지만 절대 팔지 않을 것이다.”라며 하루에도 여러 사람이 드나들다보니 없어지는 물건도 있고, 하나하나 다 챙길 수 없어서 큰 개를 세 마리 키워 외부인들이 쉽게 들어와서 가져가지 못한다고 한다.

인터뷰 중에도 자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신기한 듯 들어와 구경을 하고 갔다. 할아버지는 그 때마다 손님들에게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신이 나서 설명해준다.

↑↑ 김성근 할아버지, 박기분 할머니

ⓒ 온양신문

할아버지의 꿈은 박물관을 짓는 것

신정호 주변은 사람들이 다 떠나고 몇 가구 남지 않았다. 타 지역 사람들이 신정호 인근 대부분의 땅을 사들였고, 현재는 개발제한지역이라서 더 이상 집을 짓지 못한다며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무척 안타까워했다.

김성근 할아버지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둘째와 막내딸이 앞으로 내가 모은 것들로 박물관을 차려서 이어줬으면 좋겠다.”며 할아버지가 살아있는 동안 박물관을 짓는 것은 힘들겠지만 뒤를 이을 자식들이 꼭 내 꿈을 이뤄주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1남 3녀를 두고 있는 김성근 할아버지는 둘째딸과 막내딸이 아버지 뜻을 이어 계속 작은 박물관을 꾸려나갈 것이라고 한다.

손님들이 찾아올 때가 제일 좋다는 김성근 할아버지 박기분 할머니. 언제든 또 놀러오라고 모습이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신다.

신정호를 지나는 길이라면 천안상회 김성근 할아버지의 박물관을 꼭 들러보자. 빼곡이 쌓인 옛 물건에서 살아 숨쉬는 역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할머니가 직접 만든 도토리묵, 빈대떡에 막걸리도 한잔하면서··· 단 개는 조심해야 한다.

↑↑ 벼 터는 기구

ⓒ 온양신문

↑↑ 할아버지가 직접 만든 목공예 작품

ⓒ 온양신문

↑↑ 손님들에게 물건들을 설명하는 김성근 할아버지

ⓒ 온양신문

↑↑ 100년 넘은 시계

ⓒ 온양신문

↑↑ 수석

ⓒ 온양신문

↑↑ 기념 우표 수집

ⓒ 온양신문

한미영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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