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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에서 정년…“행복하게 떠납니다”

퇴임 앞둔 온양고등학교 안성준 교장

2014년 08월 26일(화) 15:00 [(주)온양신문사]

 

ⓒ 온양신문

“다음 생에서도 교직을 하고 싶다.”
8월 31일자로 39년의 교육인생을 마무리하게 되는 온양고등학교 안성준 교장(52년생)은 교육을 ‘아이들과의 끝없는 싸움’이라고 말하면서도, 다음 생에서도 교직을 하고 싶다 말한다. 인생의 3분의 2를 교직에 평생 몸담아 온 그가 ‘다음 생에서도…’라고 말할 정도로 ‘선생님’은 그의 천직이었다.

- 모교에서 정년퇴임, ‘영광’
2011년 모교의 교장으로 부임해 온 그는, 모교에서 교직생활을 마무리 짓는다. 이에 대한 소감을 묻자 ‘영광’이라는 단어로 화답한다.

“참 영광이다. 모교를 나름대로 선생님들과 많이 발전 시켜서 그것이 영광이다. 모교에 와서 학교를 발전시키지 못했다면 영광이 아니지 않는가?”

온양고등학교는 안성준 교장의 부임으로 변화가 일어났다. 위에서 안성준 교장이 밝힌 ‘발전’이 바로 그것이다.

그가 온양고등학교에 부임해 와서 처음한 일은 교육과정의 시스템화였다.

“학교에 와서 보니까 전반적으로 진학지도가 너무 허술했다. 학생들의 능력에 맞게 3년동안 어떠한 시스템으로 키워낼 지에 대한 비전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이후 안성준 교장은 온갖 특강을 쫓아다닌다.

안성준 교장은 “알아야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으니까, 부임하자마자 입학사정관제를 비롯해 입시와 관련된 온갖 특강들을 찾아 다녔다. 제일 앞에 가서 녹음하고, 녹음해 온 것을 학부모들에게 들려주고, 그렇게 내가 공부했다.”고 한다.

- 따분한 학교에서 활기 넘치는 학교로
그렇게 교장이 앞장서서 나서니, 자연스럽게 선생님들도 함께 하기 시작했다.

“변화는 교장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선생님들이 함께 하는 일이다. 처음에는 시스템을 바꾸려고 할 때, 다른 학교에서 실패한 사례를 들며 부정적으로 안 된다고만 하는 선생님도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소리를 질렀다. ‘그럼 선생님은 이 시스템이 만족하겠다는 것이냐?’라고. 내가 왜 바꾸려하는지 거듭 설명하고, 선생님들이 다들 따라줬다. 이만큼의 변화를 이뤄낸 것에 대해 선생님들에게 눈물 나게 고맙다.”고 말하는 안성준 교장.

모두의 노력으로 온양고등학교는 매일 보충수업만 하는 따분한 학교에서, 적성과 흥미에 맞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스펙 쌓는 활발한 학교의 모습으로 변화됐다.

이러한 교육과정의 편성에 대해 안성준 교장은 “매일 보충수업만 하니까, 아이들이 흥미가 없지 않은가? 그런 분위기에서는 변화를 가져올 수가 없었다. 수학을 하더라도,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들 모여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수학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게 하고, 그것을 또 하나의 스펙이 되도록 했다.”고 설명한다.

또한 공부보다는 음악이나 미술, 체육 등에 더 흥미를 느끼는 학생들을 위해 반을 따로 편성해 운영했다.

“예체능에 관심 있는 아이들에게 교실에 가만히 앉아서 수학만 하라고 하면 아이들이 당연히 질려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선생님들에게 시험에 나올 것만 가르치고, 데리고 나가서, 남산도 좀 가보고, 기분도 풀어주고 하라고 했다.”고 한다.

물론,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에 대한 맞춤식 교육도 운영했다. “중학교에서 성적 우수한 학생을 보냈는데, 책임을 못 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런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교장으로 부임해 오면서 우수 성적의 학생들을 책임지기 위해 복도를 개조해서 그 학생들이 따로 공부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고, 수준에 맞는 교육과정도 편성했다.”고 한다.

- 모두가 최고인 온양고등학교
안성준 교장은 ‘모두가 최고인 온양고등학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 울 만큼, 공부 잘 하는 일부 학생만이 아닌 학생 모두를 위한 교육을 내세웠다.

안성준 교장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모든 학생이 학교장 상을 한번쯤은 꼭 받게 했다. 학교에서 당연히 상장을 주는 성적 우수생, 예체능 우수자 외에도, 수학여행지에서 인증샷을 잘 찍어온 학생, 춤 잘 추는 학생에게 학교장 상을 줬다. 그렇게 모든 학생이 최고일 수 있도록, 자긍심을 갖고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는 학생들의 다양성을 인정해 주고, 더 크게 커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도록 배려한 것이다.

- 변화가 시작되다
교장 선생님을 비롯해 학교의 모든 선생님들이 합심해서 노력한 결과 학생들이 변화되기 시작했다.

“무기력했던 아이들이 변했다. 책가방도 안 매고 다니던 아이들이 책가방을 매고 다니기 시작했다. 1,2학년때 속 썩이던 아이가 3학년 되더니 공부한다고 복도에서도 책을 보고, 반 전체 행사에 참여하지 않던 아이들이 하나도 안 빠지고 새벽 3시에도 착착 모이는 모습을 보이더라.”

그렇게 아이들의 적성과 흥미에 맞춘 교육과정의 시스템은 아이들을 변화시켰다. 그리고 이렇게 변화된 모습의 학교를 보고 교육인생의 마무리를 짓게 된 것이 “제일 뿌듯하다.”는 안성준 교장이다.

그는 “나는 복이 많은 사람이다. 아이들을 위해 새로운 교육과정을 시스템화하는데 선생님들이 같이 동참 해 주고 밀어 줘서 너무 고맙다.”는 말을 남긴다.

- 학교 이름보다는, 학생을 위한 입시 지도
학교의 레벨을 평가할 때 대부분 ‘서울대를 몇 명 보냈는가?’로 평가하지만, 안성준 교장은 이 부분을 마땅치 않아 한다.

그가 처음 부임해 올 당시 동창회 전체 모임자리에서 “모교출신 첫 교장이지만, 불행하게도 제가 있는 동안 서울대 한명도 못 보내는 불행한 교장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맞는 교육과정 시스템이 자리 잡기 전이기도 하지만, 그 스스로가 학교의 이름보다는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그 학생이 하고 싶은 일에 맞는 과 선택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안성준 교장은 “예전에 천안여고에서 근무하던 시절, 우리 반에 공부 잘 하던 한 아이를 교장선생님이 그 아이 밖에 없다며 서울대를 보내라고 하는데, 그 아이는 약대를 가고 싶어 했다. 그런데 아이가 원하는 약대로 가기위해서는 서울대가 아닌 다른 학교를 택해야 했다. ‘학교이름이냐, 학과냐’의 문제인데, 학생을 위해서 교장선생님을 설득해서 이대 약대를 보낸 경우가 있다.”는 경험을 들려준다.

그는 “서울대를 떠나, 아이들에게 맞는 진학이 좋은 진학이라 생각한다.”고 한다.

- ‘자전거와 카메라와 하모니카’
정년퇴임 이후의 생활에 대해 묻자. 안성준 교장은 웃으면서 “한 1년은 맘껏 쉬려한다.”고 답한다.

‘교사이기에 오로지 학생들의 교육에만 몰두해야 한다.’는 소명감으로 39년을 달려온 그이기에, 이제는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고 한다.

“가족에게 제일 미안하다. 고등학교 교사로 진학지도가 많다보니, 아침 일찍 출근해서 늦게 퇴근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성격 탓에 하나에 몰두하면 다른 곳에 눈 돌리지도 못한다. 그래서 가족에게 미안하다. 이제는 내 개인을 위해 가족을 위해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안성준 교장.

작년부터 정년 이후의 생활을 대비해 그는 사진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안성준 교장은 “자전거를 타고 안사람과 종종 운동을 다닌다. 배낭에 카메라와 하모니카를 넣고 곡교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다, 예쁜 풍경 꽃을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하모니카를 꺼내 불기도 하고 한다. 정년 이후 1년은 그런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집안일도 도와주려 한다. 그 이후는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 나는 행복하게 떠난다
“교사는 오로지 실력보다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을 이해하고 보듬어 줄 수 있다.”

학생들의 잘 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다정다감한 안성준 교장이라도 따끔히 혼낸다. 그는 “따뜻한 선생님이 혼낸다면, 학생들도 알고 있다. 근본적으로 사랑 하니까 혼낸다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교사는 따뜻해야한다.”며, 선생님들에게 거듭 ‘따뜻함’을 지니길 당부한다.

이어 제자이자 후배인 학생들에게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들의 경례 구호처럼, 도전하면서 살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끝으로 인터뷰를 마치며 안성준 교장은 “나는 행복하게 떠난다. 많이 밀어주고 도와줘서 잘 퇴임한다.”는 소감을 전한다.

[안성준 교장 프로필]
▲생년월일 : 1952.08.20
▲출생지 : 충남 아산시
▲학력사항
- 온양온천초등학교
- 온양중학교
- 온양고등학교(20회 졸업)
- 공주사범대학교 수학교육
- 고려대학교 수학교육
▲경력사항
- 해미고, 천안여고, 온양고, 외 3곳 교사
- 신창중 교감
- 음봉중 교장
- 충남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관
- 2009. 3~2011.2 아산교육지원청 교육장
- 온양고등학교 제24대 교장

이혜진 기자  seinhj@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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