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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요양원을 쇼핑하는 보호자들

2026년 09월 04일(금) 09:44 [(주)온양신문사]

 

↑↑ 오선택 유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 (주)온양신문사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평균수명의 연장과 함께 요양시설을 이용하는 어르신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제 요양원은 일부 가정의 선택이 아니라 많은 가정이 마주해야 하는 현실이 되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전국 곳곳에 현대적인 시설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신설 요양원들이 문을 열면서 어르신들의 생활환경은 과거보다 크게 향상되었다. 이는 분명 반가운 변화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이면에는 우려스러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보호자들이 신설 요양원에서 실시하는 시설비 감면이나 입소 지원 이벤트, 각종 혜택을 따라 어르신의 거주지를 반복적으로 옮기는 이른바 '요양원 쇼핑'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마치 더 좋은 조건의 상품을 찾아 쇼핑하듯 요양원을 선택하고, 또 다른 혜택이 생기면 다시 시설을 옮기는 일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물론 보호자가 보다 좋은 환경을 찾아드리려는 마음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누구나 부모님께 더 나은 환경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선택의 기준이 어르신의 삶의 질보다 경제적 혜택이나 일시적인 조건에 치우칠 때 발생한다.

노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감이다. 익숙한 생활환경, 정든 요양보호사, 함께 생활하는 어르신들과의 관계는 단순한 편의시설보다 훨씬 큰 의미를 가진다.

특히 치매나 인지기능이 저하된 어르신은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시설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공간과 사람들에게 적응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불안감과 혼란, 우울감이 심해질 수 있다. 때로는 건강상태가 악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요양원 역시 단순히 입소 인원 확보를 위한 과도한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설비 감면이나 다양한 혜택이 어르신을 위한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진다면 긍정적이지만, 단순히 입소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된다면 결국 피해는 어르신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요양원의 경쟁력은 할인 행사보다 따뜻한 돌봄, 전문적인 케어, 안전한 환경, 그리고 진심 어린 섬김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보호자 역시 요양원을 선택할 때 시설의 외형만 보아서는 안 된다. 종사자들의 표정은 밝은지,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생활하는지, 돌봄의 질은 어떠한지, 의료 연계와 응급 대응은 체계적인지, 무엇보다 우리 부모님이 이곳에서 존엄하게 살아가실 수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요양원은 잠시 머무는 숙소가 아니라 삶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는 또 하나의 가정이기 때문이다.

초고령사회는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부모님을 모시는 일은 비용을 절약하거나 혜택을 찾는 소비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효의 가치가 담긴 책임의 문제이다.

이제는 '어디가 더 싸고 혜택이 많은가'를 묻기보다 '어디에서 우리 부모님이 가장 행복하고 평안하게 지내실 수 있는가'를 먼저 묻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요양원을 쇼핑하는 시대가 아니라, 부모님의 남은 삶을 가장 소중하게 지켜드리는 시대가 되기를 소망한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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