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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이 예뻐 벌과 사는 글로벌 양봉인

아산벌꿀 류재광·우경희 부부

2012년 07월 05일(목) 17:15 [(주)온양신문사]

 

· 45일 사는 벌 ‘등 쳐 먹는다’는 우스갯소리도 들어
· 아낌없이 주는 벌에 늘 감사
· 두 아이 대학보내 준 보배
· 대량생산 여건 갖춘 필리핀에 양봉 기술 전수
· 기능성 꿀로 판로개척
· 기후영향 많이 받아 생산 어려움
· 벌은 생명 수정시켜 주는 ‘자연’의 마법사


↑↑ 아산벌꿀 류재광·우경희 부부

ⓒ 온양신문

이른 아침. 영인산 한 자락에서는 웅웅거리는 벌소리 사이에서 꿀 따기에 여념 없는 부부가 있다. 웅웅거리는 소리만으로도 달아나기 일쑤인데 이 부부의 얼굴에는 미소가 한 가득이다.

“벌이 예쁘다.”라고 말하는 우경희(51세)씨는 26살에 결혼해 남편 따라 처음 양봉업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벌에 쏘여 얼굴이 탱탱 부었었다. 그래서 긴 옷은 물론이고 고무장화에 고무장갑까지 있는 대로 다 무장하고서 일을 했었다. 그런데 나중에는 벌이 예뻐 보이더라. 이제는 나르는 모습만 봐도 꿀이 들어오는 것이 보인다.”며 활짝 웃는 우경희씨다.

그도 그럴 것이 벌들이 지금까지 두 아이 대학 보내고 생활하게끔 만들어 준 것이니, 그에게는 큰 보배인 것이다.

- 전국여행하려다 양봉업으로
아산벌꿀의 대표이며 우경희씨인 남편인 류재광 사장(54세)이 처음 양봉업을 접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졸업이후 울산의 현대자동차 공장을 다니다 몸이 안 좋아 집에서 쉬면서 지내던 어느 날 양봉업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이 첫 시작이다.

“전국을 돌아다니는 얘기를 들어보니 재미가 있었다. 군대 가기 전까지 그 사람들을 따라 전국 구경을 하면 좋겠다는 마음에 그 사람들을 따라 나서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직업이 돼 버렸다.”며 허허허 웃는 류재광 사장.

인생의 길은 어느 순간 어떤 길로 열릴지 모르지만, 류재광 사장의 양봉의 길은 그렇게 시작 된 것이다.

말은 멋있게 여행이었지만, 막상 그 사람들의 일꾼이었다. “그때 정말 고생 많이 했다. 그 사람들이 꿀도 잘 못 따서 일하고서 받은 돈은 9달에 18만원이었다. 울산 공장에서 주야간 일 할 때는 1달에 13만원을 받았는데, 얼마나 작은 돈이었겠는가?”라며 어려웠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어렵다고 물러설 법도 한데 이때 류재광 사장은 본인이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1년하고 안하려 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내가 직접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2년 더 배우고 독립해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류재광 사장이 양봉업에 뛰어든 지도 약 30여년이 되고 있다. 이제는 어엿한 양봉 전문기술자다.

- 필리핀에 10여년 동안 기술나누기 봉사
이런 양봉전문기술도 그는 나누려 한다. 2001년도부터 부부는 1년에 한 번씩 필리핀을 찾았다. 남들은 피서지로 찾는다지만, 이들은 가진 달란트를 나누러 간다.

필리핀에서 선교를 펼치고 있는 선교사와 인연이 닿아 시작한 일로, 필리핀에서도 충분히 꿀 생산이 대량적으로 가능한 여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이 없어서 못하고 있는 실정에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다.

“어려운 필리핀 사람들의 생활이 좀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 된 것이다. 그들이 그들 스스로 일하고 먹고 살 수 있도록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싶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양봉 기술을 나눠 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말이 그렇지 우경희씨의 말대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모든 자재를 자비로 마련해 현지까지 가져가 설치하고 가르친다는 것이 선뜻 하기에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니 말이다.

그래도 이들 부부에게는 ‘내가 가진 달란트를 나눌 수만 있다면, 그것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이라는 믿음이 10여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꾸준히 이 일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 믿음이 근본바탕으로
류재광·우경희 부부가 만나게 된 것도 ‘믿음’안에서다. 각 교회 목사님의 추천 및 보장(?)을 받아 소개로 만난 이 둘은 그렇게 인연을 맺었고, 지금은 서로의 큰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이들 부부가 일을 하면서도 우선으로 삼는 것이 ‘고객의 믿음에 대한 보답’이다. 류재광 사장은 “우리 꿀을 구매해 주는 분들은 우리를 믿어주는 분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설탕을 섞는다던지 하는 장난을 절대 칠 수가 없다. 그것은 나를 믿어주는 분들에 대한 배신이다.”라고 말한다.

“겨울에 벌들이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설탕을 먹이게 된다. 그러면 그 꿀은 설탕 꿀이 된다. 때문에 5월에 아카시아 꽃이 피기 시작하면 겨울동안의 꿀을 전체적으로 한번 빼고 새로운 꿀을 받기 시작한다. 즉 오리지널 꿀만 따서 고객에게 제공한다. 이것은 우리를 믿어주는 고객들에 대한 당연한 기본의 예의다.”는 류재광 사장의 말은 많은 직업인들에게 잊고 지냈던 ‘열정적으로 착실히 일 하자고 다짐했던 초심의 마음가짐’을 다시 되 돌아보게 한다.

- 기능성 꿀로 차별화
“뉴질랜드의 마누카 꿀은 체계적인 과학적 분석을 통해 그들의 꿀 기능을 부각시키며 나라를 대표하는 하나의 상품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알고 보면 우리나라 밤 꿀의 경우 향균력이 마카누보다 우위이다. 해외여행가서 좋은 꿀이라고 비싼 돈 들여 사오지만, 막상 우리나라 밤 꿀보다 훨씬 못 미치는 꿀을 사온 것이다.”

뉴질랜드만큼 체계적인 분석과 홍보가 뒤받쳐주지 못해 훨씬 좋은 기능을 가진 우리의 꿀이 외국 꿀에게 밀려는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 하는 류재광 사장이다.

아산벌꿀은 오리지널 꿀을 따기 위해 노력하듯 꿀에 대한 고품질은 물론이고, 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기능성 꿀’ 생산에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 아카시아 꿀과 밤 꿀만을 생산해 내고 있으나, 아산벌꿀에서는 아카시아 꿀과 밤 꿀은 기본으로 하고 야생화 꿀, 들깨 꿀, 헛개나무 꿀 등의 기능성 꿀도 생산하고 있다.

“들깨 꿀의 경우는 들깨 향이 너무 좋아 먹어본 사람은 이 꿀만 찾는다. 벌이 월동 들어 갈 시기인 9월에 가능한 꿀이라, 노하우가 없으면 벌을 많이 죽여 못 따는 것이 들깨 꿀이다. 간혹 집에서 소량으로 키우는 사람들이 가족이 먹기 위해 따는 경우도 있으나, 우리처럼 판매하기 위해 전문적으로 따는 곳은 전국에서 거의 전무하다고 한다. 또 아산에 들깨가 많아 가능한 일이다.”라며 류재광 사장은 오래된 노하우로 가능한 기능성 꿀에 대해 설명했다.

- 자연스러움이 최고
그러나 기능성 꿀이 계속적으로 생산 되는 것은 아니다. 그해 기후에 따라 꽃이 피고 안 피고, 또는 많은 비로 인해 꿀을 못 따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올 해의 경우 헛개나무의 해갈이가 심해 꽃대가 올라오지 않았다. 이런 경우에는 헛개나무 꿀을 딸 수가 없다.”며 자연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 점 들을 설명해 줬다.

류재광 사장은 “요즘 환경이 많이 오염되긴 한 것 같다. 비가 한 번 오면 벌이 다 떨어져 있다.”며 민감한 벌들의 특성에 대해 설명하는 동시에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들려줬다.

이어 우경희씨는 “벌이 없으면, 아마 우리나라 과수는 전체 마비가 될 것이다.”라며 벌이 갖는 중요한 수정의 역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혜진 기자  seinhj@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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