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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판 흔든 무소속 김남기의 14.11%

‘진짜 민심’이 보낸 경고장

2026년 06월 06일(토) 14:43 [(주)온양신문사]

 

- 거대 양당 카르텔 틈바구니서 조직표 없이 4,415표 ‘기염’
- 비굴한 폴더인사 거부… 맨몸 ‘육성 연설’로 민심 저격
- "이권 단체 얽힌 조직표 아닌, 열망이 담긴 진짜 민심 확인"


↑↑ 이번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14.11%를 득한 김남기 후보

ⓒ (주)온양신문사

6월 지방선거가 막을 내린 가운데, 아산시 라선거구(배방·탕정)에서 정당 공천과 조직 없이 출마한 한 무소속 정치 신인이 지역 정가에 거대한 충격파를 던지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 주인공은 바로 14.11%의 득표율을 기록한 무소속 김남기 후보(현 행정사·손해평가사)다.

일반적으로 지방선거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을 올리는 무소속 후보는 거대 정당에서 공천 탈락 후 탈당해 기존 조직을 동원하는 전직 정치인이거나,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지역 유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직과 자본이 없는 무소속 정치 신인은 3%의 벽조차 넘기 힘든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실제로 선거 기간 내내 델리마트 앞이나 아파트 단지 사거리에는 커다란 ‘무 그림’ 피켓을 들고 홀로 선거운동을 하는 그의 모습이 연일 포착됐다.

처음에는 "그러다 말겠지"라며 객기로 치부하던 시민들도,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그의 한결같은 진지함과 목소리에 담긴 간절함에 하나둘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이후 아파트 맘카페와 주부들의 브런치 타임, 직장인들의 휴식 시간마다 가십 소재로 오르내리던 ‘무 아저씨’의 최종 성적표는 4,415표(14.11%)로 집계됐다. 통상 무소속 신인이 조직 없이 3%를 넘기 힘든 한국 지방정치의 잔혹한 현실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경이로운 수치다. 선거를 마친 김남기 후보의 치열했던 여정의 막전막후의 이야기다.

- 처음에 출마를 결심하게 된 진짜 계기는 무엇인가?
“사실 아산시 정치를 전면적으로 바꿔보겠다는 거창한 대의명분은 아니었다. 제 딸아이가 발달장애인이다. 곧 성인이 되면 더 이상 이 사회에서 갈 곳이 없다. 아이가 내가 죽고 나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 스마트팜 협동농장'을 만들고 싶었고, 이를 지원할 법안과 예산을 마련하는 것이 제 절박한 목표였다.

그러다 선거를 준비하면서 장재리 열병합발전소 매연, 탕정 축사 악취, 갈산리 공사 소음 등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시정을 똑똑히 보게 됐다. 행정사와 손해평가사라는 제 전문 자격으로 밖에서 싸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안에서 제대로 막아내기 위해 아스팔트 위로 뛰어들었다.”

- 정당의 지역 정치인들에게 민원 해결을 부탁할 수도 있었을 텐데.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다. 시의원들은 아산시민을 위해 일하지 않고 자신을 공천해 준 권력자를 위해 충성 경쟁하는 사람들이다. 공천이라는 빚을 지면 그 빚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같은 정당 소속 시의원이 시장에게 정당한 반기를 들면 다음 선거에서 공천을 받기 어렵다. 오직 어떤 기득권에도 빚이 없는 무소속만이 가장 진정성 있게 시민을 위해 일할 수 있다고 믿었다.“

- 유세차나 확성기도 없이 독특한 선거 전략을 펼쳐 화제였다.
"진심은 통한다는 아날로그적 믿음이 있었다. 평소 선거철마다 제일 보기 싫었던 것이 표를 구걸하며 이마를 땅바닥까지 숙이는 비굴한 '폴더 인사'였다. 저는 가볍게 목례를 하며 손을 흔들었다. 대신 뜨거운 땡볕 아래서 운전자 한 분 한 분과 진지하게 눈을 맞추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차창을 내리고 직접 생수를 건네주시는 시민들이 늘어날 때, 제 진심이 전달되고 있음을 확신했다.“

- 선거 기간 중 가장 가슴에 남는 기억이 있다면?
"거리에서 마이크 없이 즉석 정견발표를 하곤 했는데, 미디어에만 익숙하던 중고등학생들이 맨몸으로 연설하는 제 모습이 신기했는지 팬을 자처하며 많이 친해졌다. 그러다 한 실업고 학생이 툭 던진 말이 가슴을 후벼 팠다. '어차피 좋은 대학도 못 가는데, 그냥 이렇게 살다 죽는 거죠 뭐.'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이 아이들은 벌써 인생을 포기했구나.

그래서 약속했습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무소속이지만,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걸 바로 옆에 있는 너희 무 아저씨가 증명해 보이겠다'고요.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실패와 좌절을 겪을 때, '예전에 무 들고 악착같이 싸우던 아저씨'를 떠올리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었습니다.“

- 최종 14.11%를 기록했다. 낙선했지만 승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신승리라고 비웃을지 모르지만, 저는 이번 선거의 진정한 승자라고 자부합니다. 선거 데이터를 냉정하게 분석해 보면, 작년 4월 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드러났던 거대 양당의 조직표 기본값이 이번에도 그대로 재현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성 정당의 후보들은 공천만 받으면 책임당원과 이권 단체들이 얽힌 콘크리트 카르텔의 조직표를 기계적으로 먹고 들어갑니다. 이번 선거 결과 역시 그들만의 이권 동맹이 결집한 수치에 불과합니다.

반면, 저는 선거 사무실도, 직원도, 운동원도, 유세차도 없었습니다. 선거 비용 역시 고작 1,000만 원 안팎이었습니다. 이처럼 압도적인 악조건 속에서도 저는 3위 당선자와의 격차를 바짝 좁히며 4,415표(14.11%)를 이끌어냈습니다.

이 표는 그 어떤 이권도 개입하지 않은, 오직 세금 낭비를 막고 지역을 살리겠다는 시민들의 자발적 생존 본능이 결집한 ‘순도 100%의 진짜 민심’입니다. 비록 거대 양당이 쪼개기 복수 공천으로 쳐놓은 제도적 그물망에 걸려 의회 입성은 아쉽게 가로막혔지만, 민심의 질적인 측면에서 과연 진짜 승리자가 누구인지는 데이터가 똑똑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 향후 정치적 행보와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전할 말씀은?
"향후 선거 출마 여부는 유보적입니다. 냉정하게 분석하건대, 현재의 선거 구조상 무소속 정치 신인이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거대 정당의 줄을 타면 쉽게 배지를 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득권의 꼭두각시가 되어 거수기 노릇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앞으로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전문 행정사로서 의회 밖에서 기득권 카르텔과 치열하게 싸워나갈 것입니다.

선거 기간 내내 제 손을 잡아주며 생수를 건네주신 시민들, 횡단보도에서 '무 아저씨 파이팅!'을 외쳐주던 학생들, 차창을 내리며 손을 흔들어주시던 운전자분들… 여러분의 그 뜨거운 열망에 당선으로 보답하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무소속으로 정당 정치의 한계를 돌파해 뜻있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었지만, 제도의 벽은 잔혹했습니다.

정치 입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진심으로 충고합니다. 돈과 조직이 없는 무소속 출마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이니, 절대 출마하지 마십시오.

끝으로, 새로 당선된 시의원들께 분명히 경고합니다. 저는 이번 선거 공보물에 '김남기는 세금으로 해외여행 가지 않습니다'라고 명시했고, 무려 4,415명의 시민이 이 약속에 표로 동의해 주셨습니다. 아산 시민들은 세금으로 포장된 명분뿐인 외유성 해외 연수를 가장 혐오합니다.

여러분이 시민의 피 같은 혈세로 비행기 티켓을 끊는 즉시, 의회 밖에서 항시 대기 중인 깐깐한 행정사의 '정보공개청구서'를 맞닥뜨리게 될 것입니다. 의회 안의 야당보다, 의회 밖 야인의 감시망이 훨씬 더 서늘하게 뜨여 있음을 뼈저리게 명심하십시오."

지역 정치 전문가들은 "무소속 김남기 후보가 기록한 14.11%의 득표율은 기성 정치의 ‘묻지마 투표’ 관성에 던진 준엄한 심판"이라며, "정당의 깃발에 무임승차하는 기득권 정치에 염증을 느낀 탕정·배방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인 결과"라고 진단했습니다. 또한 "이권 단체가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는, 아산시 전체에서 가장 순도가 높은 진짜 민심의 결집"이라는 평가를 덧붙였습니다.

비록 거대 양당이 구축한 ‘복수 공천제’라는 제도적 방패에 가로막혀 의회 입성에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김 후보가 증명해 낸 14.11%의 파괴력은 상당합니다. 향후 아산 지역의 정당 카르텔이 더 이상 무지성 줄투표에만 의존할 수 없음을 경고하는 준엄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돈과 조직의 시스템을 오직 진심 하나로 이겨내고, 4,415명의 진짜 민심을 장악한 무소속 김남기. 그의 서늘하고 깐깐한 행정학적 칼날이 향후 지역 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기득권 카르텔을 압박해 나갈지 지역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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